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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시각장애대표 문광식, 바벨로 꽃피운 새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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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시각장애대표 문광식, 바벨로 꽃피운 새 인생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13 0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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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63세로 아들뻘 선수들과 당당히 경쟁

[스포츠Q 박상현 기자] 63세의 최고령 국가대표 문광식이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에서 투혼을 불살랐다.

문광식은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 역도경기장에서 벌어진 2015 서울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남자 역도 67.5kg급에서 전체 312.5kg를 들어올려 참가선수 7명 가운데 최하위에 그쳤다.

하지만 문광식의 나이는 63세. 한국전쟁 중 태어난 문광식은 대부분이 1980, 1990년대 출생인 아들뻘 선수들과 경쟁하며 꼴찌 투혼을 펼쳤다.

이날 580.0kg를 들어올려 금메달을 차지한 이루이 로마니욱(우크라이나)는 1991년생, 24세이고 527.5kg를 기록한 볼로디미르 쿠루오루(우크라이나) 역시 1992년생, 23세다. 문광식과 함께 출전해 400.0kg로 4위를 차지한 안동수는 29세다.

▲ 63세 최고령 국가대표 문광식이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세계시각장애인대회 역도에서 경기 도중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문광식이 장애인체육과 인연을 맺은 때는 2006년. 전기 기술자로 방송국에서 일했던 문광식은 1999년부터 급격하게 시력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잘 다니던 방송국 직장을 나오게 된 문광식은 2004년 시각장애 1등급 판정을 받았고 가족에게 폐가 되기 싫다며 인연을 끊고 경기도 파주에서 홀로 살아왔다.

지인의 권유로 2006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한 것이 새 삶으 여는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육상을 시작했지만 100m, 200m부터 중장거리, 마라톤까지 모두 출전했다.

그러나 같이 달려야 하는 가이드가 체력이 떨어져 고배를 마셔야 했다. 가이드의 도움 없이 할 수 있는 종목을 찾다가 역도를 접하게 됐다.

2007년 경기도회장배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면서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출전권을 따낸 문광식은 50대 후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3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도 동메달 3개를 따내며 60대답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문광식은 "결과는 겸허히 받아들여야하지 않겠느냐. 부상 없이 대회를 마칠 수 있어서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젊은 시각장애인 선수들이 많이 배출돼 시각장애인 역도 종목이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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