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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선 석방-'팀 킴' 불안감, 갈길 먼 한국 체육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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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선 석방-'팀 킴' 불안감, 갈길 먼 한국 체육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7.09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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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감독과 자격증도 없는 팀 닥터,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던 주장에게 끊임없는 괴롭힘을 당하던 트라이애슬론 최숙현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또 다른 개탄스러운 소식이 들리고 있다.

앞서도 체육계에서 지도자들이 칼자루를 잡고 휘두르던 상황이 있었다. 심지어 일벌백계 한 것처럼 보이던 사건들도 완전히 그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 감동을 안겨줬던 ‘팀 킴’ 경북체육회를 이끌던 김경두 일가, 지난해 횡령과 성범죄로 재판을 받았던 정종선 전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회장이 그들이다.

 

횡령과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정종선 전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회장이 보석으로 풀려났다. [사진=연합뉴스]

 

정종선 전 회장은 8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8일 정 전 회장이 낸 보석 청구를 받아들였다.

보석이란 무죄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보증금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법원이 구속된 피고인을 석방시키는 제도인데, 구속영장 효력은 그대로 존속된다.

재판부는 법원이 정한 곳에 거주하면서 소환되면 지정된 시간과 장소에 출석할 것과 재직했던 고등학교 축구부 또는 학부모회 관계자와 접촉하지 않을 것을 보석 조건으로 내걸었다.

정 전 회장의 혐의는 체육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언남고 감독 재임 당시 축구부 운영비 등을 각종 명목으로 학부모들에게서 금품 제공받았고 외국 구단이 학교에 지급한 훈련보상금 일부를 횡령해 기소됐다. 또 학부모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까지 받고 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멤버이기도 한 그는 2001년 언남고 축구부 창단시부터 팀을 이끌며 각종 대회 우승으로 명성을 드높였다. 그리고 그만큼 더 커진 권력을 마음껏 휘둘렀다.

 

경북체육회 '팀 킴'은 올림픽 은메달 수확에도 불구하고 대회 상금 횡령, 각종 갑질논란을 일으킨 김경두 일가의 만행에 대해 폭로하며 눈물을 흘렸다. [사진=스포츠Q DB]

 

지난해 피해자들의 증언과 함께 정 감독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규정위반에 의거, 영구제명됐다. 피해자 증언에 따르면 성폭행을 한 뒤 아들의 미래를 운운하며 겁박까지 했다고 알려졌다.

수많은 피해자들이 있음에도 구속 6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는데, 고등학교 축구에서 입김이 센 만큼 피해자들과 관련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눈물의 기자회견으로 각종 갑질에 대해 폭로했던 ‘팀 킴’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올림픽에서 영광을 뒤로하고 국제 대회에 잘 나서지 못하며 의구심을 자아냈던 팀 킴은 돌연 눈물의 호소로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일가의 만행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김경두 전 부회장과 김민정 전 경북체육회 여자 컬링 감독, 그의 남편이자 김 전 부회장의 사위인 장반석 경북체육회 믹스더블 감독은 선수들을 상대로 막말과 사생활 감시 등의 갑질은 물론이고 대회 상금 횡령 등을 저질렀고, 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특정감사 결과 대부분 사실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들의 측근이자 만행을 사실상 옆에서 지켜보고 방조한 A씨의 복귀다. 그는 당초 2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는데, 경북체육회는 감사 결과가 나온 뒤에도 8개월 가량 그를 징계하지 않았고 선수들을 총괄하며 불이익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김경두 전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의 지인은 징계 후에도 복귀해 경북체육회를 관리해 '팀 킴'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시즌 팀 킴이 권위 있는 세계 대회의 초청을 받고도 참가하지 못했던 것도 A씨의 반대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경북체육회는 뒤늦게 A씨에게 정직 2개월 징계를 내렸지만 기간이 끝나자 다시금 그에게 선수 관리를 맡겼다.

팀 킴 선수들의 부모들은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 또한 예외일 수 없을 터. 경북체육회에 호소문을 제출하기도 했지만 달라진 건 없다. 그간 행적을 보면 놀라운 일도 아니다.

‘최숙현 사태’를 바라보며 한국 체육계에서 지도자가 얼마나 많은 권력을 갖고 이를 어디까지 악용할 수 있는지 잘 나타났다. 그러나 역시나 문제는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되는 하나의 상황을 그 자체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 같은 문제를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한 장치를 마련하고 잘못된 문화를 뿌리 뽑아야 한다. 아직까진 갈 길이 너무도 먼 체육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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