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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가장-신인왕? 류현진 김광현 향한 찬가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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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가장-신인왕? 류현진 김광현 향한 찬가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9.03 2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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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기대를 보기 좋게 뒤집었다. 리그를 옮겨서도,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꿈의 무대에서도 오히려 더 힘을 내며 한국야구의 위상을 떨치고 있다. 한국 대표 왼손 듀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이야기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말린스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2020 MLB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99구를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했다. 시즌 3승(1패)과 함께 평균자책점(ERA)을 2.72까지 떨어뜨렸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왼쪽)과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놀라운 호투로 MLB 놀라케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류현‘삼’진, 바뀐 환경과 과감한 변화

지난해 ERA 2.32로 MLB 전체 1위에 오른 류현진은 토론토 역사상 투수 FA 최고액, 4년 8000만 달러(949억 원)의 특급대우와 함께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첫 2경기에서 주춤했지만 지난달 5경기 ERA 1.29로 완벽한 8월을 보냈고 이날도 수비불안과 타선의 저조한 득점 지원 속에서도 꿋꿋이 버티며 승리를 수확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경기 후 “류현진이 우리의 에이스라는 걸 증명했다. 그게 바로 에이스가 할 일”이라며 “만약 야수들이 평범한 뜬공을 놓치더라도 류현진은 계속해서 뛰어난 공을 던졌다. 그는 비범하다. 그게 우리가 그를 필요로 하는 이유고, 그래서 그가 에이스인 것”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한화 시절 꼴찌를 면치 못하는 팀에서 류현진은 연패 스토퍼 역할을 해냈다. 적어도 류현진이 나오는 경기에서만큼은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그 경험 덕일까. 류현진은 “주자들이 일부러 죽은 것도 아니고 노력하다가 당한 것이다. 선발 투수로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초연했다.

적장이자 옛 스승인 돈 매팅리 마이애미 감독도 제자의 성장에 박수를 보냈다. “그런 종류의 스타일이 있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며 “류현진은 속도는 물론이고 볼 배합에도 변화를 준다. 그는 여전히 상대를 어렵게 만든다. 공으로 많은 걸 할 줄 안다”고 호평했다.

류현진은 3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6이닝 8탈삼진 1실점하며 3승 째를 따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 ‘여기가 한화입니까’, 토론토서도 괴물은 ‘소년가장’

ERA를 2.72로 끌어내린 류현진은 강타자들이 즐비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에서 이 부문 1위를 지켰다. 2위는 뉴욕 양키스 ‘3억 달러(3568억 원) 사나이’ 게릿 콜(3.91)로 큰 차이를 보인다.

바뀐 환경 속에서 류현진은 정면승부 비중을 늘려 탈삼진으로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올 시즌 9이닝 당 탈삼진(K/9)을 10.05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8.03)과 큰 대비를 이룬다. 그토록 싫어하는 볼넷이 늘기는 했지만 타자와 까다롭게 승부하려다보니 따라오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마치 한화 이글스 시절이 오버랩되는 분위기다.

류현진의 놀라운 행보에 현지 반응도 칭찬일색이다. 특히 토론토 구단을 주로 취재하는 취재진의 반응은 다소 격하기까지 했다. 키건 매티슨 MLB닷컴 기자는 “토론토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 중 절반은 류현진에게 빚을 졌다. 저녁 식사를 대접해야 한다”며 “류현진은 제 몫을 다했다. 현재 빅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앤드루 스토튼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 칼럼니스트도 “류현진은 이곳에 이기려고 왔고 토론토 선수들은 지려고 온 것 같았다”고 지적했고 롭 롱리 토론토 선 기자는 “류현진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토론토 입단 후 이런 장면이 많이 보였다”고 전했다. MLB닷컴 또한 “류현진이 에이스로서 어떤 활약을 펼쳐야 하는지 보여줬다”며 “걸레와 양동이를 두 손에 들고 동료들이 난장판으로 만든 걸 깨끗이 청소하는 것 같았다”고 외로웠던 에이스의 역할을 조명했다.

류현진은 연일 불안한 수비와 저조한 득점 지원 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과 향상된 탈삼진 능력을 앞세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트위터 캡처]

 

◆ ‘슈퍼루키’ 등장! ‘이게 김광현이야 류현진이야’

김광현을 대표하는 건 시속 150㎞를 웃도는 빠른공과 예리하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앞세운 탈삼진 능력, 다이나믹한 투구폼이다. 그러나 빅리그 진출 이후 김광현에게 남은 건 역동적 폼 하나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개막이 미뤄지며 시즌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고 낯선 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전략적 변화를 택했다. 류현진과 이유는 비슷했지만 양상은 전혀 달랐다. 지난해까지 류현진이 펼쳤던 투구 전략을 그대로 가져왔다. 스트라이크 존 근처로 공격적으로 공을 던지며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해 재미를 보고 있다.

투피치 우려도 있었지만 슬로 커브와 생소했던 체인지업까지 섞으며 타자들의 속구와 슬라이더의 위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K/9는 4.57로 돋보이지 않지만 ERA는 0.88까지 낮췄다. 선발 등판 경기만 따지면 0.44, MLB 역사상 왼손 선발투수 첫 4경기로 따졌을 때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김광현은 환상적인 시즌을 보내며 신인상과 ERA 선두 수준의 놀라운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트위터 캡처]

 

신인상 수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코리 밀러 세인트루이스 지역 방송사 KSDK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미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젠 김광현의 내셔널리그(NL) 신인상 수상 논의를를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제프 존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인 MLB 칼럼니스트도 트위터를 통해 “김광현은 NL 신인상을 받을만 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2일 신시내티 레즈전을 앞두고 화상 인터뷰에서 “모든 구종을 던질 줄 알고 구속 조절이 가능하며 빠른 템포로 던지는 투수”라며 “위기 상황에서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고 흡족해 했다.

이날 5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2승째를 챙긴 김광현은 경기 후 “(포수) 몰리나의 리드대로 낮게 던지려고 노력했다”고 겸손해했는데, 실트 감독은 “김광현은 이날도 아주 좋았다”며 “변화구도 좋았고 커맨드도 더 향상됐다. 선발투수로 궤도에 올라섰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초반 이후 빠르게 안정을 찾으며 완벽한 1선발의 위용을 보이고 있고 김광현은 MLB가 주목할 만한 깔끔투로 신인상을 넘어 ERA 1위 자리까지 조심스레 노려볼 만한 위치로 올라서고 있다. MLB 진출을 노리는 한국의 후배들로서도 이들의 활약은 고무적일 수밖에 없다. 이들의 활약이 지속된다면 야구 본토 미국에서도 한국 야구에 대한 평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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