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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서장훈, 자기계발서보다 멋진 '거인'의 고백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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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서장훈, 자기계발서보다 멋진 '거인'의 고백 (리뷰)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9.22 0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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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자기계발서'에 대한 비판적 흐름이 불었던 적이 있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성공한 사람의 인생은 성공한 후에 포장돼 평범한 사람을 망친다'는 글귀다. 자기계발서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나, 어쨌든 분명한 것은 저자의 인생을 투영한 책을 따라한대도 성공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21일 방송한 SBS 예능 '힐링캠프'에 출연한 서장훈은 농구선수로서 성공했고, 현재는 방송인으로서도 호평받는 인물이다. 선수시절 통산 최다득점(13,231점)과 최다 리바운드(5,235개)를 기록한 그에게는 '최고'라는 표현이 적합하다.

서장훈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까칠 코믹'한 모습으로 활약 중이나, 이날 '힐링캠프'에서는 진지했다. 알고보면 진지한 사람이란 이미지 메이킹일까. 아니었다. "만 19세 시절부터 인터뷰를 위해 대중 앞에 서다보니 진지함이 몸에 뱄다"는 이유가 있었다. 

▲ 21일 방송한 SBS '힐링캠프'에는 서장훈이 출연해 선수시절 이야기, 현재 방송활동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진=방송 캡처]

운동선수들의 인터뷰에서는 미소를 찾아보기 어렵다. 서장훈은 스스로 '괜한 쓸 데 없는 진지함이 밴 것 같다'고 했는데, 이는 그가 사람들 앞에 서며 활동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가 '농구'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와 통한 것으로도 보였다. 서장훈은 "내 유일한 꿈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이었다"며 "내 삶 자체가 농구다. 방송에 나오며 나를 '유명인'이나 '셀럽'이라고도 말했는데, 사실 난 농구인이다"고 언급했다.

서장훈은 "즐겨야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수많은 자기계발서들과는 달랐다. 서장훈은 "'즐기는 자를 못 따라간다'는 말을 절대 믿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몰입하지 않으면서 성과를 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땐 농구를 굉장히 좋아했지만, 어느 정도의 책임감을 느낀 후엔 농구를 즐겨야겠단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나는 '전쟁'이라고 생각했다. 상대와 대결해 승패가 갈리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즐긴다는 건 내겐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자신의 생각과 신념을 실질적인 성과로 직접 증명한 사람으로서, 서장훈의 말에는 힘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서장훈의 말이 독선적이거나 외골수로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그가 그동안 했던 생각을 솔직히 털어놨기 때문이었다. 서장훈이 '즐겁게 농구했던 기억'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그는 "중2 때 첫 정식시합에 나갔는데 운 좋게 한 골을 넣었다. 공식 대회에서 넣은 내 인생의 첫 골이었는데, 그 기분이 아직까지 기억난다"며 '인생 최고의 골'을 꼽았다.

또한 그는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으로서 고백하기 쉽지 않았을 외로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서장훈은 "데뷔 초부터 유명세를 탔다보니 나는 항상 상대가 물리쳐야 하는 적이 됐다. 내가 피해를 본다는 생각으로 억울했고, 그러다보니 더욱 적극적으로 항의했는데 이 모습이 '컨트롤하기 어려운 사람'처럼 보였을 수 있다"며 "그런 외로움 때문에 농구에만 더욱 몰두했던 것일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또한 '힐링캠프' 말미에 서장훈이 요즘의 방송일에 대해 언급한 말은 잔잔한 울림을 줬다. 서장훈은 "선수 시절엔 유명세는 높았지만 날 향한 지지는 거의 없었는데, 이렇게 짧은 방송경력으로도 응원과 사랑을 받으니 허무하기도 하지만 행복하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농구인'이지만 지금은 '방송인'이기도 한 서장훈의 요즘이었다. 

이밖에도 서장훈은 자신만이 가진 나름대로의 규칙, 농구에 임했던 태도, 방송일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얘기했다. 서장훈은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중으로, 특히 돋보이는 프로그램이 고민 해결 예능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SBS)'다.

'동상이몽'에서 서장훈은 자신의 경험을 빗대 실질적으로 조언하고, 달변으로 공감을 자아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서장훈은 어떤 경험으로 이런 조언들을 할 수 있을까"란 궁금증도 제기해왔다. 이날 '힐링캠프'는 그 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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