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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 to 침묵', 씁쓸함과 안타까움만 남은 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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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 to 침묵', 씁쓸함과 안타까움만 남은 부천
  • 신동훈 명예기자
  • 승인 2020.10.2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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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스포츠Q(큐) 신동훈 명예기자] 불과 8분 만에 홈팬들의 함성이 침묵으로 바뀌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 1단계 전환 후 치른 첫 유관중 경기를 충격의 대역전패로 끝낸 부천FC다.

부천은 경남FC와 25일 경기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2020 하나원큐 K리그2(프로축구 2부) 25라운드 홈경기를 치렀다. 지난 8월 9일 올 시즌 첫 유관중 경기 이후 2개월여 만에 치르는 유관중 홈경기였다. 제한적 관중 입장에도 651명이 찾아와 가변석과 관중석을 메웠다.

부천은 충격의 역전패 속에 씁쓸함만 삼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부천은 역전패 충격 속에 씁쓸함만 삼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부천은 후반 중반까지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정혁에 실점했지만 조건규의 동점골과 국태정의 역전골로 전반을 2-1로 마쳤다. 후반 초반 조건규의 환상적인 중거리 슛 득점이 나오자 부천종합운동장은 함성으로 뒤덮였다. 이후 수비를 강화하며 경남을 통제했고 이현일, 최병찬을 투입해 효과적인 역습을 펼쳤다. 후반 40분까지 육탄 수비와 최봉진의 선방으로 경남 공세에 버텼다.

승리할 경우 여러 의미가 있었다. 부천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무관중 체제 전환 뒤 10경기에서 2무 8패에 그쳤다. 더욱 심각했던 건 그 10경기 동안 단 2골밖에 넣지 못한 점이다. 심각한 공격 부진에 시달렸고 부천 특유의 단단한 수비도 나오지 않았다. 총체적 난국이 지속됐지만 지난 대전 하나시티즌과 대결에서 최병찬의 골로 승리하며 최악은 면했다.

플레이오프(PO)는 물 건너 갔지만 유관중 홈경기서 다득점 승리는 유종의 미를 거두는 셈이었다. 향후 부천보다 순위가 낮고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충남 아산, 안산 그리너스와 맞붙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승리를 따낼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바람대로 되지 않았다. 후반 40분 고경민에게 실점하더니 후반 44분 패널티킥을 헌납해 위기를 맞았다. 키커로 나선 백성동이 이를 성공시키며 동점이 됐다. 후반 추가시간 최준에게 골을 내줘 3-4 대역전패를 당했다. 충격적인 상황에 부천종합운동장은 침묵 속 한숨으로 가득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씁쓸한 마음을 안고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송선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서 지속적으로 아쉬움을 표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송선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서 지속적으로 아쉬움을 표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부천은 유독 더 추웠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만큼이나 부천 분위기는 더욱 냉랭했다. 역전패 충격은 기자회견장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송선호 부천 감독은 "안타깝다. 선수 탓을 하는 건 아니지만 교체로 넣은 선수들이 좀 더 잘해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이 가장 안타깝다"며 "후반전 상대가 올라오니 공을 뺏기지 말고 점유하면서 흐름을 가져오자고 주문했다. 침착함이 관건이었는데 그 부분이 부족했다"고 돌아봤다.

평소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자신을 낮추고 선수를 높이는 송 감독 특유의 화법과는 사뭇 달랐다. 기자회견 내내 "안타깝다"는 말을 반복했다. 얼마나 경기 결과에 아쉬움을 가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 신예 조건규의 멀티골, 군계일학의 수비 능력을 과시한 김영찬, 투혼을 보여준 바비오와 조수철 등 부천이 만든 좋은 장면은 역전패 속에 묻혔고 송선호 감독 말처럼 '안타까움'만 남았다.

지난해 겨울 그들이 남긴 행보와 대조적이다. 2019시즌 부천은 시즌 막판 기적적인 5연승을 거두며 누구도 예상치 못한 PO 진출을 일궈냈다. 비록 PO에서 FC안양에 졌지만 부천이 보여준 저력은 한 편의 드라마와 다름 없었다. 이번 시즌도 지난해처럼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다음을 위한 희망을 보여주길 바랐던 부천 팬들에게 실망을 안기고 말았다.

향후 2연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부천의 겨울은 더욱 추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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