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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할 것 없다'던 김승대, 포항 '제로톱' 첨병으로 대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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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할 것 없다'던 김승대, 포항 '제로톱' 첨병으로 대도약
  • 강두원 기자
  • 승인 2014.04.1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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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포함 13경기 9골, 물오른 득점감각으로 리그 선두와 ACL 16강 진출 이끌어

[스포츠Q 강두원 기자] 포항 스틸러스의 최전방에는 175cm 64kg의 작은 체구로 상대 진영을 분주히 뛰어다니는 선수가 있다. 공격수와는 어울리지 않는 등번호인 12번을 달고 포항 '스틸타카' 전술의 마침표를 찍는 이는 올 시즌 물오른 골감각을 뽐내고 있는 김승대(23)다.

16일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5차전에서 포항 스트라이커 김승대는 손준호의 어시스트를 받아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세레소 오사카를 상대로 2-0 완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11일 태국 부리람 원정경기부터 ACL 4경기 연속골 행진을 이어가며 팀이 이날 16강 진출을 확정짓는데 선봉이 됐다. 5경기 4골로 올 시즌 ACL 골 순위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김승대가 ACL에서 기록한 골의 순도 또한 상당히 빛난다. 부리람 원정경기에서는 전반부터 승기를 잡아내는 추가골을 성공시켰고 지난달 18일 산둥과의 홈경기에서는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33분 절묘한 돌파와 슛으로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 포항 김승대가 12일 제주전에서 후반 33분 팀의 3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팬들을 향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포항 스틸러스 제공]

포항은 김승대의 물오른 골감각과 ‘에이스’ 이명주의 맹활약에 힘입어 마지막 부리람전과 상관없이 G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김승대는 2013시즌 포항에 입단한 2년차를 맞이하는 아직 풋풋한 신예라고 볼 수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 포항의 공격을 이끌었던 황진성의 부상으로 인해 출전기회를 잡으며 포항 팬들의 눈에 띄기 시작했다.

올 시즌에는 제로톱 공격라인의 최전방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승대이지만 지난 시즌에는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아 21경기(교체 12경기)에 3골 6도움을 기록하며 루키답지 않은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다. 특히 2013시즌 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리그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던 전북을 만나 프로 데뷔골을 터뜨리며 팬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겨줬다.

이제 갓 프로무대에 데뷔한 신인으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김승대는 올 시즌 이명주와 함께 포항을 이끌고 있는 핵심 선수로 급성장했다.

포항은 올 시즌도 모기업의 투자 감소로 인해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치러야 하는 위기에 봉착했고 황진성을 비롯해 노병준, 박성호 등 공격진의 핵심 선수들이 대거 빠져 나가면서 상대 수비수를 괴롭힐 마땅한 공격수가 부족했다.

어쩔 수 없이 올해도 ‘쇄국축구’를 펼쳐 나가게 된 ‘황선대원군’ 황선홍 감독은 스트라이커자리에 김승대 카드를 꺼냈다. 스트라이커 자원이 없다면 공격능력이 뛰어난 미드필더를 전방에 배치해 많은 움직임과 패스로 상대를 흔들겠다는 ‘제로톱’ 공격전술을 시도한 것이다.

▲ 16일 열린 2014 AFC 챔피언스리그 G조 5차전 세레소 오사카전에서 추가골을 성공시킨 김승대(오른쪽)이 이명주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러나 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처지며 다소 무모한 시도가 아니었냐는 평가도 있었지만 유스 시절부터 오랜 시간 발을 맞춰왔던 포항 선수들은 점차 탄탄한 조직력을 뽐내며 승승장구를 거듭했고 그 속에서 김승대의 골감각은 다시금 빛이 났다.

김승대는 리그에서만 5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전북전에서 1골 1도움으로 기록하며 3-1 승리를 이끈 이후 12일 제주전까지 4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고 있다. 울산 현대의 김신욱과 득점 선두를 기록하고 있고 ACL까지 더하면 13경기에서 9골이라는 가공할 득점력을 뽐내고 있더.

김승대가 이번 시즌 무서운 발끝을 보여주는 요인은 지난해에 비해 침착함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시즌 스피드는 뛰어나지만 세밀함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나이가 어린 만큼 체력적인 부분은 좋지만 문전 앞에서 골찬스를 자주 놓치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지난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확실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김승대는 ACL 3차전 산둥전에서 골을 기록한 이후 “경기에 들어가기 전 떨림이 줄어들어 제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고 밝히며 높아진 골결정력의 요인을 밝혔다.

황선홍 감독 역시 16일 세레소 오사카전을 승리한 이후 쐐기골을 넣은 김승대를 향해 “동료들과 함께 축구를 즐길 수 있는 선수다. 오늘 김승대가 잘해주면서 경기를 풀어가는 데 여유가 생겼다”며 추켜세웠다.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포항에 우선지명됐지만 프로에 진출하지 않고 영남대로 진학했던 김승대는 당시 “포항에 입단한다 해도 처음부터 욕심내지 않을 생각이다. 천천히 성장해서 포항에서 최고가 되고 K리그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 전혀 급한 마음이 없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골 욕심과 함께 팀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활약을 보이고 있는 김승대다. 앞으로 포항의 기대주에서 에이스로 거듭나는 그의 도약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kdw09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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