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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이 견인한 삼성의 정규리그 5연패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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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이 견인한 삼성의 정규리그 5연패를 보면서
  • 박용진 편집위원
  • 승인 2015.10.0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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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감독의 수상한 야구]

[박용진 편집위원] 삼성 라이온즈가 정규리그 5연패의 위업을 달성하며 2015시즌 KBO리그도 마무리에 접어들고 있다. 1군 3년차인 NC 다이노스가 당초 예상을 깨고 2위에 올랐고 두산이 3위, 넥센이 4위를 차지했으며 SK가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한화와 KIA, 롯데, LG, kt는 가을야구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삼성의 정규리그 5연패를 이끈 류중일 감독은 처음 사령탑에 오른 2011시즌부터 단 한 번도 정상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류 감독의 어떤 강점이 삼성의 고공행진을 부른 것일까.

류중일 감독은 늘 겸손이 몸에 밴 리더이기도 하고 예리한 상황판단 능력과 결단력, 공을 홀로 차지하려 하지 않는 통솔력을 갖춘 장수다. 다양한 리더십을 갖춘 장수로 선수들로 하여금 불만이 나오지 않는 덕장의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 류중일 감독은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부임 후 한 번도 정상의 자리를 뺏기지 않았다. [사진=스포츠Q DB]

이렇게 탁월한 덕목을 갖춘 장수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리더십을 만들어냈다.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통솔 방법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위기관리 능력이 류 감독의 강점이다. 그가 지휘하는 삼성은 정규리그 마지막 2경기를 남겨 놓기 까지 NC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였지만 지난 3일 목동 넥센전을 1-0으로 이겼고 같은 날 NC가 문학에서 SK에 3-4로 패함으로써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게 됐다.

먼저 삼성의 정규리그 우승의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 마운드를 살펴보자.

올 시즌 삼성의 선발진은 철옹성과 같았다. 릭 밴덴헐크가 일본으로 떠났지만 그 자리를 나머지 투수들이 메워줬다. 윤성환이 17승을 올리며 성공적인 FA(자유계약선수) 첫해를 보낸 가운데, 차우찬이 13승, 알프레도 피가로가 13승, 타일러 클로이드가 11승을 올렸다. 장원삼도 5일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에서 10승을 달성, 5선발 모두가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기는 막강함을 과시했다.

아울러 마무리 투수 임창용은 지난해보다 한층 안정된 투구를 펼치며 33세이브를 수확, 제 몫을 다했고 한 시즌 최다 홀드에 빛나는 안지만(37홀드)은 징검다리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며 팀이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마운드뿐만 아니라 타선도 막강했다.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불방망이를 과시했다.

48홈런을 때려낸 야마이코 나바로를 비롯해 최형우(33홈런), 박석민(26홈런), 이승엽(26홈런) 등은 팀을 언제든지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일발 장타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이 상대 투수에게 주는 압박감은 상상 이상이다. 여기에 장거리와 중거리, 단거리 타구를 어떤 상황에서든 생산할 수 있는 박한이의 타격은 팀에 활력소 역할을 했다.

다음으로 주루를 살펴보자, 60차례 베이스를 훔치며 리그 도루왕에 오른 박해민을 비롯해 김상수(26도루), 나바로(22도루), 구자욱(17도루), 박찬도(13도루) 등은 빠른 발로 무장된 기민함으로 상대를 흔들 수 있다.

이렇듯, 삼성은 마운드와 타선, 주루 등 다양한 장점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정규리그 5연패라는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을 수 있었다.

삼성과 끝까지 정규리그 1위 싸움을 펼친 NC의 경기력에도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NC는 창단 첫해인 2013년 7위, 지난해 3위, 올해 2위를 차지하며 해마다 진화하는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구단 프런트는 늘 진보하기 위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좋은 점을 배우려했는데, 이것이 1군 진입 3년만의 플레이오프 직행이라는 성과를 낳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순위표 맨 위를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NC는 정규리그 2경기를 남겨놓은 상황까지 삼성을 끈질기게 따라붙는 저력을 발휘했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충분히 우승을 넘볼 수 있다는 판단이 선다.

NC의 투수력을 살펴보자. 10승 투수가 무려 네 명이다. 19승의 에릭 해커를 비롯해 11승을 올린 손민한, 10승을 거둔 이태양과 이재학이 있으며 임창민은 마무리 첫해에 31세이브를 챙겼다. 선발과 불펜이 환상의 앙상블을 이뤄 탄탄한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었다.

타선을 살펴보면 에릭 테임즈의 이름이 가장 눈에 띤다. 그는 타율 0,381에 47홈런 140타점 40도루로 타격 주요 지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여기에 이호준, 나성범 등이 팀이 필요할 때 장타를 때렸고 컨택 능력이 빼어난 손시헌, 박민우, 이종욱, 김종호, 지석훈 등이 뒤를 잘 받쳐 든든한 면모를 보여줬다.

▲ 비록 삼성에 정규리그 우승을 내줬지만 NC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1군 진입 세 시즌 만에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한 NC다. [사진=스포츠Q DB]

삼성, NC와 달리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지 못한 팀들은 처절한 반성 하에 실패의 원인을 정확히 분석, 대수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수술대에 오르기 전에 먼저 해야 할 것은 올바른 진단이다. 엉터리 진단으로 수술을 하게 된다면 말짱 도루묵이 되어 내년에도 똑같은 현상을 반복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우선 하위 팀들은 프런트의 정비를 우선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 현장의 정비가 따라야 할 것이다. 둘째로, 철저한 분석에 의한 효율적인 마무리 연습이 따라야 한다. 다음으로는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철저한 보완 작업이 따라야 하고 마지막으로는 주루와 수비의 기본기를 철저하게 정비해야 한다.

야구를 진단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지난날 삼성이 오랜 시간 한국시리즈를 제패하지 못해 안간힘을 쏟은 적이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현상이지만 그룹에서 회계감사와 현장의 문제점, 그리고 우승하지 못한 이유 등을 감사하곤 했다. 그러나 늘 코칭스태프의 목을 날리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이런 시행착오 끝에 궁여지책으로 김응용 사단을 불러들여 전권을 부여하기에 이르렀고 김 감독은 2002년 첫 한국시리즈 우승(1985년 전후기 우승 제외)을 차지하며 우승의 물꼬를 트게 된다. 이를 계기로 삼성 프런트는 우승에 목말라 하던 조급함에서 벗어나 여유를 가지고 철저한 시스템을 갖추는데 힘을 쏟게 된다.

이런 바탕 위에 2011년 류중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삼성은 정규리그 5연패를 달성했고 통합우승까지 4승만을 남겨놓은 대위업을 이어가고 있다. 류 감독의 리더십이 빛을 발하고 있는 중이다. 언제 그 빛이 소멸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5연패의 이면에는 구단의 뒷받침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김인 사장은 경산볼파크에 BB 아크(Baseball Building Ark)를 만들어 과학적인 시스템에서 어린 선수들을 육성하게 했다. 이런 시스템이 작동해 선수의 부상으로 위기를 맞아도 BB 아크에서 준비된 자원들로 보충해 위기를 넘기게 된다.

부상은 어느 팀을 막론하고 나타나는 현상이다. 팀이 우승하려면 물론 좋은 선수들을 확보해야 하지만, 부상 선수 관리를 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삼성은 박한이와 이승엽, 구자욱, 박석민 등이 크고 작은 부상에서 시달려 왔지만 백업 선수들이 그 공백을 메워줬기 때문에 고비를 넘기며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MLB)의 예를 들어보겠다. 뉴욕 양키스는 2006년 부상 선수들이 속출해 몸살을 알고 있었다. 매일 마이너리그에서 세 명의 선수가 클럽하우스에 들어오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한다. 자고나면 세 명이 떠나고 다른 세 명이 들어오곤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전투는 매일 벌어지고 있으며 부상자 때문에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해 양키스는 25명의 투수를 가동하는 물량작전이 필요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며 양키스는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에 오르게 된다. 또 선발투수를 10명이나 가동 할 수밖에 없었던 때도 있었다.

긴 전투를 하다보면 부상자는 나오게 되며 후방의 교육사단에서 잘 준비된 예비병들이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예비병들은 언제, 어떻게 투입될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항상 전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어야 한다. 삼성은 이런 것들이 잘 준비돼 있었기 때문에 별 차질 없이 움직였고 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도 따 먹을 수 있었다.

야구 경기는 장기판과 같다. 선수들은 말과 같아서 장거리인 포(包)도 필요하며, 중거리인 상(象)도 필요하고 도루를 잘 하는 차(車)와 마(馬)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번트를 잘 대는 졸(卒)도 필요하다. 궁을 지키는 사(士), 졸(卒)도 있어야 한다. 이런 것들이 팀을 구성할 때 고려돼야할 부분이다.

이제부터 각 팀들은 내년을 위해 팀 정비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일 것이다. 시간은 흐르고 있다. 우리들은 그냥 눈여겨 지켜보기로 하자.

준비된 자가 승리하는 법이다. 이제 실패한 팀들의 프런트가 할 일은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내리는 것이다. 이것이 선행돼야만 팀이 새로운 면모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다. 자, 이제 팬들은 앞으로 벌어지는 상황을 지켜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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