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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김보아, 낭만자객의 칼끝이 향하는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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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김보아, 낭만자객의 칼끝이 향하는 곳은?
  • 김주희 기자
  • 승인 2015.07.06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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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김주희 기자] “와우!”

복면을 벗고 얼굴을 드러내자 청중석에서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누구도 예상을 못한 의외의 인물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걸 그룹을 잘 모르는 팬들로선 낯선 김보아였기 때문이다. 다들 낭만자객을 내공과 연륜을 갖춘 관록의 가수라고 추측했으나 보기 좋게 빗나간 순간이었다.

낭만자객이 만일 아이돌이라면 복면가왕의 대사건이라고 주장했던 한 작곡가의 말이 현실이 됐다.

이 놀라운 현실에 안방 시청자들도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5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는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자리를 노리는 실력자들의 대결이 그려졌다. 이날 내 칼을 받아라 낭만자객은 임정희의 'Music is my life'를 열창해 우체통을 꺾고 클레오파트라와 승부를 펼치게 됐다. 하지만 낭만자객은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를 꺾지 못했다. 결국 클레오파트라는 7대 가왕의 자리에 올랐다. 낭만자객의 정체는 스피카의 김보아, 소녀감성 우체통 정체는 가수 린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전했다.<사진 = MBC 방송캡처>

아울러 낭만자객의 복면 속 김보아 얼굴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일부 팬들은 김보아를 보면서 정말 우리가 사는 세상은 공정하고 공평한가 하는 생각에 젖어들었다고 말한다.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우리는 능력 있는 사람이 그만큼 대우를 받아야 좋은 사회라고 배웠다. 하지만 현실은 그럴까?

아무리 노래를 잘해도 그 밖의 다른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빛 보지 못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가요계는 하나의 예일 뿐이다.

어찌보면 그들에겐 부조리한 세상이 아닐 수 없다. 복면가왕 김보아는 멋진 노래로 우리가 얼마나 많은 편견과 선입견을 갖고 사는지 일깨워줬다. 마치 둔기로 뒤통수를 맞은 얼얼한 느낌이다.

김보아로선 실로 얼굴을 가리고 나와야만 진가를 발휘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서러운 세상이 아닐 수 없다. 복면가왕 무대에서 이렇게 빛을 본 이들은 적지 않다.

1,2대 ‘복면가왕’이었던 ‘황금락카 두통썼네’ 루나도 낭만자객 김보아와 같은 처지였다. 그동안 김보경의 '혼자라고 생각말기', 박정현의 '편지할게요' 등 난이도 높은 노래를 열창했고, 이에 연예 판정단은 별 의심없이 꽤 경륜을 갖춘 유명 보컬리스트가 아닐까 추정했다. 하지만 막상 가면을 벗고 보니 걸그룹 멤버 루나였다. 낭만자객 김보아도 루나가 얼마전 전해줬던 그 놀라움과 충격의 강도를 다시금 선사했다.

김보아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난 스피카의 김보아다. 가왕이 안 됐지만 아쉬움 없다. 지금 너무 좋다. 내가 올해 서른인데 뭔가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더 멋있게 살자는 느낌으로 출연하게 됐다"면서 "과거 이효리 '톡톡톡' 코러스를 했고 티아라, 카라, 포미닛, 소녀시대, 인순이의 코러스를 했다. 솔직히 나중에 좀 많이 힘들었다. 계속 남의 앨범에 목소리가 들어가니까 많이 속상하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사진 = MBC 방송 캡처>

어쩌면 김보아가 복면을 쓴 것은 그동안 알게 모르게 자신이 경험하고 느꼈음직한 대중의 편견과 선입견 때문이지 않았을까?

그것은 견고한 벽으로 작용해 그들을 낙담하고 좌절케 한다. 가수가 노래를 아무리 잘 불러도 인정받거나 성공할 수없는 씁쓸한 현실. 비단 그것은 그녀만의 고민은 아니리라.

세상의 모든 이들이 갖고 있는 편견이 사라질 때까지 복면가왕은 쭈욱 계속 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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