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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여전사 '오타와의 기적', 여자월드컵 첫 16강 감동을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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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여전사 '오타와의 기적', 여자월드컵 첫 16강 감동을 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6.18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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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골 내준 뒤 후반 조소현·김수연 연속골로 스페인에 2-1 극적 역전승…프랑스와 8강행 맞대결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기적이었고 투혼이었다. 선제골을 내주며 어렵게 경기를 끌고 갔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월드컵 두 번째 출전만에 16강의 꿈을 이뤄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 랜스다운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와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E조 마지막 경기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8분 '캡틴' 조소현의 헤딩 동점골과 함께 후반 33분 김수연의 천금 결승골로 2-1로 이겼다.

월드컵 6경기 만에 '꿈의 첫 승'과 함께 16강 진출까지 모두 이뤄낸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1승 1무 1패, 승점 4로 E조 2위 자격으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 김수연(오른쪽)이 18일(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 랜즈다운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FIFA 여자월드컵 E조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33분 역전 결승골을 넣은 뒤 지소연(왼쪽에서 두번째) 등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은 오는 22일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을 돌아가 F조 1위에 오른 프랑스와 8강 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프랑스는 12년 전 미국 여자월드컵에서 한국의 두 번째 상대였다. 당시 한국은 아쉽게 0-1로 졌다.

같은 시간 벌어진 경기에서는 브라질이 코스타리카를 1-0으로 꺾었다. 이미 조 1위를 확정지었던 브라질은 3연승을 거뒀고 2무 1패의 전적으로 조 3위에 그친 코스타리카는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밀려 탈락했다. 1무 2패의 스페인은 최하위로 밀렸다.

무조건 이겨야만 16강에 갈 수 있었던 한국이 꺼내든 '필승 카드'는 박은선이었다. 박은선을 최전방으로 세우고 지소연에게 지원을 맡기는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선발로 유영아 대신 박은선을 내보낸 것을 빼면 코스타리카전과 같은 구성이었다.

그러나 코스타리카전에서 공간 뒤가 열리면서 2실점한 것이 부담이 됐는지 뒤로 물러서면서 전반에는 이렇다 할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뒤로 물러선 것까지는 좋았지만 스페인의 좌우 측면 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전반 1분과 3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모두 나탈리아 파블로스로 향하면서 위기를 맞았던 한국은 중원을 내준채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전반 29분 선제골을 내준 것 역시 측면이 뚫렸기 때문이었다.

코스타리카전에서 부상을 당해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김혜리가 마르타 코레데라를 제대로 막지 못해 왼쪽 크로스를 허용, 베로니카 보케테에게 실점했다. 크로스를 내준 것도 문제였지만 중앙에 심서연, 황보람 두 중앙 수비수가 있었음에도 보케테에게 너무 편하게 슛을 허용했다.

스페인의 파상 공세를 전반에 한 골로 막아낸 한국은 김혜리를 빼고 김수연을 내보내 오른쪽 측면 수비를 보게 했다. 여기에 조금 더 수비라인을 올리면서 공격에 나섰다.

라인을 올린 것은 후반 시작 8분 만에 효과를 봤다. 오른쪽에서 스루 패스를 받은 강유미의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정확하게 조소현에게 연결됐고 헤딩골이 터졌다. 코스타리카전에서 전가을이 헤딩으로 역전골을 넣은 것과 흡사한 장면이었다.

균형을 맞추면서 자신감을 갖게 된 한국은 후반 14분 발목을 절뚝이던 박은선을 빼고 유영아를 투입, 공격을 강화했다. 역시 승리해야만 자력으로 16강에 나갈 수 있는 스페인도 파블로스를 빼고 소니아 베르문데스를 넣으며 공세를 강화했다.

한국은 마지막 카드로 후반 32분 강유미를 빼고 박희영을 투입하며 역시 승리를 위한 공격을 강화했다. 비기나 지나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였기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한국의 투혼은 후반 33분 빛을 발했다. 김혜리 대신 후반 교체 투입된 김수연이 오른쪽 돌파 뒤 크로스를 올린 것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흔히 말하는 '슛터링'이었다.

그래도 한국은 12분 정도를 더 버텨야만 16강에 나갈 수 있었다. 코스타리카전에서 마지막 1분여를 버티지 못하고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했던 아픔이 스페인전에서는 오히려 교훈이었고 보약이었다. 이판사판으로 달려드는 스페인을 맞아 끝까지 수비 집중력을 유지해가며 필사적으로 맞서며 승리를 지켜냈다.

후반 추가시간 마지막 순간 아크 근처에서 프리킥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소니아의 킥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갔다. 곧바로 주심의 휘슬이 울렸고 그렇게 16강 진출의 꿈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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