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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새벽의 축구 전문가' 페노(下), 축구 유튜브 초심자에 고(告)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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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새벽의 축구 전문가' 페노(下), 축구 유튜브 초심자에 고(告)하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3.20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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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새벽의 축구 전문가’ 페노(28·본명 안민호)는 자신의 유튜브 영상에 직접 출연하는 대신 목소리로만 해외축구 전술을 분석해 읽어주는 콘텐츠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랬던 그는 지난 1월 새해 트레일러(예고편) 영상을 통해 처음 얼굴을 공개하며 앞으로 채널이 나아갈 방향성을 설명했다.

페노는 ‘새축전’을 “축구 팬, 축구 크리에이터 그리고 축구를 좋아하는 모든 분을 위한 채널”이라고 정의하면서 △보다 다양한 콘텐츠 제작 △다른 크리에이터와 협업 △개인 브랜딩이라는 3가지 지향점을 바라보고 나아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스포츠Q(큐)와 만난 페노는 “현직자든, 업계 밖에 있는 분이든 축구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영상을 제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트레일러에서 스스로를 “저는 세상에서 축구를 제일 쉽게 알려주는 사람입니다 (10년 뒤에)”라고 소개한 페노가 축구 크리에이터 초심자에게 전한 당부가 궁금하다.

'새벽의 축구 전문가' 페노가 축구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초심자들을 위한 콘텐츠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페노는 “지인이나 구독자로부터 문의가 오면 기술적인 것보다 일단 자신감을 갖고 콘텐츠를 내보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다. 거기서 피드백을 받아야 수정 방향이 생긴다. 미리 스스로 확고한 방향을 정해 놓고 퀄리티에 집중했다가는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과 다르게 갈 수도 있다. 처음에는 퀄리티가 좋지 않더라도 사람들의 방향에 맞춰 조금씩 가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페노는 “대신 자존심은 내려놓자”고 강조했다. 자신감은 갖되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들의 말에서 수용할 점은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자는 말이다.

그는 “분명 좋지 않은 피드백도 많다. 내가 처음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을 때는 ‘현직에서 일 해봤어?’, ‘네가 뭔데?’ 식의 댓글도 많았다. ‘비(非)선출(선수 출신)’이나 업계 밖에서 온 사람이 업계 안에서 자리를 얻게 되면 같은 비업계 출신 사람들도 아니꼬운 시선으로 보기 마련”이라며 “자존심을 내려놔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대중적으로 갈 수 있다. ‘네가 뭔데 날 지적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을 거다. 그런 마음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또 페노가 지난 2년 가까이 구독자를 쌓고, 이제는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협업하기까지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갖게 된 철학이 있다. 그는 “굳이 자극적이지 않더라도 충분히 알찬 내용이라면 될 채널들은 된다”고 힘줬다.

지난 1월 트레일러 영상에서 페노는 '새축전'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유튜브 '새벽의 축구 전문가' 캡처]

축구업계 사람도, 축구를 했던 인물도 아닌 페노가 전술 분석 콘텐츠로 축구 팬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차별성’과 ‘유익성’이 있다. 

그는 “다른 채널과 차별점은 ‘분석’이다. 조회수를 생각하고 만든다면 손흥민, 이강인 등 자극적인 주제를 많이 다룰 것 같다. 그보다는 스스로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빨리 대박을 터뜨리기보다 내실을 다지고 싶었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했을 때 돈은 벌 수 있겠지만 전문가로 인정받는 게 중요한 목표였다. 전술적인 전문성에서 차별성을 갖는 데 치중했다”고 전했다.

유튜브를 시작함에 있어 초심자들이 겪게 될 어려움 중 하나는 저작권 문제다. ‘새축전’도 지난해 4월 저작권 이슈로 채널 내 영상을 모두 지우고 새롭게 출발했던 바 있다.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고자 제안서를 돌리던 중 JTBC3 FOX Sports와 협약을 맺게 됐고, 현재는 K리그와 분데스리가 영상을 사용할 수 있게 됐지만 초창기 화두는 단연 저작권이었다. 

페노는 경험담을 들려줬다. “유럽 축구 영상은 사용에 제한이 있다. 유튜브로부터 3회 이상 관련 경고를 받으면 내용을 지워야 한다. 공정 이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있긴 하나 애매한 부분이 많다. 저작권을 위반할 경우 위반 사실만 명시하지, 어떤 부분에서 위반했는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나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대회에서는 써도 된다는 이야기가 나와도 국내 영상 판권을 갖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 제한이 따른다는 식이다. 어디서 송출됐든 한국에서 배포해서는 안 된다고 들었다”고 돌아봤다.

페노는 축구 콘텐츠 제작에 관한 문의를 많이 받는다고 했다.

축구 전술 관련 콘텐츠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건 바로 ‘전술판’이다. 그는 축구 콘텐츠 제작에 관심 있는 이들로부터 전술판에 관한 문의를 많이 받는다고 했다. “효과를 한 번 만들어 놓으면 계속 쓰면 되지만 매 영상 프레임이 조금씩 달라 손이 많이 간다. 단순 반복 작업이라 오래 걸린다”면서 “디자인 담당자를 구하더라도 내 머릿속에 있는 전술을 설명하는 데 드는 에너지가 클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페노는 축구 유튜브 초심자들이 참고할 만한 매체와 서적도 추천해줬다. 시작하고 싶은데 어디서 시작해야할지 막막하다면 도움이 될 법하다. 

“후스코어드닷컴(www.whoscored.com), 폿몹(www.fotmob.com) 등은 전술 사이트라고 볼 수는 없지만 통계를 활용할 때 주로 찾는 곳이고, 국내서적 ‘누구보다 축구전문가가 되고 싶다’, ‘현대축구의 전술, 알고 봐야 제대로 보인다’, 외국서적 ’INVERTING THE PYRAMID’, ‘Zone Soccer’를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페노는 비업계 출신이라 많은 고충을 겪었고, 현재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축구 콘텐츠를 시작하려는 이들의 망설임과 막연한 두려움 역시 잘 알고 있을 터다. 그는 영화, 음악처럼 축구 역시 대중적으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산업의 파이가 커질 거라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 인정을 받아가고 있는 이 때 한 단계 더 나아가 소통의 창구를 열어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인터뷰에서 자칫 민감할 수 있는 부분까지 모두 상세히 털어놓은 배경이기도 하다.

※ 페노와 유튜브 채널 ‘새벽의 축구 전문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SQ인터뷰] '새벽의 축구 전문가' 페노(上)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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