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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남주혁, 연기 코트에 서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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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남주혁, 연기 코트에 서다 [인터뷰]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7.06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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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농구선수 출신 모델'로 알려져있던 남주혁(21)의 이름 앞에 '배우'가 붙었다. 남주혁은 이제 농구코트를 떠나 연기라는 경기장에 들어섰다.

KBS 2TV 드라마 '후아유-학교2015'에서 남주혁은 수영선수 한이안 역으로 이은비(김소현)와의 풋풋한 감정을 오갔다. '학교' 시리즈가 키워낸 무수한 스타들처럼, '후아유' 역시도 신선한 배우들을 배출했다.

[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이상민 기자] '후아유'는 지난해 '잉여공주'에 이은 남주혁의 두번째 출연작이다. 종영 후 일주일만에 만난 남주혁은 "'후아유'를 처음부터 다시 보면서 부족한 점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그의 말을 빌자면 "준비하는 시간이 있어야 더욱 좋은 모습으로 다음 작품에 임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 방송 전에 "'후아유'로 얻고 싶은 것이 뭐냐"고 물었을 때,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만큼 '계속 보고싶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 좋겠다"고 답했던 기억이 난다. 좀 실현된 것 같나. '후아유'를 통해 무엇을 얻었나.

▲ 남주혁 '학교'같은 명성있는 작품의 주인공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연기인생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고, 그래도 '조금은 하는구나' 이 정도 생각해주셨다면 만족한다. 무엇보다 얻은 것은 자신감이다. 선생님들께서 "연기하려 하지말고 실제의 너처럼 자신감있게 대하라"고 하셨고, 감독님, 카메라감독님들도 "처음이니까 자신감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 주셨다. 자신감이 생기고 편해지다보니 뭔가 한 가지 더 시도해보고 싶고, 말도 안 되는 애드리브가 생각나기도 했다.

- 자신감이 부족했다는 건 연기에 익숙하지 않아서였나.

남주혁 날 비추는 카메라들이 여럿이고, 수많은 분들이 내 연기를 주목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긴장이 많이 됐다. 이런 부분은 점점 적응됐지만 그 이후로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야기가 점차 복잡해졌다. 이안이는 부상을 당하고, 은별이는 은비고, 은비는 은별이고….(*'후아유'에서 이은비는 고은별인 척 학교생활을 했다) '멘붕'의 연속이었다. 감정선을 끌고 가기가 내 선에는 한계에 도달한 듯한 느낌이 들어서, 어떻게든 붙잡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하지만 연기를 보는 입장에선 '학교' 시리즈를 거치면 다들 그렇게 연기력이 크게 느는 건가 생각이 들었다. 비결은 뭐였나.

▲ 남주혁 정말?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시나. 감사하다.(웃음) 사실 나는 연기가 늘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전혀 없다. 촬영을 계속하면서 처음보다 편해지긴 했지만, 연기력이 늘었다거나 잘하게 됐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오히려 갈수록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 더 나은 연기를 위해 '이런 것까지 해봤다'는 노력같은 것이 있나.

▲ 남주혁 부족한 점이 많은데, 지금 생각나는 건 사투리조를 고치려고 노력했던 거다. 굉장히 노력했는데도 어쩔 수 없이 한 번씩 나올 때가 있었다. 은별이와 수영장 앞에서 약속하는 장면을 다섯 번 정도 찍었다. 나는 내가 완벽한 표준어를 하는 줄 알았는데, 음향감독님께서 다시 해 보라고 하시는 거다. 나중에 방송을 보니 아, 내가 저렇게 했구나 알았다. 이렇게 감독님들이 많은 신경을 써 주셨고, 촬영장면 중 좋은 컷만 써 주시고 좋은 연출을 해 주신 덕분에 연기가 조금이나마 괜찮게 보여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많이 듣는 편인가. '후아유'를 통해 팬도 많이 늘었는데 모니터는 좀 했나.

▲ 남주혁 학교를 같이 다닌 동네 친구들이 직설적인 조언을 많이 해 준다. '이건 좀 아니다' '이건 못했다'는 식으로.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좋은 자극제가 된다. 친구들의 부모님들까지 드라마를 보시다보니 객관적인 시청자의 입장에서 말씀을 많이 해 주셨다.

그런데 남주혁의 팬이 아니라 한이안의 팬들이시지 않을까. '다음 작품에는 끝까지 멋있는 캐릭터로 가면 좋겠다'고 의견을 주신 걸 본 적이 있다. 그래서 보면서 새겨듣고.(웃음)

- 모델 활동,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후아유' 출연까지. 짧은 시간 내에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만큼 부담도 있을 것 같다.

▲ 남주혁 알아봐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모습에 감사하지만 많은 관심을 받다보니 지금 부담과 긴장이 엄청나다. 지금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혹시나 그렇지 않을까봐서. 일상에서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가도 문득문득 '연기를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 사람들과도 연기, 영화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하게 됐고 그 끝은 항상 '연기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로 이어진다.

- 그렇게 연기에 열심히 임하게 된 계기가 있나.

▲ 남주혁 지난해 '잉여공주'가 끝날 때쯤에 '내가 연기를 잘했을 때의 모습을 화면으로 보게 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 궁금해졌다. 당시 감독님께서 나를 정말 좋게 봐 주시고 캐스팅을 강하게 원하셔서 출연했지만, 사실 그땐 정신이 없었다. 연기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젠 내 문제가 무엇인지 알았으니 남은 건 하루도 빠짐없이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기에서 끝장을 보겠다'고 스스로 약속했다.

 

- '끝장을 보겠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노력적인 부분은 살아온 생각이나 성격도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 

▲ 남주혁 어렸을 때부터 운동, 모델을 하면서 뭐든 어설프게 하는 게 싫었다. 이왕 하는 거면 반드시 잘 하고야 말겠다고 늘 생각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3학년 때까지 농구선수 생활을 했는데, 처음엔 우연한 기회로 별 고민없이 시작했다. 공부 쪽으론 아니니까 아버지께선 운동이라도 시켜보자 하신 것 같다.(웃음) 아버지가 야구를 무척 좋아하시고, 부산이 야구로 유명하다보니 내게도 야구를 권할까 생각하셨다. 그런데 우연히 집 근처에 농구 코트가 생기면서 농구를 시작했다.

운동부에 들어간 첫날엔 '매일 농구시합 나가겠구나' 생각하고 정말 행복했다. 그리고 둘째날에 울면서 돌아왔다. 아침부터 산을 타고 바닷가를 뛰다보니 집에 가서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많이 울었다. 하지만 그때 포기했더라면 지금같은 생각도 얻지 못했을 거다.

- 운동을 했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 남주혁 그래서 운동을 했던 것에 대해 너무나 감사하다. 선후배와 감독님께 지켜야 하는 예의를 배웠고, 학교를 대표하는 운동부로서 항상 모범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배운 점 중 하나는, 뭐든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연습과 실전은 다르지 않나. 농구도 혼자 연습만 하기보다는, 직접 감독님께 혼나고 욕도 먹어야 뭐가 문제인지 알고 극복해 나갈 수 있다. 연기도 몸으로 부딪히며 혼나서 깨지기도 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혼자 연습만 하는 사람과 경기를 통해 부딪히면서 성장하는 사람 간엔 차이가 난다.

- 이 마음가짐이 연기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 남주혁 운동을 할 때도 잘 하고 싶다는 마음에 오후 7시에 단체훈련이 끝나면 남아서 11시까지 개인연습을 빠짐없이 했다. 농구에만 신경을 쓰고 노력했더니 실력이 늘지 않을 수 없었다. 농구를 하면서 몇 백개의 슛을 던지는데, 이 무수한 노력은 골인을 위한 기본이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아주 기본적인 발음, 발성 연습부터 시작해서 그 이상의 완벽을 위해선 노력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한다. '연기선수'라는 마음가짐으로 훈련하듯 임할 거다.

 

[취재후기] 인터뷰 자투리. '후아유'를 보면서 궁금했던 것 중 하나는, 배경으로 경남 통영이 등장했음에도 출연 배우들이 사투리를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주혁도 의견에 동의했다. "어, 맞아요! 저도 보면서 '통영 사람인데 왜 서울말을 쓸까' 궁금했어요. 저 혼자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싶었지만요. '후아유'의 또다른 미스터리가 아닐까요? 하하하."

남주혁과의 인터뷰 내내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신인의 기분좋은 열정이었다. 막 연기에 발을 들인 이 신인이 펼칠 내일이 기대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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