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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FA컵 우승] '의리의 독수리' 최용수, 뚝심으로 빛 본 '기다림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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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FA컵 우승] '의리의 독수리' 최용수, 뚝심으로 빛 본 '기다림의 미학'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0.31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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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K리그 우승 이후 3년만에 두번째 트로피…잇단 준우승과 중국 러브콜 뒤로 하고 정상 감격

[상암=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 다시 한번 날아올랐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준우승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뚝심과 기다림으로 감독 인생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 서울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2015 KEB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후반 42분과 추가시간에 터진 아드리아노와 몰리나의 연속골로 3-1로 이기고 안양 LG 시절이던 지난 1998년 이후 17년 만에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최 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맛본 FA컵 우승이기도 했다. 최용수 감독 역시 안양에서 뛰었지만 1998년에는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기쁨을 함께 하지 못했다.

최용수 감독은 이미 지도자로서 2012년 서울을 K리그 최정상으로 올려놨다. 그러나 당시에는 데얀이나 하대성, 몰리나 등 우수한 선수들이 많아 '선수빨'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 [상암=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FC 서울 최용수 감독이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2015 FA컵 결승전 직전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최용수 감독 역시 "3년 전 우승했을 때는 데얀이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있었고 하대성 같은 플레이메이커가 있었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2012년과 같은 멤버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며 "지금은 과도기와 같다. 이 대신 잇몸으로 뛰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는데 선수들이 나를 믿고 잘 따라왔다"고 밝혔다.

어쩌면 최용수 감독으로서는 데얀과 하대성, 에스쿠데로 등이 줄줄이 빠져나가는 최근 상황이 지도자로서 진정한 평가를 받는 시기다. 준우승에 그치긴 했지만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지난해 FA컵에서 결승전까지 오르면서 나름 성과를 거뒀다. 올 시즌은 더 어려웠다. 시즌 초반 에스쿠데로를 잃었고 고명진도 팀을 떠났다.

하지만 최 감독은 뚝심으로 밀고 나갔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아드리아노와 다카하기를 데려오면서 서울의 전력을 보강했다. 중간에 중국에서 러브콜이 오긴 했지만 "중국을 갈 명분이 없다. 내 인생에서 단 한번도 돈을 좇은 적이 없다"며 거절했다.

최 감독의 기다림은 결국 성과를 거뒀다. K리그 클래식에서 만족할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에게 계속 출전기회를 부여했다. FA컵 결승전에서도 중간 선수들이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면서도 호통을 치지 않고 선수들을 믿고 기다려줬다. 뚝심으로 경기를 지켜본 결과 결국 고비를 넘겼고 아드리아노와 몰리나의 연속골이 나오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최용수 감독은 "선수들의 간절함으로 이뤄낸 우승이어서 너무나 기쁘다. 지난해 실패를 노력과 끈기로 이겨냈다"며 "지난해의 경우 소극적인 경기를 하다가 성남에 우승을 내줬는데 올 시즌은 상대팀에 두드려 맞더라도 골을 넣자고 주문했다. 중간에 소극적인 경기 자세가 나오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선수들을 믿고 기다려줬더니 분위기를 되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은 분명 K리그 클래식에서 우승의 전력은 아니다. 성적 부진에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으면서도 올해까지 세 시즌 동안 최용수 감독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계속 밀고 나갔다. 남들은 왜 영입하느냐며 손가락질했지만 박주영을 데려왔고 꾸준히 믿고 기용하면서 재기에 성공시켰다. 서울의 FA컵 우승은 최용수 감독의 '기다림의 미학'이 일궈낸 결과다.

▲ [상암=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FC 서울 최용수 감독이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2015 FA컵 결승전이 끝난 뒤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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