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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복수 잊은 정찬성, 챔프 향한 냉정함 [U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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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복수 잊은 정찬성, 챔프 향한 냉정함 [UFC]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9.01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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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챔피언 벨트 코앞까지 다가온 ‘코리안좀비’ 정찬성(33·코리안좀비MMA·AOMG)은 냉정했다. 감정을 앞세우는 게 어떤 화를 불러올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정찬성은 지난달 31일 온라인을 통해 다음달 18일(한국시간) UFC FIGHT NIGHT(파이트 나이트) 메인이벤트 브라이언 오르테가(29·미국)전을 앞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둘 사이 1년 사이 많은 일이 발생했고 오르테가를 향한 감정이 좋지만은 않았지만 정찬성은 애써 무덤덤해지려고 노력했다. 승리를 위해 냉정함을 엿볼 수 있었다.

정찬성이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브라이언 오르테가전을 앞두고 준비상황과 각오를 밝혔다. [사진=커넥터티비 제공]

 

1년 전 정찬성은 한국을 찾은 오르테가와 기자회견을 가졌다. 서로를 향한 도발을 서슴지 않았지만 둘 사이는 화목하기만 했다. 이 때만해도 폭풍전야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12월 부산에서 맞붙을 계획이었던 둘이지만 오르테가가 부상으로 갑작스레 불참 선언을 했다. 정찬성은 이후 오르테가가 도망갔다며 그가 아닌 다른 상대와 맞붙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게 오르테가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지난 3월 UFC 248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 둘은 함께 머물고 있었는데 오르테가는 정찬성이 아닌 그의 소속사 사장이자 통역에 도움을 주기도 했던 박재범의 뺨을 올려붙였다. 정찬성의 트래시토크가 박재범에게서 나온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자리를 비웠던 정찬성은 황당해 했고 이후 오르테가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이 극대화됐다.

그럼에도 타이틀샷을 원했던 정찬성과 달리 둘의 관계는 UFC로서 너무도 매력적인 스토리였다. 결국 둘은 다음달 18일 UFC 파이트 나이트에서 격돌하게 됐다.

앙금이 순식간에 사라졌을 리는 없다. 정찬성은 “많은 스토리가 있다. 인간적으론 많이 좋아하진 않는다. 지금껏 어떤 선수를 미워하거나 한 적이 없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1년 전 화목했던 둘 사이는 이제 원수처럼 변해버렸다. 정찬성은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사진=정찬성 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나 옥타곤 위에서까지 이런 감정을 이어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찬성은 “복수하는 마음 가지면 도움 될 것 같지 않다. 최대한 신경 안 쓰려고 하고 있다. 박재범 대표도 그런 부분을 잊어달라고 했다. 세계 2위에 걸맞은 실력을 갖춘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 선수 잡는 데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준비는 마쳤다. 자신감도 충만하다. 1년 전 오르테가를 잡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 코치진은 물론이고 맞춤 스파링 파트너들과 충분한 훈련을 했던 정찬성이다.

당시 파트너 교체에 대해 ‘준비한 것들을 못 써먹어서 아쉽다’고 했던 정찬성은 “당시엔 처음 배우는 입장이어서 미친 듯이 많이 배웠다. 캡틴 애릭, 센티노 등이 붙어서 그런 기술들을 주입 시켜줬는데 이젠 비디오로 설명해도 알아들을 정도가 됐다”며 “당시 많은 훈련 덕분이다. 한국에서 준비해도 되겠다고 생각한 이유다. 전략이나 기술적으론 그 때 이미 끝났고 부족한 부분들을 조금씩 채워가고 있다”고 밝혔다.

오르테가는 UFC 페더급 2위, 4위 정찬성보다 상위 랭커다. 문제는 1년 8개월 동안 실전 경험이 없다는 것. 정찬성은 “감각이 떨어져 있다면 다행인데 한 가지 걱정되는 건 1년 8개월이 짧지 않기에 그 사이 스타일이 달라져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에디 차 코치(오른쪽)는 정찬성의 재능에 주목하며 "오르테가를 꺾는다면 충분히 챔피언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진=커넥터티비 제공]

 

그러나 동석한 에디 차 코치는 “내 생각엔 경험이 부족한 것도 있고 타격 디펜스가 약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또 이번에 체육관을 바꿨다고 하는데 코치진이 바뀌었다. 그런 부분에서도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정찬성의 우위를 예상했다.

지난해 말 프랭키 에드가를 꺾은 뒤 “사물이 2개로 보인다”고 깜짝 고백을 했던 정찬성이지만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고 이젠 문제없이 스파링까지 진행하고 있다.

타이틀샷도 약속 받았지만 당장은 오르테가만 바라보고 있다. 에디 차 코치는 “이번에 이기면 내년 안으로 챔피언에 오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부상 없이 경기를 마치는 것. 그러나 정찬성은 “내 생각도 마찬가지지만 이겨야만 한다면 부상도 불사치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챔피언으로 가는 길에 오르테가는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다. 감정을 우선시하진 않았지만 무조건 꺾어야만 하는 게 오르테가다. 승리 후 세리머니를 펼친다면 보는 이들의 가슴도 그 어느 때보다 통쾌해 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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