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9-24 21:28 (목)
KGC인삼공사-GS칼텍스, 이유 있는 '벌떼 배구' [여자배구]
상태바
KGC인삼공사-GS칼텍스, 이유 있는 '벌떼 배구' [여자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9.05 15: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천=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이번 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선 온 관심이 인천 흥국생명에 쏠렸지만 서울 GS칼텍스와 대전 KGC인삼공사도 지난 시즌 좋았던 흐름을 이어가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 인상적이다. 

두 구단의 선수운용 콘셉트는 여러모로 닮아 있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세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는 점, 따라서 두 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도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며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했다는 게 유사하다.

GS칼텍스는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에서 우승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조별리그 3승을 달린 KGC인삼공사는 하루 앞서 준결승에서 패하며 짐을 쌌다. 두 팀 모두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양분 삼기 충분한 대회였다.

'미친 개 작전'을 들고나온 GS칼텍스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사진=KOVO 제공]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원래 다양한 카드를 잘 활용해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GS칼텍스는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젊은 선수들의 파이팅을 강조하는 이른바 ‘미친 개 작전’을 들고 나왔다.

2017년 KOVO컵 최우수선수상(MVP)을 차지하며 우승을 이끈 주공격수 강소휘는 준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미친 개 작전으로 한 번 해보겠다”고 다짐했고, GS칼텍스는 결승까지 올라 정상에 서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기존 안혜진-이고은 2인 세터 체제였던 GS칼텍스는 김천 한국도로공사와 트레이드를 통해 이고은과 윙 스파이커(레프트) 한송희를 보내고 2000년생 세터 이원정, 1999년생 레프트 유서연을 데려왔다.

올 시즌 전력은 지난 시즌보다 한층 안정된 모양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FA) 신분을 얻는 이소영과 강소휘 레프트 라인에 지난 시즌 맹활약한 206㎝ 장신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러츠까지 삼각편대가 여전하다. 한수지 가세 후 강해진 중앙도 견고하다.

2대2 트레이드 효과 역시 기대요소 중 하나다. [사진=KOVO 제공]

많은 선수들을 활용하는 차 감독 특유의 스타일도 변함 없다. 주전 외에도 리베로 한수진, 레프트 유서연, 권민지, 김해빈, 세터 이원정, 이현, 센터 문명화까지 고루 활용했다. 특히 유서연은 준결승전 1세트 난조였던 이소영 대신 들어와 18점을 폭발시키며 수훈 선수로 선정됐다. 박혜민과 벌일 선의의 경쟁 역시 기대요소다.

차상현 감독은 “(흥국생명전은) 리그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경기다. 정규리그에서 도움이 될 해법이나 자신감을 얻게 될 수도 있다”며 “지금껏 고비가 있었지만 잘 버티고 결승까지 올라와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한 경기라도 더 하고 돌아갈 수 있게 돼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흥국생명과 두 차례 맞붙은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도 개막전보다 훨씬 나았던 두 번째 맞대결 이후 ‘타도 흥국생명’에 대한 실마리를 찾았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같은 맥락이다.

지난 시즌 도중 부임한 이영택 감독의 KGC인삼공사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비시즌을 보냈다.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은 최상의 레프트 조합을 찾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이영택 감독은 ‘시즌 준비를 잘하고 있다’는 평가에 “봄부터 훈련을 굉장히 많이 했다. 감독으로서 처음 비시즌을 겪다보니 의욕이 넘쳐 강하게 끌고 간 부분도 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왔다. 사정상 그동안 경기를 많이 못 뛰었던 선수들을 많이 기용했는데, 그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그런 평을 받는 게 아닌가 싶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특히 화성 IBK기업은행과 순위결정전에서 지난 시즌 베스트7에 들었던 라이트 디우프, 센터 한송이, 리베로 오지영 등을 모두 뺀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켰다. 경기가 풀리지 않아 선수들이 위축되자 “같이 훈련했는데 너희들도 할 수 있다. 나는 너희들을 빼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북돋워준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감독은 “경기 전부터 계획된 기용이었다. 백업 선수들은 경기 뛸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본인의 기지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훈련만 많이 했다고 기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실전에서 보여주는 게 있어야 자신 있게 기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해줬다. 고비였는데 어린 선수들이 잘 해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영택 감독이 순위결정전에서 백업 자원들에게 외친 말이 화제가 됐다. [사진=KOVO 제공]

IBK기업은행전에서 KGC인삼공사는 15명의 선수를 활용했다. 대회 직전 무릎을 다친 지민경을 제외한 전원이 코트를 밟았다. 이영택 감독은 최은지의 레프트 파트너로 지민경을 점찍었는데 부상으로 빠지자 이번 대회 고의정, 이예솔, 고민지, 채선아 등 다양한 자원을 기용했다. 늘 레프트 공격력이 약점으로 지적받는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에도 레프트에서 무한경쟁 체제를 예고하고 있다.

또 지난 시즌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했지만 레프트에서 활약이 미진했던 정호영이 센터로 전환한 뒤 잠재력을 뽐내고 있어 고무적이다. 이번 대회 맹활약하며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이영택 감독은 “(정호영이) 기대보다 잘한 것 같다. 생각보다 센터 포지션에 적응이 빠른 것 같아 개인적으로 기대했다. 충분한 역할을 했다. 센터 고정된 지 이제 3개월 정도 됐는데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좋아질 거라 본다. 단 시간(경험)이 필요하다. 충분히 우리 팀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자원”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두 팀 모두 주전 세터와 외국인 주공격수를 지난 시즌 그대로 유지하며 안정된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어린 선수들의 성장 여부가 올 시즌 성패를 미묘하게 가를 전망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