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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에 강한' FC안양, 골 폭풍과 함께 희망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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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에 강한' FC안양, 골 폭풍과 함께 희망 봤다
  • 이성제 명예기자
  • 승인 2020.06.29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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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성제 명예기자] 2019시즌 팀 득점 3위에 올랐던 FC안양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지난 수원FC와의 경기에서 2골을 넣은데 이어 선두 대전에 3골을 퍼부으며 화력을 뽐냈다. 경기 막판 동점골을 허용해 승점 3점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아코스티가 멀티골을 터뜨렸고 마우리데스가 오랜만에 골맛을 본 것도 긍정적이다.

역전골 성공 후 세레머니중인 안양 마우리데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역전골 성공 후 세레머니중인 안양 마우리데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FC안양은 27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8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과의 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후반 초중반까지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잡지 못하며 답답한 경기 흐름을 가져간 안양은 전반 38분 박진섭에게 선제골, 후반 8분에는 수비 라인이 허무하게 무너지며 바이오에게 추가골까지 내줬다.

두 골 차로 벌어지자 안양 김형열 감독은 두 장의 교체 카드를 공격적으로 사용했다. 중앙 포워드 자리에 김경민 대신 마우리데스를 투입했고 왼쪽 윙백 이선걸을 ‘신입생’ 박요한으로 바꿔줬다. 롱패스와 스루패스 모두 영점조준에 실패하며 볼 소유권을 내주던 안양은 교체 단행 이후 공격에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마우리데스가 중앙에서 버텨주며, 닐손주니어가 후방부터 빌드업을 가져갔고 아코스티와 구본혁 등 빠른 선수들이 측면을 공략했다.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들은 마우리데스에게 향하며 위협적인 슈팅으로 연결되기도 했다.

중앙에서 힘을 얻자 곧바로 만회골이 터져 나왔다. 후반 14분 아코스티가 닐손주니어와 2-1패스를 주고받은 뒤 빈 공간으로 침투했다. 닐손주니어의 스루패스를 받은 아코스티는 터치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 후 침착하게 슈팅까지 마무리하며 따라가는 점수를 올렸다.

자신감을 얻은 안양 공격은 매서웠다. 상대 공격을 중원에서 커팅 해냈고 3선과 2선에서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가 살아났다. 마우리데스는 연이어 유효슈팅을 가져가며 대전을 정신없게 만들었다. 후반 28분 마우리데스의 절묘한 프리킥이 골대에 맞고 나오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쉼 없이 몰아치던 안양은 결국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29분 구본혁 코너킥을 아코스티가 감각적인 헤더로 돌려놨고 느리게 날아간 공은 대전 골문 안쪽으로 안착했다. 동점을 만든 후 내심 역전까지 노리던 안양은 후반 32분 또다시 구본혁 코너킥을 마우리데스가 헤더로 마무리했다. 이 골로 안양은 3-2 대역전승을 눈앞에 뒀지만 후반 막판 이정문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무승부에 만족했다.

FC안양은 지난 시즌 창단 후 첫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냈다. [사진=FC안양 공식 인스타그램 캡쳐]
FC안양은 지난 시즌 창단 후 첫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냈다. [사진=FC안양 공식 인스타그램 캡쳐]

지난 시즌 3위로 창단 이후 첫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냈던 안양은 조규성-알렉스-팔라시오스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와 센스있는 이정빈, 전투적인 스리백 등의 힘이 강했다. 특히 공격진은 스피드와 힘, 기술까지 모두 갖추며 K리그2 최고의 공격라인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조규성, 팔라시오스, 김상원, 구본상, 채광훈 등이 K리그 빅클럽들로 떠났고 알렉스는 베트남 리그 호찌민시티로 이적했다. 완전영입에 성공하며 ‘에이스’ 역할이 기대됐던 이정빈은 3경기만을 출장한 채 상주 상무로 입대한 상태다.

김형열 감독은 개막전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활약했던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갔지만 또 그보다 기대되는 선수들이 영입됐다”, “특히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며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을 밝히기도 했다. ‘세리에A 출신’ 아코스티와 우즈벡 국가대표 경험을 가진 기요소프, 힘과 골 결정력을 겸비한 마우리데스, 지난 시즌까지 부천에서 뛰며 K리그 잔뼈가 굵은 닐손주니어까지 충분히 안양이 기대할 자원들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외국인 선수들이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김형열 감독을 고심케 했다. 아코스티와 닐손주니어만이 꾸준히 출전했을 뿐 기요소프와 마우리데스는 기복이 심했다. 특히 원톱 역할을 수행해 줘야 하는 마우리데스가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김경민, 하남 등 국내 공격수 투입도 잦았던 안양이다.

그러나 이번 경기를 통해서 마우리데스는 다시 믿음을 줄 수 있을만한 활약을 펼쳤다. 동료들과의 연계와 움직임 모두 좋았고 강력한 왼발 슈팅은 감각이 올라온 듯 보였다. ‘중원의 핵’ 닐손주니어 역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안양 허리를 든든히 지키고 있고 많은 공격이 닐손주니어를 통해 시작되는 등 팀의 핵심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

K리그2 도움 순위 1위에 올라있는 FC안양 구본혁 [사진=FC안양 공식 인스타그램 캡쳐]
K리그2 도움 순위 1위에 올라있는 FC안양 구본혁 [사진=FC안양 공식 인스타그램 캡쳐]

구본혁의 발견도 안양으로선 ‘희망요소’다. J리그와 내셔널리그를 거쳐 영입된 구본혁은 빠른 발과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측면과 중앙 모두에서 신선함을 불어넣어 준다. 대전과의 경기에선 날카로운 코너킥 2번으로 어시스트 2개를 추가하며 리그 어시스트 순위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합을 맞췄던 스리백이 건재한 가운데 닐손주니어까지 가세한 수비진은 다시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공격이 문제였지만 아코스티의 멀티골이 터졌고 마우리데스도 좋은 모습을 보여 한시름 놓게 됐다.

올 시즌 안양은 현재까지 12득점 중 9득점을 후반전에 기록 중이다. 김형열 감독의 교체 카드가 적중하고 있고 체력적으로도 뒤지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후반 막판 집중력이 떨어지며 어이없는 실점을 내주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최근 수원, 대전과의 경기 역시 후반전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도 결과는 한 끗 차로 아쉬웠다.

안양은 아직 리그에서 1승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상대들인 수원과 대전이 흐름이 괜찮았던 K리그2 상위권 팀들임을 감안했을 때 분위기 반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두 경기 연속 후반전 좋은 경기력과 골 폭풍으로 희망을 본 안양이 중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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