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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예측불가 투런포', 하필이면 왜 삼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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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예측불가 투런포', 하필이면 왜 삼성에?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5.16 0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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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에 비수, '2루타 급증' 지난해 부진 딛고 공격 첨병 역할 수행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김종호(31)가 홈런으로 친정에 비수를 꽂을 것이라고는. 상대가 안지만이었기에 더욱 짜릿한 아치였다.

통산 홈런이 3개 뿐인 선수. 단일 시즌 최다홈런이 2개뿐인 김종호가 일주일 새 또 대포를 쐈다. NC는 1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원정경기에서 결승포를 때려낸 김종호의 3안타 2타점 3득점 원맨쇼에 힘입어 7-5로 승리, 시즌 19승째를 수확했다.

양팀이 5-5로 맞선 9회초 2사 1루. 김종호는 침착하게 볼 2개를 골랐다. 3구째 가운데 높은 패스트볼이 들어오자 과감히 배트를 휘둘렀다. 삼성 우익수 우동균이 쫓아가 손을 뻗어봤지만 높이 솟은 타구는 우측 담장을 살짝 넘겨버렸다.

▲ 김종호가 15일 대구 삼성전 9회초 2사 1루, 우월 투런포를 때려내고 있다. NC는 이 한방으로 전날 12회 연장 0-0 무승부로 생긴 피곤함을 떨쳐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김종호는 자신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1루를 돌며 두손을 번쩍 들었다. 안지만은 마운드에서 주저앉고 멍하니 3루로 향하는 김종호를 쳐다만 봤다. 삼성 벤치는 순간 패닉에 빠졌다. 류중일 감독은 고개를 뒤로 젖힌 채 할말을 잊었다.

평소 좀처럼 표정이 없는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 선수들이 피곤했을텐데 잘 해줘 고맙게 생각한다”며 “야구가 참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뜻하지 않은 홈런이 나와 정말 기뻤다”며 승리의 공을 김종호에게 돌렸다.

NC는 전날 잠실에서 LG와 12회말 접전을 벌였다. 지루한 공방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두고 오전 3시가 넘어서야 대구에 도착했다. 더군다나 삼성 선발은 국내 최고 투수로 자리매김한 윤성환이었다. 빈공에 허덕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이 당연했다.

김종호는 이같은 전망을 무색케 만들었다. 첫 타석에서 중견수 오른쪽으로 향하는 2루타를 때렸고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7회초 박민우와 자신을 겨냥해 마운드에 오른 좌완 박근홍을 상대로는 중전안타를 뽑아내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김종호는 2007년 삼성 2차 4라운드 25순위로 지명받은 후 퓨처스리그를 지배하며 대구구장을 누빌 날만을 기다렸지만 최형우, 박한이, 배영섭, 이영욱, 정형식, 우동균, 오정복 등 쟁쟁한 선수들의 그늘에 가려 2012년까지 단 24경기 출장에 그쳤다.

NC에서 2013년 12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7(465타수 129안타), 출루율 0.376, 도루 50개를 기록하며 비로소 잠재력을 폭발시켰던 김종호는 지난해 0.262(317타수 83안타), 출루율 0.316, 도루 22개에 그치며 주춤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였을까. 김종호는 이번 시즌 0.344, 2홈런 10도루로 반등하고 있다. 2루타와 홈런 개수는 커리어하이를 찍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NC가 강한 이유, 테이블세터에 김종호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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