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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가져야할 여러 역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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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가져야할 여러 역량들
  • 박용진 편집위원
  • 승인 2014.04.10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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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프로야구가 개막 2주차에 접어들었다. 팀별로 최대 10경기에서 최소 7경기를 치렀다.

그런데 벌써부터 선수기용에 대해서 말들이 나오고 있다. 감독의 선수기용에는 사심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 경기에서 승리 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호불호가 있게 마련인데 이것을 최대한 배제할 수 있어야 명장이 될 수 있다.

행여나 자신의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어도 실력이 있는 선수라면 적재적소에 기용해야 하는 것이 프로스포츠 감독의 기본 자세다. 경기의 주체는 감독이 아니고 선수라는 생각을 확실하게 가져야 한다.

명장은 잘못을 부하에게 돌리지 않는 법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래 왔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LA다저스의 홈 개막전. 경기 시간을 잘못 알았던 야시엘 푸이그는 팀의 타격 훈련이 끝날 시점이 되어서야 경기장에 도착했다. 지각한 푸이그가 선발 명단에서 빠진 것은 당연한 일.

▲ 왼쪽부터 토니 라루사, 조 토레, 바비 콕스 감독. 세 감독은 뛰어난 역량으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셋의 통산 승수를 합치면 7558승이다.

그가 빠진 가운데 선발 라인업에 갑작스레 포함된 맷 켐프는 잡을수 있는 뜬공을 놓치며 류현진에게 부담을 줬다. 푸이그의 지각 사태로 인해 팀 분위기가 산만해진 다저스는 홈팬들 앞에서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에게 대패하고 말았다.

경기 후 기자들은 패장인 돈 매팅리 감독에게 푸이그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매팅리 감독은 기자들의 질문에 자세히 답변을 하면서도 한 번도 푸이그를 비난하는 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앞으로 더 성숙해야 한다는 말을 했을 뿐이다. 이런 선수에 대해서 감독은 솔직한 속내를 공개적으로 털어놓을 수 없다. 앞으로 긴 여정을 함께 해야 하기에 그렇다.

잘하는 선수라고 해서 지각을 했는데도 예외 규정을 둔다면 감독은 통솔력을 잃게 된다. 제2, 제3의 푸이그가 나타날 때 어떻게 하겠는가?

덧붙이자면 감독은 큰 경기는 베테랑들이 이끌어 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무명의 선수를 기용해 성공하면 감독이 간혹 여기에 우쭐하는 경우가 있다. 영웅 심리가 발동해 깜짝 선수를 빈번히 기용하게 되는데 이는 대단히 위험한 생각이다. 신인들은 반짝 잘할 수는 있지만 오랫동안 활약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경기에서 빛을 발하는 베테랑 선수는 많은 시행착오와 오랜 경험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감독은 심리적으로 완전하지 않은 선수를 성숙한 단계로 끌어 올려 활용해야 한다. 카운슬러 역할도 잘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저런 다양한 개성의 선수들을 품고 가야 하고 기강도 확립해야 하며 경기도 승리해야 하기 때문에 감독의 자리가 어려운 것이다.

특히 코칭스태프는 경기 중 덕아웃에서 말을 조심해야 한다. 표정관리도 잘해야 한다. 일본의 유명 스타 출신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나가시마 감독은 경기 중 화를 참지 못하고 말을 함부로 내뱉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선수들은 감독 옆에는 얼씬도 하지 않으려 했다. 때때로 감독은 친구로, 형님으로, 선생님으로 변해야 한다.

선수기용 능력을 비롯한 감독의 여러 능력에 따라 경기의 승패와 팀 전체의 분위기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런 점들을 잘 유념하고 활용하는 감독만이 훌륭한 성적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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