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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와 bhc의 극한 '치킨게임', 그 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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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와 bhc의 극한 '치킨게임', 그 결말은?
  • 이선영 기자
  • 승인 2020.08.20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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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선영 기자] 치킨게임. 어떤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하는 상태에서 서로 양보하지 않다가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을 뜻한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와 bhc가 벌이는 싸움이 그야말로 ‘치킨게임’을 방불케 한다. 2014년 9월부터 시작됐으니 어느덧 6년째를 맞았다. 치킨게임 아니 치킨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치킨업계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이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BBQ와 bhc 간 진흙탕 싸움이 재조명되고 있다. BBQ 측이 법률대리인을 변경하고 사활을 걸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BBQ(왼쪽)와 bhc.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기준 매출 3200억 원 치킨업계 2위 bhc와 2300억 원 3위 BBQ는 본디 ‘형제’였다. 2013년 6월 BBQ가 자회사 bhc를 1150억 원에 미국계 사모펀드 로하틴(당시 CVCI)에 매각하면서 갈라섰다. BBQ는 매각가를 높이려 경기도 광주 물류센터를 패키지 딜 방식으로 얹었다. 그러면서 bhc로부터 10년 간 물류용역과 소스 파우더 등 식재료를 공급받는다는 전속계약을 맺었다.

이후 로하튼(bhc)이 2014년 9월 “BBQ가 bhc 가맹점 수를 부풀렸다”고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원에 손해배상을 신청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시작됐다.

결과는 bhc의 승. BBQ는 허위 기재에 따른 배상액 96억 원을 지불해야 했다. 이 사이 bhc는 가파르게 성장해 BBQ를 추월하기도 했다.

bhc. [사진=연합뉴스]

이어 BBQ가 반격했다. 2017년 4월 신메뉴 등 “자사 핵심정보가 유출된다”며 돌연 bhc와의 물류 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bhc는 2360억 원의 물류용역대금 청구소송으로 맞섰다.

그러자 BBQ는 자사가 bhc를 인수했던 2004년 당시 BBQ 전무였던 박현종 회장을 비롯한 bhc 임직원을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검찰에 형사 고소했다. bhc와 상품공급계약을 해지를 통보한데 이어 박 회장을 매각사기 혐의로 또 고소했다. 이에 bhc는 537억 원의 상품공급대금 청구소송으로 맞불을 놓았다. 그야말로 장군 멍군의 형국이 아닐 수 없다.

끝나지 않는 BBQ의 bhc 발목잡기?

BBQ-bhc 간 치킨전쟁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우선 BBQ가 소송을 제기한 영업비밀 유출 건의 경우 검찰이 bhc 임직원 1명만 배임 혐의로 기소하고 다른 이들을 전부 불기소 처분했다. 구체적으로 BBQ가 제기한 해당 소송에 대해서는 올해 초 재판부가 치킨 조리법의 경우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찾을 수 있는 내용이라며 피해 회사를 통하지 않고 레시피를 통상 입수할 수 없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해 무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BBQ가 항고했고, 서울고등검찰청은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재기수사명령을 내렸다. 즉 지검의 수사가 미진했으니 다시 사건을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

BBQ. [사진=연합뉴스]

bhc 측은 “BBQ가 무리한 법정싸움으로 영업활동을 방해한다”는 입장이다. 애초 물류용역계약 체결과 관련, BBQ가 bhc를 상대로 13억1500여만 원의 손해배상을 하라며 낸 소송 결과 배상할 필요가 없다는 판결이 난데서 보듯 BBQ가 터무니없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요지다.

bhc 측은 “BBQ의 영업비밀 침해는 이미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로 결론 난 사안이다. BBQ가 고의로 영업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며 “경쟁사를 공격하지 말고 공정하게 경쟁하자. bhc는 BBQ의 비상식적인 행보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bhc가 목청을 돋우는 이유는 또 있었다. 2014년 BBQ 직원들은 bhc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품질검사실에서 당시 bhc가 개발 중인 ‘별에서 온 코스치킨’ 시제품에 대한 절취를 공모해 냉장고에 보관 중인 해당 시제품을 훔쳐 BBQ 월례조회에서 시연했었다는 것이 bhc의 설명이다. 영업비밀 침해의 억울함은 오히려 bhc에 있다는 논리다. 이에 법원은 절취 공모에 가담한 BBQ 직원들에 대한 벌금형을 선고한 바 있다.

최근 오너 윤홍근 회장을 둘러싼 각종 구설수, 가맹점주 갑질 논란 등 연이어 홍역을 앓았던 BBQ로선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bhc의 기밀 유출로 경영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BBQ는 최근 법무법인을 광장에서 화우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죽고 죽는 ‘치킨게임’, 이제는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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