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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면 앙대여~' 태극전사 소치 명승부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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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면 앙대여~' 태극전사 소치 명승부 열전
  • 권대순 기자
  • 승인 2014.02.0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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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권대순 기자]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이 드디어 팡파르를 울리고 열전 17일에 돌입했다. 

88개국에서 3000여명의 선수들이 98개의 금메달에 도전하는 가운데 한국은 역대 최대인 71명이 출전해 '소치의 꿈'에 도전한다.

국내 팬들이 밤을  설치더라라도 놓치지 말아야 할 태극전사들의 주요 명승부를 분야별로 미리 따라잡아 본다. 

 ◆ 절대 강자도 두렵지 않다 -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의 반란은?

‘단체 추발’로도 불리는 팀 추월 경기는 2006 토리노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각 3명으로 이뤄진 두 팀이 400m 트랙을 반으로 각각 출발선과 200m 지점에서 같은 방향으로 출발한다. 남자는 3200m, 여자는 2400m를 각각 달리며 마지막 주자가 그 팀의 최종 성적으로 기록된다.

현재 남자 팀 추월 최강자는 네덜란드. 한국은 한번도 네덜란드를 이겨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승훈(26)을 앞세운 한국이 네덜란드에 바짝 따라잡고 있다.

올시즌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네덜란드이지만, 4차 대회 당시 한국이 3분41초92로 2위를 차지하며 그 가능성을 엿봤다. 1위 네덜란드의 기록은 3분41초46으로 두 팀간의 차이는 0.46초.

이 정도까지 추격한 수준이면 간판 이승훈이 얼마나 막판 파워를 내주고 당일 컨디션이 올라온다면 네덜란드를 잡을 수도 있다. 태극전사들의 반란을 기대해 본만하다.

◆ 이번엔 실력으로 승부한다 - 이승훈 VS 스벤 크라머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1만m 금메달을 따내며 혜성처럼 등장한 이승훈. 하지만 그 뒤에는 스벤 크라머(28 네덜란드)의 눈물이 있었다.

당시 1만m에서 이승훈을 제치고 금메달을 딴 주인공은 크라머였다. 하지만 당시 코치의 실수로 규칙위반을 범해 금메달을 이승훈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그 후 크라머는 여전히 세계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현재 5000m와 1만m 세계기록 보유자일 뿐 아니라 종목별 세계선수권 금메달 13개, 2007~2012년 올라운드 세계선수권대회 6연패를 기록하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아성을 쌓아왔다.

이승훈은 조용히,묵묵히 준비해왔다. 객관적 실력은 뒤지지만 4년전에 비하면 격차는 많이 줄었다. 전략적으로 지난달까지 쇼트트랙대표팀 훈련에 참여, 코너워크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집중 훈련을 소화했다.

이승훈은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올림픽에서는 어떤 이변이 일어날지 모른다.

◆ 1000m에서 승부를 가리자 - 모태범 VS 샤니 데이비스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 리스트 모태범(25)과 1000m 우승자 샤니 데이비스(32 미국).

이제는 1000m에서 진검승부를 펼친다.데이비스는 1000m와 1500m 세계기록을 보유한 중장거리 절대강자이다. 이번 시즌 4차례 월드컵에서 3차례나 우승하는 등 객관적인 기록에서도 데이비스가 앞선다.

하지만 모태범에게도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마지막으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에서 데이비스를 밀어냈기 때문이다. 1분9초50을 끊어 1분9초58를 기록한 데이비스를 3위로 밀어냈다.

모태범은 자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200m 초반 스퍼트에 집중해왔다. 또한 지난해 여름 1000m를 대비해 체력강화 훈련을 집중적으로 쌓았다. 케빈 크로켓 대표팀 코치 역시 “모태범의 후반 체력이 상당히 좋아졌다. 초반 구간을 빠르게 통화하고 마지막400m만 버틴다면 우승도 가능할 수 있을것”이라고 내다봤다.

모태범의 초반 스퍼트에 그의 메달 향방이 달려 있다.

◆구세주가 필요해 - 여자 쇼트트랙 다관왕 계보 이을 심석희, 금메달 몇개 딸까?  

전이경-진선유의 다관왕 계보를 이을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17).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10차례 월드컵에서 12개의 금메달을 차지할 만큼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기에 기대도 크다.

해외 유수의 언론은 한국선수들 중에서 심석희를 유일한 다관왕 후보로 꼽고 있다. 1000m, 1500m, 3000m 계주에서 절대강자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왕멍이 상당한 현재 가장 신경쓰이는 상대는 중국의 저우양(23)이다. 1500m와 3000m계주에 강한 저우양이지만 최근 컨디션이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이번 시즌 4차례 월드컵에 출전해 동메달 두 개에 그쳤다.

심석희의 금메달 갯수는 한국의 올림픽 종합순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밴쿠버올림픽에서 ‘노 골드’의 수모를 맛 본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자존심을 심석희가 얼마나 살려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 고개를 들고 달려라 - 남자 쇼트트랙의 대반전은?

한국 남자 쇼트트랙 위기 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김동성-안현수 이후 대를 잇는 스타 플레이어가 없다. 이번 시즌 네차례 월드컵에서 메달 단 2개 만을 따냈다. 게다가 계주 에이스 역할을 하던 노진규(22)가 부상으로 빠졌다.

이에 반해 경쟁자들이 더욱 강력해졌다.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29 안현수)은 2006 토리노올림픽에서 이미 3관왕에 올랐던 베테랑이다. 최근 유럽선수권 4관왕에 오르는 등 전성기를 연상케하는 기량으로 올림픽 정상 복귀에 자신감을 높여왔다.

세계랭킹 1위 캐나다의 찰스 해믈린은 2010 밴쿠버올림픽 500m와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월등한 실력에 경험까지 더해져 한국으로서는 버거워 보이는 상대다.

하지만 올림픽이라는 무대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무대다. TV해설위원으로 소치에 입성한 김동성 역시 “2002년 올림픽 때 모두들 내가 세계 최강자라고 말했지만 난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라며 올림픽의 변수를 인정했다.

신다운(20)은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 1000m와 1500m를 석권하며 종합우승했다. 어린선수들의 경험은 아쉽지만 오히려 겁없이 달려든다면 의외의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다.

◆ 빙속 여제와 원조 빙속 여제의 마지막 대결 - 이상화 VS 예니 볼프

이상화(25)와 예니 볼프(35 독일). 10살이라는 나이차이가 무색할 정도로 예니 볼프의 저력은 대단하다.

2005~2006 시즌부터 2010~2011시즌까지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6연속 500m 랭킹 1위에 올랐던 예니 볼프는 2007년 3월 37초04, 그해 11월 37초02, 2009년 12월 37초00으로 자신의 세계기록을 계속 경신해왔다. 역대 4번 째 올림픽에서 자신의 화려한 마무리를 꿈꾸고 있다.

현재 500m 세계기록 보유자(36초36)인 이상화는 2010 밴쿠버올림픽을 계기로 1인자로 올라섰다. 특히 지난해에만 4차례 세계기록을 경신하며 세계 빙상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이상화는 사실상 컨디션만 이상이 없다면 금메달이 확실시된다.

◆ 한국판 쿨러닝 - 봅슬레이 대표팀의 질주는 계속된다

한국 봅슬레이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전 종목에 출전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또 지난달 12일 아메리카컵 7차대회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1분53초52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남자 봅슬레이가 4인승 종목에서 우승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번 우승이 대단한 것은 한국 대표팀이 경기장이 없어 다른 나라 대표팀 훈련장뿐 아니라 썰매까지 빌려쓰는 등 그야말로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해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선수들의 열정은 그 결실을 조금씩 맺어가고 있다. 밴쿠버올림픽 결선에 진출해 19위에 올랐다. 아시아의 어느 국가도 거두지 못한 결선 진출이었기에 그 의미가 컸다.

이번 대회 15위권을 목표로 하는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의 질주는 또 다른 감동 드라마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

◆ 폭발 성장 거듭하는 ‘포텐 덩어리’ - 평창을 향한 스켈레톤의 도약은?

스켈레톤이라는 종목은 한국 사람들에게 생소하다. 썰매에 엎드려 머리를 앞세운 상태로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를 느끼는 운동이다. 브레이크도 없이 50여초를 달리기 때문에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시도조차 힘든 종목이다.

한국 스켈레톤의 간판 윤성빈(20)은 지난달 대륙간컵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불과 입문 1년 6개월만의 쾌거로서 그의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지난해 6월 단 3개월간 지도를 받고 나간 스타트대회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을 꺾고 우승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지난해 75kg이던 몸무게를 87kg으로 불리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해온 그는 소치보다는 평창에 방점을 찍고 있다. 소치 레이스에서 얼마나 4년 뒤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인가. 국내팬들도 그의 성적보다는 가능성에 시선을 집중시켜 볼만한 이유다.

◆ 두 빙상 영웅의 피날레 -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김연아(24)와 아사다 마오(24 일본)는 지난 10년간 라이벌로서, 선의의 경쟁자로서 대결을 펼쳐왔다. 그리고 이제 그 마지막을 소치에서 화려하게 장식하려 한다.

성인으로서 진검승부를 가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는 합계 228.56점이라는 압도적인 점수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사다 마오는 혼신의 연기를 펼쳤지만 205.50점을 얻으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아사다 마오 역시 이번 대회가 마지막인 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해왔다. 소치 인근에 전용 빙상장을 임대해서 훈련하고 있다. 일본 피겨연맹에서 지난해 7월에 예약해 빙질과 대회 분위기를 가까운 곳에서 익힐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러시아표 안무와 러시아 음악으로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현지 팬들에게도 우호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김연아는 제 46회 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에서 합계 204.49점으로 정상을 차지해 소치 리허설에서 자신감을 확인했다.

전문가들과 외신의 평가와 예상은 역시 김연아의 우세다. 야후 스포츠는 “4년전 밴쿠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김연아는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라며 26년만에 피겨 2연패를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일 양국의 스타는 오랜 라이벌전의 마지막을 어떤 화려한 연기로 장식할 것인가. 대회 막판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굴 최고의 하이라이트로 꼽히고 있다.  

iversoon@sportsq.co.kr

 

◆ 절대 강자도 두렵지 않다 -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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