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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야구문화가 낳은 한나한-손시헌 언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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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야구문화가 낳은 한나한-손시헌 언쟁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5.14 2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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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14일 KBO리그 도중 2루에서 부딪쳐…타자의권리-동업자정신 충돌

[잠실=스포츠Q 이세영 기자] 서로 다른 야구문화가 그라운드의 언쟁을 불렀다. 유격수와 주자가 2루 위에서 부딪쳤고 잠깐 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14일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가 KBO리그 맞대결을 펼친 잠실구장. 4회말까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LG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이 투수 실책으로 1루를 밟았다.

상황은 이때 벌어졌다. 다음 타자 이진영의 2루 땅볼 때 선행주자 한나한이 포스 아웃되는 과정에서 2루를 향해 태클을 했다. 그런데 태클이 다소 깊다고 생각한 NC 유격수 손시헌이 한나한에게 항의를 했고 이에 한나한도 흥분, 손시헌에게 달려들었다. 자신의 태클이 정당한 플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지만 LG 주루코치와 NC 선수들이 말려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LG 한나한(오른쪽)이 1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 원정경기 4회말 무사 1루서 이진영의 타구 때 2루에서 포스 아웃되며 NC 손시헌(왼쪽)과 뒤엉킨 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야구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된 언쟁이었다. 메이저리그(MLB) 등 서양 문화권에서는 태클을 하는 과정에서 발을 높게 드는 것이 주자로서 역할에 충실한 것으로 간주한다. 반면 선후배 문화가 짙게 배어있는 한국에서는 동업자 정신과 예를 중시하기 때문에 가급적 깊은 태클을 하지는 않는다. 이런 문화의 차이가 두 선수의 충돌을 불렀다.

그동안 한국 선수와 외국인 선수가 누상에서 갈등을 일으킨 적이 종종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0년 4월 6일 사직 LG-롯데전을 들 수 있는데, 당시 홈으로 쇄도하던 카림 가르시아가 공을 잡고 기다리던 포수 김태군과 고의로 부딪쳤다. 공을 떨어뜨리려는 플레이었지만 도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결국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벤치클리어링을 벌였고 사태는 10분여가 지나서야 진정됐다.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가 경기 도중 감정싸움을 벌이는 것은 KBO리그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있기 때문에 불가피한 현상이다.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서로의 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LG 한나한(가운데)이 1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와 홈경기 4회말 무사 1루서 이진영의 타구 때 2루에서 포스 아웃되며 NC 손시헌과 뒤엉킨 후 불만을 표하며 더그아웃을 향하고 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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