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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의 월드컵 본선 준비 스타일, 누구를 닮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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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의 월드컵 본선 준비 스타일, 누구를 닮았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5.13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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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명단 확정은 아드보카트, 첫 훈련은 베어벡, 리더십은 히딩크 스타일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월드컵 본선을 사령탑 신분으로 처음 맞는 홍명보 감독은 과연 어떤 스타일로 대회를 준비할까.

홍 감독이 한국 축구 대표팀의 사령탑이 되기까지 역대 다섯차례 월드컵에서 각기 다른 감독을 모셨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와 1994년 미국 대회,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각각 이회택, 김호, 차범근 감독과 함께 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거스 히딩크 감독, 딕 아드보카트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또 홍 감독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과 2007년 동남아 4개국 아시안컵 등에서 핌 베어벡 감독과 함께 하기도 했다. 베어벡 감독은 한일 월드컵과 독일 월드컵에서는 코치로 함께 했다.

아무래도 홍 감독의 지도 스타일은 선수가 아닌 코치로 활약했을 때 경험했던 지도자와 많이 닮아 있다. 물론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 신분으로 함께 했던 아드보카트, 베어벡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 현재 상황은 아드보카트 감독 때와 흡사

일단 최종명단을 확정지은 것은 아드보카트 감독과 많이 닮았다.

공교롭게도 홍명보 감독이 맞이하는 브라질 월드컵과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끌었던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모습이 닮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만들었음에도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오만 쇼크'를 경험하며 체면을 구겼다.

코엘류 감독은 결국 임기를 모두 마치지 못한채 경질됐고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을 데려왔지만 그 역시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실망스러운 전적만을 남겼다. 물론 본선티켓을 따내긴 했지만 본프레레 감독 역시 경질됐고 아드보카트 감독이 월드컵을 지휘했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 대표팀이 남아공 월드컵에서 원정 16강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만든 이후 조광래 감독이 팀을 맡았지만 역시 중도 경질됐다. 최강희 감독은 월드컵 예선만 맡는 조건으로 팀을 지휘했다. 바로 그 자리를 홍명보 감독이 이었다.

아드보카트 감독과 같은 상황을 맞이한 홍 감독으로서는 역시 아드보카트 스타일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방편으로 선택한 것이 23명 최종명단 조기 확정이다.

최종명단을 일찍 확정하게 되면 대표팀 후보군에 있는 선수들의 과도한 경쟁을 막을 수 있다. 과도한 경쟁이 일어나게 되면 심적으로 부담을 가지는 것은 물론이고 부상까지 입을 수 있다.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방법이다.

하나 다른 점은 아드보카트 감독은 예비 엔트리 5명도 함께 발표했다는 점. 부상 등으로 결원이 생길 경우 대체하기 위함이었다. 홍 감독은 선수들의 집중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예비 엔트리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그의 머리속에는 역시 4, 5명 정도의 예비 선수 명단이 들어 있다.

◆ 첫 훈련은 '베어벡 스타일'

월드컵 대표팀의 첫 훈련은 '베어벡 스타일'로 진행됐다.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12일 소집된 9명의 선수들은 축구공을 이용한 골프 훈련을 실시했다. 골대 등 여러가지 장애물을 피해 3번 안에 지정된 곳에 볼을 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을 이용해 다양한 훈련을 하는 것은 베어벡 감독의 스타일이다. 베어벡 감독은 한일 월드컵부터 공을 활용한 훈련으로 선수들의 몸을 풀어줬다.

또 홍명보 감독 역시 전술가였던 베어벡 감독의 모습과 상당히 흡사하다. 베어벡 감독은 히딩크 감독 밑에서 코치로 일하면서부터 대표팀의 전체적인 전술을 만들어냈고 홍명보 감독 역시 다양한 전술과 공간 압박을 통한 수비로 런던 올림픽 동메달이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 리더십은 히딩크를 연상

리더십이나 팀을 이끌어가는 고집스러운 부분은 히딩크 감독과도 닮아 있다.

히딩크 감독은 대표팀이 0-5로 연일 패하는데도 불구하고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밀고 나갔다. 또 한번 신뢰를 받은 선수는 끝까지 지켜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도 청소년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소신을 단 한번도 굽힌 적이 없다. 그리고 한번 믿음을 줬던 선수에 대해서는 계속 기회를 준다. 박주영(29·왓포드)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그렇다면 홍명보 감독은 어떤 지도자 스타일을 선호할까.

일단 홍 감독은 아드보카트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늘 말해왔다. 홍명보 감독은 아보카트 감독 밑에서 일하기 시작한 독일 월드컵 때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훈련 전개 과정과 방법, 선수들에 대한 대처법까지 모두 배웠다.

그러나 훈련 방법에 있어서는 베어벡을 따라가고 있다. 홍 감독은 베어벡 감독을 훈련에서 조금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았던 지도자로 기억한다. 조직력을 극대화해야 하는 홍 감독으로서는 '베어벡 스타일'이 가장 절실할지도 모르겠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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