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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시구+이영하 홈런, 양준혁 자선야구 '올스타전보다 재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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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시구+이영하 홈런, 양준혁 자선야구 '올스타전보다 재밌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9.12.16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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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프로야구 올스타전보다 재밌다.”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를 본 야구팬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양준혁야구재단이 매년 주최해 8회째를 맞은 이벤트는 프로야구가 없는 시즌 ‘겨울 올스타전’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이젠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아니라 양준혁 자선야구가 한 해 프로야구의 마침표라 해도 무방하겠다.

1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경기에서 양준혁 재단 이사장이 이끈 ‘양신팀’은 이종범 전 LG(엘지) 트윈스 퓨처스(2군) 총괄코치가 지휘한 ‘종범신’ 팀을 18-16으로 꺾었다.

결과가 중요하랴.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폭소를 자아내는 명장면이 속출했다.

시구부터 이슈였다. JTBC 축구예능 프로그램 ‘어쩌다FC’ 멤버들이 참석, 양준혁 이사장의 기를 살렸다. 안정환 감독이 마운드에 올랐고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배트를 쥐었다. 시포는 김병현. 안 감독은 힘이 넘쳤다. 폭투에 가까운 ‘초 하이 패스트볼’을 던졌다. 양 이사장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유희관(두산 베어스)과 김민수(삼성 라이온즈)는 영화 ‘겨울왕국’의 ‘올라프’를 두고 경쟁을 벌였다. 지난해 김민수는 자비를 들여 탈까지 공수하는 성의를 보였다. 유희관은 외모 자체가 올라프를 연상시켰다. 지난해 ‘할리퀸’ 분장으로 충격을 안겼던 김용의(LG 트윈스)는 이번엔 ‘엘사’로 변신했다. 원태인(삼성)은 저격수용 위장복 ‘길리 수트’를 입고 등장했다.

특징 흉내내기도 볼거리였다. 이창진(KIA 타이거즈)은 강백호(KT 위즈)를, 이정후는 키움 히어로즈 선배 김하성을 타석에서 완벽하게 따라했다. 박찬호(KIA)는 61번을 달고 마운드에 올라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투구폼을 재현했다.

역할 바꾸기도 인상적이었다. 프로야구에서 두각을 나타낸 국가대표들이 포지션을 변경해 눈길을 끌었다. 투수 이영하(두산)와 조상우(키움)는 방망이를 쥐고 장타를 생산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특히 이영하는 김선빈(KIA)을 상대로 좌월 홈런을 작렬하는 기염을 토했다. 강백호는 시속 140㎞의 패스트볼을 던져 이정후를 삼진 처리했다.

방점은 레전드 간의 맞대결. LG의 심장이었던 ‘야생마’ 이상훈 MBC스포츠플러스해설위원이 던지고 해태-KIA 타이거즈의 상징 이종범 감독이 붙었다. ‘이종범 이종범 안타 이종범~’ 응원가가 울려퍼졌다. 199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면. 결과는 중견수 뜬공이었다.

이날 고척은 외야를 개방하지 않았는데 내야가 가득 찼다. 매진으로 5000여명이 입장했다. 지난달 같은 곳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서울라운드 입장관객이 호주전 5899명, 캐나다전 6568명이었다. 스포츠팬들에겐 희망더하기 자선야구가 스타가 불참하는 국제대회보다 훨씬 매력 있는 콘텐츠라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양준혁야구재단은 자선야구 수익금을 자체 멘토링 프로그램 멘토리야구단, 엘리트 장학사업, 초·중등 야구대회 참가팀들의 야구용품 지원 등에 사용한다. 한 바탕 웃고 사회공헌활동(CSR)까지. 양준혁 자선야구는 해피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프로야구 대표 브랜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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