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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스쿼드도 체력 한계, 전북의 첫 위기 타개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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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스쿼드도 체력 한계, 전북의 첫 위기 타개책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6.01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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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 "경기력에 가려져있던 문제점 모두 돌출"…6월의 더위와 일정 버틸 체력·정신력 절실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질 때가 됐기 때문에 진 것이다."

최강희(56) 전북 현대 감독이 성남FC에 역전패를 당한 것에 대해 크게 실망하지도, 노여워하지도 않았다. 특유의 선한 표정으로 완패를 깨끗이 인정했다.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에서 최근 4연승을 달렸던 전북이 다시 한번 덜미를 잡혔다. 지난 4월 26일 전남전서 1-2로 진 뒤 35일 만에 맛본 패배. 유일하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l) 8강에 오른 전북이었기에 성남전 패배가 아프게 다가왔다.

전북이 먼저 골을 뽑아내고도 막판을 버티지 못하고 연속 2골을 내주며 역전패한 것이 중요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최강희 감독은 체력 부담에 따른 집중력 저하를 지적했다. 전북의 '더블 스쿼드'도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떨어지는 체력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전북에 찾아온 올 시즌 최대 위기다.

▲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이 31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2015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에서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30대 위주의 더블 스쿼드, 초여름을 이겨낼까

전북은 아직 압도적인 선두다. 10승 1무 2패, 승점 31로 2위 수원 삼성과 승점차가 무려 10이다. 전북은 더블 스쿼드를 활용해 여러 선수들을 고루 기용, 체력 안배를 하면서 선두 독주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선수들 대부분이 30대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은 약점이다.

성남전은 전북의 체력 부담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전북은 성남보다 하루 일찍 AFC 챔피언스리그를 치렀기 때문에 하루의 휴식기간이 더 있었지만 오히려 활동량은 떨어졌다. 볼 점유율에서도 45%-55%로 성남에 뒤졌고 슛 숫자(13-20)와 유효슛 숫자(6-11)도 열세였다.

에두의 체력 저하도 눈에 띄었다. 에두는 90분 내내 뛰어다니고도 슛을 단 1개를 때리는데 그쳤다. 성남의 압박수비를 떨어내지 못하고 좀처럼 위력을 찾지 못했다. 오히려 이재성(3개), 정훈(2개), 레오나르도(2개) 등 미드필드진의 슛이 더 많았다.

에두는 34세의 나이에도 올 시즌 클래식 13경기에 모두 나왔다. 그중 10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ACL 8경기 가운데 풀타임을 뛴 것이 세차례 뿐이라고는 하지만 지옥 일정 속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뛴 것은 분명 이른 방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최강희 감독도 집중력과 정신력 저하가 바로 체력에서 비롯됐음을 인정했다. 최 감독은 "온도가 많이 올라가는 오후 2시 경기였기 때문에 체력, 집중력, 정신력이 동시에 떨어졌다"며 "사실 그동안 연승이 이어지면서 볼 처리 미숙 등 단점들이 가려져 있었는데 모두 노출됐다. 역시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생긴 일"이라고 지적했다.

◆ 집중력 저하 이겨내려면? 후보 선수들 고른 기용이 숙제

성남전 패배는 4월 전남전 패배와 성격이 다르다. 한달 전 패배가 계속된 연승으로 다소 긴장의 끈이 늦춰진 것에서 비롯됐다면 성남전 패배는 최근 드러나기 시작한 체력적인 한계에 따른 것이다.

전북은 6월에도 빡빡한 일정이 이어진다. 4, 5월 일정만큼은 아니지만 주중 경기가 세차례나 있다. 당장 3일에 만만치 않은 포항과 격돌한다. 오는 24일에는 다시 한번 포항과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만난다.

일정을 바꿀 수 없다면 결국 후보 선수들까지 총동원해 주전들의 휴식을 보장해줘야 한다. 다행히도 아직 전북에는 출전 기회를 자주 부여받지 못한 후보 선수들이 남아 있다.

▲ 전북 현대 유창현(오른쪽에서 세번째)이 31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2015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배치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전북에는 유창현 외에도 출전기회를 보장받지 못한 후보 선수들이 많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상협이나 이승렬, 김동찬, 이승현, 조석재, 유창현 등 전북의 후보 선수들은 다른 팀에서 얼마든지 주전으로 뛸 수 있을 정도로 면면이 화려하다.

이미 유창현이 기회가 주어질 경우 얼마든지 제몫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유창현은 자신의 네번째 K리그 클래식 출전이었던 성남전에서 공에 대한 집중력을 끝까지 잃지 않으며 선제골을 넣었다.

더블스쿼드의 운용 폭을 조금 더 넓혀 주전들이 한 경기라도 쉴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줄 수 있다면 체력을 다시 끌어올려 집중력을 되살릴 수 있다.

6월 K리그 클래식에서 만나는 팀들이 포항, 서울, 울산, 수원 등 전력이 만만치 않은 팀이긴 하지만 주전과 후보 선수들의 적절한 조합을 통해 경기력 저하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

이미 문제점은 나왔고 어느 정도 해결책도 보인다. 자칫 성남전 패배가 선수단에 큰 타격이 돼 분위기까지 흔들린다면 전북으로서는 최악의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얼마나 전북이 정신력과 집중력을 추스리고 찾아온 슬럼프를 얼마나 빨리 해결할 수 있느냐에 따라 올 시즌 성적도 결정될 것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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