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4:17 (금)
[멀티줌Q] SK와이번스 세든, 승리 일군 그의 습관은?
상태바
[멀티줌Q] SK와이번스 세든, 승리 일군 그의 습관은?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5.07.23 1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영국을 대표하는 시인 존 드라이든(John Dryden)은 습관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처음에는 우리가 습관을 만들지만, 그 다음에는 습관이 우리를 만든다.'

가을야구를 위해 상위권 도약이 절실한 SK는 후반기 첫 경기를 맞아 선발 투수로 크리스 세든을 내세웠다. 지난 9일 부상 당한 밴와트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다시 한국 무대를 밟은 세든은 복귀전인 NC와의 경기에서 3⅓이닝 동안 5실점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팀의 후반기 도약과 본인의 명예회복을 위해 두산과의 이번 경기는 특히 중요했을 터, 마운드에 오르는 세든의 표정은 비장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러나 두산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1회부터 안타가 터졌고 만루까지 만들어내며 세든을 괴롭혔다. 침착하게 무실점으로 마무리하며 더그아웃을 향하는 세든이었지만 표정이 좋을 리 없다.

 

유난히 습한 날씨 때문인지 마운드에서 연신 땀을 훔치는 세든은 특유의 엉거주춤한 투구폼으로 이어진 이닝들을 소화했다. 폼이 이상하면 어떠랴? 복귀 첫승을 위해 공 하나에 혼신을 다하는 세든의 모습은 카메라를 통해 지켜보는 기자의 눈에도 안쓰러울 정도였다.

 

1회 말 최정의 투런, 2회 말 김성현의 스리런, 3회 말 정상호의 투런은 세든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다. 6이닝 1실점, 승리요건을 갖추며 마운드를 내려오는 세든이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고개를 푹 숙인 채 더그아웃을 향하고 있었다.

 

두산 로메로의 추격 스리런이 터졌지만 SK 김연훈의 솔로 쐐기포가 터지며 이날 경기는 8-4, SK의 승리로 끝이 났다. 승리투수가 된 세든은 기뻐할 법도 한데 여전히 시크한 표정으로 팬들을 향해 인사를 했다. 만족을 모르는 세든인 것이다. 히딩크가 말한 것처럼 '여전히 배고픈' 선수인 것이다.

 

돌이켜 보면 SK선수들의 홈런쇼가 승리의 큰 이유였겠지만 결정적인 위기상황을 관록투로 잠재운 선발 세든의 역할이 훨씬 컷던 경기였다. 한화 김성근 감독의 일구이무(一球二無)처럼 공 하나를 허투루 던지지 않았던 세든의 모습이 생각났다.

 

그리고 위기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세든이 습관적으로 선보인 기지개 켜기, 땀 닦기, 옷 매무새 다듬기가 새삼 떠올랐다. 이제 그 소소한 의식들이 세든에겐 '승리의 습관'으로 기억될 것이다. 공 하나에 혼신을 다하는 세든의 '습관'이 SK를 가을야구로 인도할지 지켜볼 일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