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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첸코 매직', 우크라이나를 유럽 최고의 다크호스로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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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첸코 매직', 우크라이나를 유럽 최고의 다크호스로 만들다
  • 신동훈 명예기자
  • 승인 2020.09.0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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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신동훈 명예기자] ‘셰브첸코 매직’이 우크라이나를 유럽 최고의 다크호스로 만들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펼쳐진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2연전에서 스위스-스페인을 상대로 1승 1패를 거뒀다. 스위스를 잡아내며 A매치 12경기 무패(8승 4무)를 이어갔지만 스페인에 0-4 대패를 당해 무패 기록이 종료됐다.

뼈아픈 대패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유럽에서 가장 주목하는 다크호스인 것은 여전하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선수단 이름값에 비해 여러 대회에서 괄목할만한 성적과 경기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상승세 중심엔 선수 시절 ‘무결점 스트라이커’로 불렸던 안드레이 셰브첸코(44·우크라이나) 감독이 있다.

선수 시절 우크라이나를 빛냈던 안드레이 셰브첸코는 감독이 되어서도 우크라이나를 빛나게 하고 있다 [사진=유로2021 공식 홈페이지 캡처]
선수 시절 우크라이나를 빛냈던 안드레이 셰브첸코(44)는 감독이 되어서도 우크라이나를 빛나게 하고 있다. [사진=유로2021 공식 홈페이지 캡처]

셰브첸코는 디나모 키예프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인상적인 활약을 했고 1999년 AC밀란으로 이적해 기량을 만개했다. 특유의 스피드를 활용한 침투 공격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득점력으로 유럽 최고 공격수 반열에 올랐고, 이 활약을 바탕으로 2004년 발롱도르까지 수상했다.

클럽팀에서 뿐만 아니라 조국 우크라이나 국가대표팀에서도 빛났다. 셰브첸코는 A매치 111경기에 출장해 48득점을 기록, 우크라이나 역대 최다득점 1위에 올랐다. 자국에서 열린 유로 2012 대회를 끝으로 은퇴했고 이후 우크라이나 대표팀 코치를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기회는 일찍이 주어졌다. 우크라이나는 유로 2016이 끝나고 당시 코치였던 셰브첸코에게 감독직을 제안했다. 이를 수락한 셰브첸코는 커리어 첫 감독 생활을 조국의 국가대표팀에서 하게 됐다. 당시 세브첸코 선임에 대한 의구심과 비판도 있었다. 선수로서는 최고였지만 감독으로서는 경력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도 실패해 '셰브첸코호'는 좌초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후 셰브첸코 감독의 우크라이나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각종 대회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2019~2020 UEFA 네이션스리그 체코, 슬라바키아와 함께 그룹B-1조에 포함됐던 우크라이나는 3전 전승을 기록하여 그룹A로 승격한 게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건 유로 2020 예선이었다. 포르투갈, 세르비아, 룩셈부르크, 리투아니아와 그룹B에 묶인 우크라이나는 6승 2무를 기록해 무패로 조 1위에 올라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우크라이나가 보인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조직력은 단단했고 공격은 날카로웠으며 모든 선수들이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유연하게 움직였다. 코로나19로 유로2020이 2021년으로 미뤄지지 않았다면 유로 대회에서 가장 주목할 팀으로 꼽혔을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4일(한국 시간) 열린 스위스와의 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 그룹A-4조 1차전 경기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사진=유로2021 공식 홈페이지 캡처]
우크라이나가 4일(한국 시간) 열린 스위스와의 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 그룹A-4조 1차전 경기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유로 2021 공식 홈페이지 캡처]

#신구조화 + 조직력

셰브첸코 매직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바로 신구 조화를 활용한 단단한 조직력 구축이다. 셰브첸코 감독은 타라스 스테파넨코(31), 안드레이 피야토프(36), 안드리 야르몰렌코(30), 에우헨 코노플리안카(30)와 같은 베테랑들과 함께 올렉산드르 진첸코(23), 로만 야렘추크(24) 등 신예들을 조화시켜 최상의 조직력을 만들어냈다.

이어 전체적으로 효율적인 축구를 추구했다. 뒤로 물러서있다가 한 번에 역습을 만들어 마무리하는 패턴이었다.  4-1-4-1 대형과 4-2-3-1 대형을 유연하게 사용하며 공격과 수비에 수적 우위를 형성해 점유율은 뺏겨도 경기 자체 흐름은 쥐고 있는 상황을 지속해서 만들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득점이 특정 선수에 쏠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로 2020 예선을 예로 들면 우크라이나는 총 17득점을 기록했는데 야렘추크 4득점, 말리노브스키 3득점, 빅토르 타한코프(22) 3득점 등 선수들이 고르게 득점했다. 이는 득점 패턴이 다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한 명의 핵심 선수만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었다는 말과 귀결된다.

스쿼드에 있는 대부분의 선수를 고르게 활용하면서도 팀 핵심 라인은 유지했다. 유로 2020 예선에서 600분 이상 소화한 선수들은 골키퍼 피야토프, 주전 센터백 듀오 미콜라 마트비옌코(24)-세르히 크르치초프(29), 중원 핵심 말리노브스키-진첸코다. 이들은 모두 중앙 척추 라인에 위치해 팀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었다. 척추 라인이 꾸준히 좋은 활약을 하면서 다른 포지션에선 전술적이고 실험적인 기용이 가능해졌고 팀의 역동성과 의외성을 만들 수 있었다.

이처럼 셰브첸코 감독은 뛰어난 역량을 과시하며 우크라이나 대표팀의 성공 가도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스페인전 대패를 이겨내고 네이션스리그와 유로2021등을 비롯한 향후 A매치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낸다면 셰브첸코 감독의 명성은 선수 시절만큼이나 크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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