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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5월 크레이지', 타격폼 바꾸니 빅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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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5월 크레이지', 타격폼 바꾸니 빅아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11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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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진출 첫 4연속 홈런, 5월 9경기 타율 5할 육박…레그킥 타법으로 타이밍 잡고 순간 임팩트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일러스트 신동수 기자] 타격폼을 바꾼 이대호(33·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5월 크레이지'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이대호의 4월과 5월은 지옥과 천당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극과 극이다.

이대호는 10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 오크돔에서 벌어진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2015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홈경기에서 3-0으로 앞선 4회말 1사 1, 2루에서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쳐냈다.

2012년 일본 진출 이후 처음으로 기록한 4경기 연속 홈런. 시즌 10번째로 4년 연속 두자리 홈런을 쳐낸 이대호는 나카타 쇼(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스)와 함께 퍼시픽리그 홈런 공동 선두가 됐다.

▲ [일러스트=스포츠Q 신동수] 이대호가 5월 들어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며 시즌 10호 홈런과 함께 일본 진출 후 첫 4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냈다. 지금의 상승세라면 40홈런 돌파도 가능하다.

◆ 타격 영상 보며 슬럼프 탈출 힌트, 타율 2할 후반까지 수직 상승

이대호의 4월은 잔인했다. 한때 타율이 0.109까지 떨어지며 1할대 붕괴를 눈앞에 뒀을 정도로 슬럼프였다. 4월까지 이대호의 타율은 0.221에 불과했다. 소프트뱅크의 5번 타자로 낙제점이었다.

하지만 5월의 이대호는 상대팀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이대호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21일. 라쿠텐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면서 2할 타율 진입에 성공했다. 멀티 홈런을 때려낸 것도 2013년 6월 이후 1년 10개월만이었고 연타석 홈런은 일본 진출 후 처음이었다.

당시 이대호는 일본 스포츠호치와 인터뷰에서 "눈이 아플 정도로 매일 1~2시간 예전 타격 영상을 보며 슬럼프 탈출의 힌트를 찾았다"며 "타격 코치와 대화를 나누면서 좋은 리듬과 균형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대호는 이날 멀티홈런 이후 방망이가 단번에 달아올랐다. 지난달 16일부터 20경기를 치르면서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는 지난달 28일 닛폰햄전 딱 한 번이었다.

또 안타를 치지 못한 닛폰햄전부터 10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대호는 8경기에서 멀티 안타를 쳐낼 정도로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다.

▲ 이대호의 5월은 뜨겁다. 5월에 치른 9경기에서 37타수 18안타로 타율이 0.486이나 된다. 이와 함께 한때 1할대 붕괴 직전까지 갔었던 이대호의 타율도 어느덧 0.295로 3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페이스북 캡처]

10경기 동안 41타수 20안타로 타율이 0.488에 이르고 5월에 치른 9경기에서도 37타수 18안타로 타율이 0.486으로 꾸준하다. 이대호는 최근 6경기 연속 멀티 안타를 쳐내면서 타율이 0.542이나 된다. 2할 진입 16경기만에 0.295의 타율을 기록하며 어느덧 3할을 눈앞에 두고 있다.

◆ 레그킥 타법으로 수정, 빠른 타격으로 타이밍 잡아

이대호가 이처럼 급격하게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올 시즌 바꾼 레그킥 타법 적응이 끝났기 때문이다. 왼쪽 다리를 들어올리면서 타이밍을 맞추는 레그킥 타법을 도입한 이대호는 시즌 초반 타이밍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타격감까지 떨어졌다.

레그킥 타법은 일장일단이 있다. 타격시 앞발을 들었다 놓는 동작으로 타구에 힘을 실을 수 있어 파워를 극대화시킬 수 있지만 하체 움직임이 심하기 때문에 빠른 공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대호가 자신의 타격 영상을 수차례 돌려보면서 약점을 찾았고 이를 통해 타이밍을 맞추면서 타율까지 올라가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일간지 마이니치 신문은 10일 이대호가 스윙은 그대로지만 이전보다 조금 더 빨리 타격을 한다고 분석했다. 타격 준비를 조금 더 일찍 시작하면서 타이밍을 맞추게 됐다는 것이다. 또 스포니치 아넥스는 이대호가 타이밍을 잡기 시작하면서 컨디션이 급상승하고 있으며 경기 전 훈련에도 다리를 들어올리는 동작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 이대호는 올 시즌 타격폼을 레그킥으로 바꿨다. 왼쪽 다리를 들어올리는 타격폼으로 처음에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슬럼프를 겪었지만 연구를 통해 타이밍을 맞춰가기 시작하면서 10경기 연속 안타와 4경기 연속 홈런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페이스북 캡처]

한국에서 9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냈던 2010년 상승세를 그대로 타고 있는 이대호는 2012년과 2013년에 24개의 홈런을 쳐냈다. 이 정도도 적지 않은 홈런이지만 지금의 홈런 페이스는 143경기로 환산했을 때 홈런 41개에 해당한다.

이대호는 스포츠 닛폰, 산케이 스포츠, 스포니치 아넥스 등 일본 스포츠 일간지와 인터뷰를 통해 "야구를 시작한 이후 지금이 최고인 것 같다"며 "홈런도 나오고 안타도 나온다. 지금의 타격자세가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구도 기미야스 감독도 "이대호가 살아나면서 타선도 힘이 붙었다. 팀의 중심 선수이기 때문에 이대로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대호와 감독의 환한 얼굴이 5월 내내 그리고 이후에도 계속 된다면 소프트뱅크의 2년 연속 리그 우승과 일본시리즈 우승도 가능하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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