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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문성민 선전포고, '월드리그 악몽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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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문성민 선전포고, '월드리그 악몽 없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7.29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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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선수권대회 출격 앞둔 문성민, "후배들을 다독여 팀을 하나로 만들겠다"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이 구성돼 분위기가 좋다. 후배들을 다독여서 팀을 하나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년 반 만에 태극마크를 단 소감이 자못 결연했다. 부상 때문에 국제대회에서 꿈을 펼치지 못했기에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맞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한국 남자배구의 거포 문성민(29·현대캐피탈)의 이야기다.

문성민은 오는 31일부터 이란 테헤란에서 열리는 제18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12명의 최종명단에 포함됐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진출의 첫 관문이 바로 아시아선수권대회이기 때문에 최정예로 선수들 구성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공격력이 빼어난 문성민이 대표팀의 선봉에 섰다.

▲ 문성민이 무릎 부상을 털고 2년 6개월 만에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사진=스포츠Q DB]

문성민에게 2013년은 ‘악몽’ 그 자체였다. 월드리그 일본전 도중 백어택을 시도하다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진단 결과는 왼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 재활로 반년이나 코트를 떠나 있어야 할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당시 문성민의 부상은 한국 남자배구에도 큰 타격이었다. 물이 오를 대로 올라있던 문성민을 잃은 한국은 18년 만에 기대를 걸었던 월드리그 결선리그 진출에 실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2년 6개월이 흘렀다. 그간 문성민은 부상과 후유증 때문에 국가대표에 합류하지 못했고 소속팀 경기만 뛰었다. 서서히 무릎 부위를 회복시키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문성민은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를 통해 월드리그에서 못다 했던 에이스 역할을 해낼 참이다.

무릎 상태가 썩 좋진 않다. 문성민은 “(다쳤던 무릎은) 나쁘지 않다”면서도 “정상적인 컨디션은 아니다. 인대가 긴장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문성민의 무릎은 양쪽 모두 좋지 않은 상태다. 왼 무릎을 다친 뒤 의식적으로 오른 무릎을 많이 사용하다보니 부하가 걸렸다. 27일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가진 첫 훈련이 끝난 뒤 문성민의 무릎은 부어올랐다. 그는 “훈련이 끝나면 열이 많이 나고 부어오른다. 통증이 있다”고 말했다.

문성민은 이번 대회에서 라이트로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할 전망이다. 소속팀에서 외국인 공격수 아가메즈와 케빈이 라이트로 뛸 때는 레프트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최태웅 신임 감독 체제로 바뀐 뒤 라이트로 변신했기 때문에 대표팀 훈련은 어렵지 않게 적응하고 있다.

문성민은 “레프트는 수비 부담이 있는 반면 라이트는 수비를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 공격에 치중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국가대표에선 줄곧 라이트로 뛰었기 때문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전 감각이 부족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문성민은 이달 초 청주에서 열린 KOVO컵대회에서 원 포인트 서버로 뛰며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대비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실전 감각을 완전히 회복시키긴 힘들었다. 문성민은 “부담되는 것이 있다면 경기를 안 뛴 거다. 사실상 지난 시즌이 끝나고 경기를 뛰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비록 무릎이 성치 않지만 문성민은 밝은 표정을 유지한다. 어느덧 대표팀 내 고참이 됐기 때문. 주장 권영민(35·KB손해보험)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문성민은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많이 바뀌다보니 팀 내 두 번째 고참이 됐다”며 웃었다.

▲ 어느덧 대표팀 내 고참급이 된 문성민은 "후배들을 다그치기보다는 격려하면서 팀을 하나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진=스포츠Q DB]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은 잘 알고 있었다. 바로 ‘팀 융화’였다. 문성민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이 구성돼 분위기가 좋다. 내가 맞춰서 나갈 생각”이라며 “고참이라고 해서 쓴 소리보다는 후배들을 다독여서 팀을 하나로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월드리그에서 일본에 1승 3패로 밀리는 등 아시아팀들을 상대로 고전하고 있는 한국은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중국에 두 단계 이상 차이로 밀리지 않는 한 리우 올림픽 세계예선전 참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통증이 남아있지만 부상과 트라우마를 이겨내며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고참 대열에 합류한 문성민이 2년 전 아쉬움을 털어낼 준비를 모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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