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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들의 히치하이킹 '관심有 공감無' 노홍철과 잉여들 유럽여행을 의미찾기로 포장했나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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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들의 히치하이킹 '관심有 공감無' 노홍철과 잉여들 유럽여행을 의미찾기로 포장했나 (뷰포인트)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9.29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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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 포르투갈 여행을 끝으로 2부작의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많은 시청자에게 '공감'을 끌어내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 잉여들 왜 하필 유럽 일주를 선택했나?

28일 방송된 MBC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2부에서는 노홍철 일행이 스위스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스페인을 거쳐 마지막 행선지인 포르투갈에 도착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노홍철 일행은 무전여행을 계획했던 만큼 무일푼으로 유럽 전역을 일주했다. 부족한 경비는 자발적 경제활동을 통해 충당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일부 비행기 표 값, 버스비, 식대 등을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생활비는 역부족이었고 이들은 통조림을 먹고, 노숙해가며 숙식을 해결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젊은 청춘들의 아름답고 새로운 도전으로 볼 수 있던 장면이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불만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굳이 '청춘들의 도전'의 의미를 담은 무전여행을 유럽 일주로 선택했어야 했느냐는 것 때문이다.

▲ 노홍철 [사진=MBC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방송 캡처]

노홍철 일행이 바랐던 것은 '잉여의 삶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되찾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찾겠다는 의미와 유럽 일주가 얼마나 상관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대중들의 입장에서는 노홍철 일행이 시도했던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찾겠다는 계획은 단순한 유럽여행에 불과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실제 노홍철 일행이 도전한 무전여행지 '체코-독일-스위스-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은 많은 일반 대학생들이 찾고 있는 대표적 관광 코스다.

이들이 시도했던 경제적 활동 역시 일반 대학생들이 유럽 여행을 떠나면 대부분 시도하는 일거리 들이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이들의 경제활동을 마치 새로운 도전인 것처럼 포장해 버렸다.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차라리 무전여행 코스를 국내 전국 일주로 선택을 했다면 대중들의 시선은 더욱 따뜻하게 바뀌었을 확률이 높다. 개인적 면면이 '잉여의 삶'을 살고 있다고 볼 수 없는 이들에게 '잉여들'이라는 이름을 붙여놓고 일반 소시민들은 쉽게 나가지도 못하는 유럽을 배경으로 무전취식을 하는 모습은 '공감'보다는 '반감'을 키운 꼴이다.

'은수저들의 유럽여행 논란'이 일게된 것도 이 때문이다.

▲ 노홍철 일행이 여행한 코스. [사진=MBC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방송 화면 캡처]

◆ 노홍철이 얻고 잃은 것

노홍철은 이번 유럽 일주를 통해 연예인으로서 득과 실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번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으로 모든 방송을 하차한 이후 은둔생활을 하던 노홍철에게는 복귀 방송이나 다름없었다. (*일반인이 대부분이었던 노홍철 이외의 인물들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겠다.)

우려가 컸다. 노홍철 특유의 방송 재능을 살릴 수 있는 일반 예능프로그램이 아닌 다큐멘터리형 프로그램을 복귀작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홍철은 이런 우려를 한 방에 날려버렸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명절특집이자, 2부작 다큐멘터리형 프로그램이라는 불리한 점을 극복하고 3%대의 높은 시청률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평일 예능프로그램이 5%대로 1위 자리를 다투는 것을 생각하면 아주 좋은 성적이다.

방송을 내용을 통해서도 노홍철은 '따뜻한 큰형 이미지'를 제대로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이슈도 장악했다. 이번 추석 명절 프로그램 중 가장 많은 이슈 몰이를 한 프로그램이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다. 노홍철로서는 여전히 자신의 이름값만으로도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저력을 증명한 것이다. 앞으로 노홍철은 다방면의 예능프로그램의 리브콜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노홍철을 비롯한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멤버들 [사진=MBC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방송 화면 캡처]

노홍철이 이 프로를 통해 얻은 것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음주운전 후 자숙이미지가 필요했던 노홍철에게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에서 발생했던 '은수저들의 유럽 일주' 논란 등은 부담스러웠다. 그가 원했던 이미지와는 반대의 효과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

이처럼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힘겨운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시도는 빛났다. 하지만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키며 대중들의 비판도 받았다. 결국, 이 프로는 반쪽짜리 성공을 거둔 아쉬운 작품으로 남게 됐다. 보다 일반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의미' 찾기를 할 수는 없었을까? 앞으로 방송될 많은 다큐멘터리형 예능프로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추석 연휴에 2부작으로 방송된 MBC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자숙기간을 거친 잠재적 잉여 '노홍철'과 아직 세상에 빛을 뽐내지 못한 잉여 청춘들의 여행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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