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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 5월 대반격, 모자에 새긴 다짐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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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 5월 대반격, 모자에 새긴 다짐 그대로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5.23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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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거스] 선구안 높이며 볼넷 비율 늘린 결과 타격감 회복…겸손한 마인드도 슬럼프 탈출에 한몫

[부산=스포츠Q 이세영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7)의 얼굴이 활짝 폈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던 야구가 최근에는 생각대로 되고 있는 분위기다. 팀이 꼭 필요할 때 적시타를 쳐줌으로써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손아섭은 개막 후 4월까지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다. 타격감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손아섭은 모자와 스파이크, 타격 장갑까지 모두 바꾸는 강수를  써봤지만 이미 내려간 타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백약이 무효였다.

하지만 5월을 기점으로 살아나고 있다. 그의 모자 창에 적혀 있는 ‘무조건 타이밍’, ‘그립 얇게’, ‘하나만 생각’, ‘침착’이라는 단어에 걸맞은 활약이다. 4월까지 25경기에서 타율 0.245에 2홈런 13타점에 그쳤는데, 5월 19경기에서 타율 0.397에 4홈런 11타점을 몰아쳤다. 특히 리드오프로 나선 22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서는 투런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 손아섭이 2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전에서 3회말 투런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팀 내 간판타자로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던 손아섭은 상위 타선에 있을 때 선구안이 좋지 않았지만 타순이 바뀌고 나서 좀 더 침착한 면모를 발휘했다. 냉정함을 찾고 타석에서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 볼넷 비율 늘렸다, 타율도 같이 올랐다

나쁜 볼을 골라낸 것이 타격감을 회복하는 시작이었다. 보통 타자들은 선구안이 무너지면서 타격감이 같이 떨어지는데, 손아섭이 그랬다. 워낙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타자이긴 하지만 4월까지는 터무니없는 볼에도 방망이가 나가며 헛스윙 삼진을 많이 당했다.

그러나 5월부터는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볼넷 비율이 늘고 삼진 비율이 준 것. 4월까지 볼넷/삼진 비율이 0.64였던 손아섭은 5월 볼넷/삼진 비율을 0.67로 올렸다. 최근 10경기에서는 볼넷/삼진 비율이 정확히 1(9볼넷 9삼진)일 정도로 선구안이 좋아졌다. 타석 당 볼넷 비율도 4월까진 13.9%에 그쳤지만 5월엔 14.8%로 증가했다.

볼넷 비율이 높아지면서 타율 관리가 조금 더 용이해졌다. 5월 들어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이 향상됐다. 참을 때는 참는 타격을 했기에 팀도 본인도 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타석 당 투구수가 4.37개로 팀 내 규정이닝을 채운 타자들 가운데 2위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 손아섭이 2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전에서 상대 선발 루카스 하렐로부터 투런 홈런을 뽑아낸 뒤 3루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한결같은 겸손함, 위기 탈출의 노하우

대선수 답지 않은 겸손한 마인드도 성적 향상에 한몫했다. 항상 연구하는 자세로 야구를 하는 손아섭은 야구가 잘 되든 안 되든 자신을 채찍질한다. 사람이기에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완벽에 가까워지기 위해 매순간 노력하는 손아섭이다.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고개를 갸우뚱하며 스윙 연습을 하는 것만 봐도 야구에 모든 것을 건 선수라는 걸 알 수 있다.

손아섭은 “야구에 대한 걱정은 항상 많다. 내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계속 노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5월 상승세에 대해서는 “타격감이 올라온 것에 크게 의식하지는 않는다. 4월에 너무 못 쳤기 때문에 좋아질 날만 남았다는 생각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격 슬럼프를 겪어 지난 19~21일 KIA와 사직 3연전에서는 7번 타자로 기용됐다. 리드오프나 중심 타선에 배치되는 손아섭 입장에서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을 터. 하지만 손아섭은 고개를 저었다. “내 성적에 경기를 나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타순은 정말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성적은 곤두박질쳤지만 손아섭은 낙담하지 않고 중심을 지켰다. 손아섭의 야구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적도 제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항상 노력하는 자세와 겸손한 마인드. 손아섭을 일으키게 한 또 다른 원동력이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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