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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에게 부상을 입힌 거친 슬라이딩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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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에게 부상을 입힌 거친 슬라이딩을 생각하면서
  • 박용진 편집위원
  • 승인 2015.10.14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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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감독의 수상한 야구]

[박용진 편집위원] 1984년 필자는 MBC 방송국에서 야구해설을 했다.

프로에서 야구를 한 경험이 없는 필자는 프로야구 중계를 한다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프로야구 역사가 짧아 데이터가 풍성하지 못했으며, 모든 면이 열악해 중계하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거짓말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우리의 안방에서 메이저리그(MLB) 야구중계를 매일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수준 높은 야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프로야구 초창기 때 생각을 하면 사뭇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 어틀리(왼쪽)가 11일 메츠전 도중 병살타를 막기 위해 상대 유격수 테하다를 향해 거친 슬라이딩을 하고 있다(위). 메팅리 다저스 감독이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어틀리 사건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요즈음 며칠 동안 미국에서 날아오는 소식 중에 디비전시리즈에서 나타난 과격한 슬라이딩으로 인한 선수 부상 문제가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한국의 네티즌들 까지도 가세해 뜨거운 입씨름으로 갑론을박을 하고 있다.

논쟁의 발단은 2루에서 발생한 과격한 슬라이딩에 대한 논쟁이다. 지난 9월 18일 강정호가 시카고 컵스 크리스 코글란의 슬라이딩으로 부상당한 이야기로부터 강정호의 부상으로 화가 난 재미교포들이 코글란에게 협박을 하는 이야기도 메뉴가 되고 있다.

지난 11일 LA 다저스와 뉴욕 메츠의 경기에서 다저스의 1루 주자인 체이스 어틀리가 더블 플레이를 방해하기 위한 터프한 슬라이딩으로 메츠 유격수 루벤 테하다에게 입힌 부상 이야기도 한몫하고 있다. 뜨겁게 달궈진 논쟁거리는 술집의 맛 나는 안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야구는 미식축구, 농구보다 거칠지 않은 스포츠로 알고 있지만 사실 여러 측면에서 살펴보면 야구는 터프한 스포츠이다. 이번 두 번의 슬라이딩으로 인한 부상만 보더라도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면 과연 슬라이딩을 규제해야 하는지, 분석해 보기로 하자.

일부 MLB 전문가들은 룰을 개정해 베이스 쪽으로만 슬라이딩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으며 그렇게 규제를 하기 시작하면 허슬 플레이가 되지 않아 박진감 없이 얌전한 야구가 되어 흥미를 잃게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와일드한 슬라이딩은 MLB에서 100년 넘게 큰 문제없이 내려오고 있는 룰이다. 베이스에서 좌, 우 1m 까지는 주자의 슬라이딩 할 수 있는 영역으로 허용하는 룰이다.

필자는 수 십 년 동안 학교에서, 프로야구에서 슬라이딩을 가르쳤고 더블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피봇 플레이도 가르친 사람으로서 고의가 아닌 범위 내에서 와일드한 슬라이딩은 허용돼야 한다고 본다.

보통 2루 앞 3m 정도에서 슬라이딩을 하면 2루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이 어디 자로 잰 듯이 될 수 없으며 선수들 마다 거리를 육안으로 판단하는데서 오는 오차가 생긴다. 이런 와일드한 슬라이딩을 피할 수 있는 피봇 플레이(5종류)가 있다. 슬라이딩과 피봇 플레이에는 여러 복잡한 이론이 존재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단면만 보고 룰을 개정한다면 또 다른 문제점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규제는 신중히 검토해 처리해야 한다.

악습은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으며 ‘올드 스쿨 베이스볼(Old School Baseball)’이라고 하면서 개정해 선수들의 부상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들 일리가 있는 주장들이며 틀린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 강정호가 9월 18일 시카고 컵스전 도중 코글란의 거친 태클에 무릎 부상을 당한 뒤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간단한 법이 가장 좋은 법이라고 생각한다. 문제가 있다고 법을 자꾸 만든다면 끝없이 법을 만들고 개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MLB의 룰 북은 원칙만 정리된 간단한 책으로,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와 일본은 룰 북이 매우 두껍고 복잡해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원주, 주로 나누어져 복잡하게 쪼개어져 있다. 그래서 한국의 룰 북을 빗대어 육법전서 보다 어렵다고 할 정도로 복잡하게 돼 있다.

야구인들 속어로 룰에 장사가 없다고들 한다. 그만큼 어려운 것이 야구 룰이라는 뜻이다. 룰로 밥 먹고사는 직업인 심판들도 룰을 잘못 적용해 곤욕을 치르는 것을 우리는 때때로 볼 수 있다.

야구 룰은 복잡하고 야구의 이론과 테크닉도 매우 어렵다. 또 심리학, 멘탈 등 다양한 지식들까지 섭렵하지 않으면 야구의 깊은 맛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야구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이유들이다.

한국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미국의 디비전시리즈에서 앞으로 무슨 문제로 우리들에게 이슈를 제공할지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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