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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 두산 양석환, 이젠 '30-100' 향해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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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 두산 양석환, 이젠 '30-100' 향해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9.06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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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LG 트윈스 만년 기대주였던 양석환(30).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지만 라이벌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고는 쉽게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한 지붕 라이벌 팀 이적 후 그의 야구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양석환은 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방문경기에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 3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팀에 6-5 역전승을 이끌었다.

2014년 데뷔 후 첫 3연타석 홈런. 침체기에 놓여있던 팀에 승리와 함께 가을야구 희망을 밝힌 더욱 값진 홈런쇼였다.

두산 베어스 양석환이 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4년 LG 유니폼을 입은 양석환은 적지 않은 기회를 얻으면서도 잠재력을 완전히 폭발시키지 못했다. 작년까지 최고 타율은 2016년 0.276. 2018년 22홈런 82타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OPS(출루율+장타율)이 0.758에 그칠 정도로 정교함이 아쉬웠다.

올 시즌을 앞두고 돌연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내야가 약해진 두산은 좌투수 함덕주를 내주며 그를 데려왔는데, 조급해진 두산이 손해를 보는 거래였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양석환은 시즌 초부터 이런 시선을 돌려놨다. 주포였던 최주환(SSG 랜더스), 오재일(삼성 라이온즈)이 자유계약선수(FA)로 빠져나간 틈을 잘 파고들었고 중심타선에서 무게감을 채워줬다.

오르락 내리락하기는 했으나 후반기 안정감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9월엔 0.364로 고감도 타율을 자랑 중이다.

이날 삼성전은 ‘업그레이드’ 양석환의 진가가 제대로 나타난 경기였다. 상대 투수는 올 시즌 리그 최고 투수 백정현. 지난 5월 18일 이후 패배 없이 8연승을 달리고 있던 투수. 경기 전 평균자책점(ERA)은 2.26에 불과했다. 5경기 연속 피홈런도 없었다.

올 시즌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어느새 팀 핵심 타자로 거듭난 양석환(왼쪽에서 3번째).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양석환 앞에서 한 없이 무너졌다. 1-0으로 앞선 1회초 2사 1루에 타석에 들어선 양석환은 백정현의 속구를 때려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3회초에도 1사 1루에서 다시 한 번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3-4으로 흐름이 뒤집힌 3회초 1사 1루에선 백정현의 커브를 노려 승부를 뒤집는 투런 아치를 만들어낸 것. 전날 8회초에 홈런을 날렸던 양석환의 커리어 첫 3연타석 홈런이었다. 더불어 개인 시즌 최다 홈런(23호)을 쏘아올리는 순간. 백정현은 지난 4월 29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다시 한 번 5실점하며 5회를 끝으로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양석환은 양 팀이 5-5로 맞선 8회초엔 무사 1루에서 2루타를 뽑아내며 결승점을 도왔다.

천금 같은 승리였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두산이지만 주축들의 이탈 등으로 올 시즌 부침을 겪고 있다. 44승 50패 2무로 승률은 5할 밑으로 떨어졌고 선두와 13.5경기 차 7위. 5위 NC와도 3.5경기 차이가 난다. 더 이상 처져 서는 가을야구 희망도 멀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양석환의 팀의 멱살을 잡고 끌어올린 경기였다.

그의 달라진 위상을 살펴볼 수 있는 경기이기도 했다. 트레이드 될 때만 해도 의구심을 자아냈던 그지만 팀 내 홈런 1위, 타점(69) 2위에 올라 있다. 약점으로 꼽혔던 정교함도 많이 좋아졌다. 타율 0.291로 팀 내 5위. OPS도 0.873으로 높고 득점권 타율도 0.299로 시즌 기록보다 좋다. 이날은 홀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기서 만족할 수 없다. 커리어하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양석환의 시선은 더 위로 향한다. 경기 후 “지금까지 잘해왔기 때문에 커리어 1차 목표 달성한 것 같다”는 그는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던 30홈런-100타점 달성을 위해 의식하지 않고 열심히 해봐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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