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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분석] 이승우-백승호, 끝내 침묵한 두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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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분석] 이승우-백승호, 끝내 침묵한 두 가지 이유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03 2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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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사 듀오, 소속팀 훈련 부족 문제점 노출…기존 선수들과 호흡 불일치, 장점 못살려

[수원=스포츠Q 박상현 기자] 이승우(17)와 백승호(18) 등 FC 바르셀로나 후베닐 듀오는 끝내 자신들의 진가를 십분 발휘하지 못했다. 기대했던 이승우의 골은 터지지 않았고, 백승호 역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채 숙제를 안고 소속팀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승우와 백승호는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프랑스와 2015 수원 JS컵 18세 이하(U-18) 국제청소년대회 풀리그 마지막 경기에 선발로 나란히 나섰지만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전반 45분만 뛴 뒤 동반 교체됐다.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단 1개의 공격포인트로 올리지 못했다.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8 대표팀 선수들은 내심 대회 우승을 바랐다. 벨기에, 프랑스, 우루과이 등 상대들이 모두 만만치 않았지만 안익수 감독이 차근차근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한번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첫 경기 우루과이전에서 1-0으로 이긴 뒤에는 더욱 자신감에 불타올랐다.

그러나 이승우와 백승호는 그들만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이들은 최조전에서 처음으로 선발 투톱으로 나란히 뛰었지만 골은커녕 이렇다할 슛도 시도하지 못했다.

▲ [수원=스포츠Q 노민규 기자] 백승호(왼쪽)와 이승우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와 2015 수원 JS컵 U-18 국제청소년축구대회 경기에서 뜻대로 플레이가 되지 않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승우와 백승호가 부진했다고 몰아세울 것은 아니었다. 프랑스가 워낙 탄탄한 수비로 한국의 공격을 봉쇄하고 전반 중반부터는 공격을 주도했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도 공격을 풀어나갈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그래도 이승우와 백승호의 경기력은 팬들의 기대치를 밑돈 것은 사실이다. 바르셀로나 듀오의 경기력이 크게 떨어진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소속팀 훈련이 너무 부족했다는데 있다. 이들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바르셀로나에 대한 징계 때문에 공식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들은 공식경기에 나가는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을 소화한다.

안익수 감독은 "백승호와 면담을 통해 일주일 훈련 스케줄을 물어보니 인터벌 훈련, 공 소유 훈련, 전술 훈련 등으로 하루 일과를 보낸다고 한다"며 "이런 것은 공식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스케줄인데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안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이승우와 백승호가 자신들이 무엇이 부족한지를 깨닫고 팀에 복귀한 뒤에 개인적으로 어떻게 훈련해야 할지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승우와 백승호는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들어와 경주한국수력원자력과 연습경기를 뛰면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형님뻘 선수들을 재치는 발재간이나 스피드는 그대로였지만 몸싸움에서 밀렸고 골 결정력이 다소 떨어지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는 그대로 수원 JS컵으로 이어졌다.

백승호도 자신의 훈련이 부족했음을 인정했다. 백승호는 "바르셀로나에서는 훈련만 했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며 "U-18 대표팀에서 훈련을 더 강하게 했는데 분명 큰 도움이 됐다. 경기를 많이 뛰면 자신감이 올라가면서 더 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 [수원=스포츠Q 노민규 기자] 이승우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와 2015 수원 JS컵 U-18 국제청소년축구대회 경기에서 공을 잡고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두 번째는 역시 호흡이다. 현재 U-18 대표팀은 지난 1월 러시아에서 열렸던 발렌틴 그라나트킨 친선대회부터 호흡을 맞추며 조직력과 전술을 만들어가는 팀이다. 물론 이때 이승우와 백승호는 없었다.

결국 이승우와 백승호가 자신들의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U-18 대표팀에 있는 기존 선수들의 조직력에 맞춰가는 경기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단 며칠의 훈련만으로 조직력을 맞추기는 불가능했다. 이는 제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힘든 일이다.

이 때문에 이승우와 백승호의 플레이는 겉돌기만 했다. 수원 JS컵을 통해 치러진 세 경기에서 이승우와 백승호는 자신들의 개인기를 통해 경기를 풀어갔을 뿐 기존 선수들과 연계 플레이라고 할만한 것이 없었다. 기존 선수들 역시 이승우, 백승호와 함께 맞춰가려는 노력을 했지만 역시 시간이 모자랐다.

김대원은 "승우와 승호 모두 뛰어난 선수고 이들의 경기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서로 맞춰가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그러나 조직력과 호흡을 맞추기에는 시간이 모자랐던 것 같다. 정말 노력은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또 U-18 대표팀은 바르셀로나가 아니다. 바르셀로나 후베닐 팀에서는 이들 외에도 다른 팀 동료들도 능력이 출중하다. 바르셀로나 후베닐 팀 동료들은 이승우, 백승호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줄 수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지만 U-18 대표팀의 선수들은 그러기에 다소 모자라다. 이를 위해서는 U-18 대표팀에서 뛰는 자신들의 플레이는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것과는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이들이 수원 JS컵에서는 침묵하긴 했지만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이들이 U-18 대표팀에서 함께 훈련하고 경기한 경험과 자신들의 문제점을 발견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수확이다. 스페인에 돌아가 그런 교훈을 새기고 심기일전한다면 다시 안익수호가 뭉칠 때는 지금과는 다른, 훨씬 업그레이드된 경기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수원=스포츠Q 노민규 기자] 백승호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와 2015 수원 JS컵 U-18 국제청소년축구대회 경기에서 이스마엘 베나세르를 제치려 하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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