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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경기' 김원섭, 정우람 상대로 2179일만에 '끝내기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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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경기' 김원섭, 정우람 상대로 2179일만에 '끝내기 드라마'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7.28 2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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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통산 120번째 1000경기 출전 자축, "군산 끝내기 머릿속으로 그렸다"

[광주=스포츠Q 민기홍 기자] 2009년 8월 9일이 오버랩됐다. 김원섭(37)이 2179일이 흐른 2015년 7월 28일, 또 정우람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때려냈다.

1000경기 자축포라 기쁨이 두 배가 됐다. 김원섭은 이날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와 홈경기 7회말에 김호령의 대타로 출전했다. SK의 선발이 좌완 김광현이라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KBO리그 역대 120번째 대기록이다.

9회말 1사 1,2루. 김원섭이 정우람과 마주했다. 4구째를 잡아당겼고 이는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김광현과 윤길현의 구위에 눌려 8회까지 2점을 뽑아내는데 그쳤던 KIA는 이 한방으로 6-3 짜릿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김원섭은 2009년 8월 9일, KIA의 제2구장인 군산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을 기록한 적이 있다. 2-3으로 뒤진 9회말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원섭은 당시에도 정우람을 상대했고 초구를 잡아당겨 우월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 후 김원섭은 인터뷰를 통해 “마지막 타석에 들어설 때 군산에서 때려낸 끝내기 만루홈런을 머리에 그리며 들어갔다”며 “초구 직구를 예상했는데 미처 치지 못했고 1볼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재차 직구를 노린 것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SK와 치열한 선두 다툼중이었던 KIA는 김원섭의 이 한방으로 추진력을 얻었고 12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6년이 흐른 현재는 우승이 아닌 가을야구를 위해 분투하고 있는 KIA다. 고참 김원섭의 결정적인 아치는 팀 분위기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 자명하다.

끝내기 홈런만큼이나 값진 것이 바로 1000경기 출장이다. 만성 간염을 갖고 있기 때문. 일반인이라면 쉽게 피로해지는 지병을 안고도 김원섭은 철저한 자기 관리로 16년째 1군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김원섭은 “다른 선수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만성 간염을 갖고 있는 내게 1000경기는 정말 큰 의미”라며 “이것만 보고 달려왔다. 끝내기 홈런까지 기록해 더욱 잊지 못할 날이 될 것 같다"고 감격해 했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선정된 김원섭은 자신의 응원가에 맞춰 익살스런 율동을 추며 화끈한 팬서비스까지 선사했다. KIA팬들은 자리를 뜨지 못하고 김원섭의 이름을 소리높여 외쳤고 김기태 감독은 "1000경기 출전과 함께 끝내기 홈런까지 친 김원섭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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