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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만 3번째' 브렛 필은 광주의 슈퍼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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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만 3번째' 브렛 필은 광주의 슈퍼스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7.29 2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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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돌잔치도 가져, 한국형 외인의 정석... KIA팬 사랑 독차지

[광주=스포츠Q 민기홍 기자] “타이거즈 브렛 필, 오오오오오오오~”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 브렛 필(31)의 응원가가 한동안 울려퍼졌다. 필은 광주 시민이나 다름없다. KIA팬들은 그 어떤 토종 선수 못지않게 필을 사랑한다. KBO리그 2년차를 맞은 이 외국인 선수는 광주 최고의 슈퍼스타다.

필은 29일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와 홈경기에 3번타자 1루수로 출전했다. 네 타석 동안 존재감을 보이질 못했다. 1회말에는 1사 1루에서 유격수 병살타를 치고 고개를 숙였다. 3회말 우익수 뜬공, 5회말 3루 땅볼, 8회말 삼진을 당했다.

▲ 필(오른쪽)이 29일 광주 SK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후 김기태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이번 시즌만 세 번째 끝내기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9회말 1사 만루, 대타 황대인이 삼진을 당하며 끝내기 찬스가 찾아왔다. 전 타석들처럼 무기력하게 물러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필은 정우람의 2구째 낮은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중간 적시타를 만들었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왔다. 전날 김원섭의 끝내기 스리런으로 웃었던 KIA는 이틀 연속 기적의 역전승을 거두며 최고의 팬서비스를 선사했다.

필은 경기 후 “최근 들어 나쁜 공에 배트가 나가면서 부진했다. 오늘 역시 앞선 타석에서 부진했는데 마지막에 큰 찬스가 와서 더욱 집중했던 것이 좋은 결과가 됐다”며 “팬들의 응원으로 힘을 낼 수 있었다. 끝내기 안타라고 확인한 순간 정말 짜릿했다.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는 겸손한 소감을 남겼다.

스스로를 낮췄지만 KIA는 필이 없으면 타순에 초비상이 걸린다. 막내 구단 kt보다도 낮은 팀 타율로 이 부문 꼴찌를 달리고 있기 때문. 필은 0.323, 15홈런 66타점으로 KIA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다. 김주찬이 부상으로 라인업에서 자주 제외되는 가운데서도 필만큼은 늘 자리를 지킨다. KIA가 이번 시즌 만들어낸 끝내기 7승 중 무려 3번의 필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 지난 27일 광주 시내에서 딸 킨리의 돌잔치를 연 필.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지난 27일 필은 광주에서 딸의 돌잔치도 가졌다. 그는 지난해 아내와 상의 후 출산휴가를 받지 않고 광주에서 딸을 출산하기로 결정했다. 필과 딸 킨리는 한복을 입고 한국식 돌잔치를 가졌다. 이범호, 윤석민, 양현종 동료들과 구단 직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고 돌잡이까지 가졌다. KIA팬들은 이를 두고 “필은 사랑이다”, “이런 선수가 다시 있을까”라며 무한 애정을 보내고 있다.

많은 팀들이 외국인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필은 야구를 넘어 한국을 찾는 모든 스포츠 종목 외국인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실력과 인성과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까지 가진 필은 훗날 한국을 떠나더라도 오랜 기간 팬들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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