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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 '도미노 대박', KBO리그는 살아 숨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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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 '도미노 대박', KBO리그는 살아 숨쉰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6.24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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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이성열-장성우 이어 1군 출전 없던 오정복 결승홈런, 5건 트레이드 긍정적 효과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맞는 순간 홈런임을 알아차렸다. 오정복(케이티)은 두손을 번쩍 들고 1루를 향해 달려나갔다.

올 시즌 NC에서 1군 경기에 단 한 차례도 나서지 못했던 오정복은 지난 주말 수원에 둥지를 틀자마자 한을 풀었다. 오정복은 23일 수원 LG전에서 역전 스리런포를 날려 승리를 이끈 뒤 “이적 후 첫 경기라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좋은 경기를 하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이 간절함을 잊지 않고 활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수 맞교환이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시즌 초만 해도 ‘뼈대’였던 박세웅-용덕한 배터리를 보내고 케이티를 재편한 조범현 감독은 “역시 명장”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대박 트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다.

▲ 롯데 시절 강민호의 백업이었던 장성우는 케이티로 이적한 후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사진=케이티 위즈 제공]

◆ 이성열-장성우, 알짜 영입의 표본 

오정복 이전에 이성열이 있었다. 이택근, 유한준, 문우람, 박헌도, 고종욱, 강지광 등 우수한 외야 자원이 즐비한 넥센에서 이성열의 자리는 없었다.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됐지만 2년간 5억 원의 헐값으로 원소속팀에 남아야만 했다.

시즌 초 예상치 못했던 절호의 찬스가 왔다. 토종 투수가 부족한 넥센이 양훈을 원하며 허도환과 함께 한화로 적을 옮긴 것. 이성열은 팀 합류 첫 날이던 지난 4월 9일 대전 LG전에서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팀 승리의 선봉에 섰다.

특히 2-3으로 뒤진 6회말 2사 1루에서는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역전포를 날려 한밭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지난달 30일 울산 롯데전에서도 1-2로 뒤지던 8회초 대타로 들어서 중월 3점홈런을 날려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성열의 한 방은 한화의 승리를 의미한다.

케이티의 안방을 꿰찬 장성우는 두말할 것도 없다. 롯데 시절 강민호의 백업이 한계였지만 이제는 매 경기 1회부터 마스크를 쓰며 기량을 갈고 닦는중이다. 수비형 포수였던 그는 타율 0.295를 기록하며 방망이도 괜찮은 선수임을 증명해내고 있다.

▲ 이성열은 한화로 이적한 첫 경기에서 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장타력을 갖춘 한화의 히든카드로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이적생 활약상, KBO가 건강하다는 증거 

오랜 기간 8개 구단 체제를 유지해왔던, 재벌들의 전유물이었던 한국 야구는 2008년 모기업 없이 스폰서만으로 운영되는 넥센의 참여로 큰 폭의 변화를 맞았다. 하위권에 머무르던 넥센은 활발한 트레이드로 팀의 기틀을 다졌고 2013년부터는 트렌드를 주도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큰 화살로 돌아올까 두려워 트레이드에 인색했던 기존의 구단들도 마음을 고쳐먹었다. 2013년 NC, 2015년 케이티의 1군 합류로 트레이드는 더욱 활발해 졌다. 올해만 해도 벌써 5건의 트레이드가 터졌다. 준척급 선수들이 새 야구인생을 여는 일이 잦아졌다.

넥센에서 자취를 감췄던 허도환이 한화 안방에 숨통을 틔웠다. 이성민은 불펜이 허술한 롯데로 옮겨 필승조로 거듭났다. 백업포수 부재로 김태군이 피로감을 느끼던 찰나 NC는 용덕한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롯데서는 타석이 고팠던 하준호도 원없이 경기에 나서고 있다.

메이저리그(MLB)나 유럽축구리그를 보면 하루가 멀다하고 이적 소식이 들린다. 팬들의 관심이 끊일 날이 없으니 스토리도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된다. 트레이드가 활발하다는 것은 리그가 살아 숨쉰다는 의미, 34세 KBO리그는 건강하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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