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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한국-일본] '도쿄 침몰타' 이대호, 이승엽 앞에서 '해결사 대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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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한국-일본] '도쿄 침몰타' 이대호, 이승엽 앞에서 '해결사 대관식'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11.19 2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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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마지막 타석 전까지 0.217 부진, 9회 2타점 결승타로 해결사 본능 과시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역시 이대호 선수네요.”

특별 해설위원 이승엽(39·삼성)은 중계석에 앉아있었기에 흥분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후배를 향한 애틋한 마음, 흐뭇한 표현만은 아끼지 않았다. 결승타 직후 대주자로 교체돼 동료들의 격한 세리머니를 받는 이대호(33·소프트뱅크)를 보고선 “아주 멋지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해결사 대관식’이었다. 이대호는 이승엽이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 지역 예선 도쿄돔에서 8회 역전 투런홈런을 날린 것을 똑같이 재현했다. 3시간 30분 동안 뒤져있던 한국은 이대호의 통렬한 2타점 적시타 한방으로 리드를 잡았고 결국 일본에 비수를 꽂았다.

한국이 결승으로 간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토너먼트 4강전에서 0-3으로 뒤진 9회초 5안타를 몰아치며 일본을 4-3으로 제압했다.

준결승전 마지막 타석 전까지 이대호의 타율은 단 0.217에 불과했다. 이날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오타니 쇼헤이를 상대로 삼진 하나 포함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나머지 타자들도 모조리 부진해 타점 기회를 가질지 조차 요원해 보였다. 다시는 타석에 설 기회도 없어 보였다.

9회 기적이 찾아왔다. 오재원과 손아섭이 디딤돌을 놨다. 동갑내기 절친 정근우가 첫 타점을 올리더니 이용규, 김현수가 각각 사구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 찬스를 넘겨줬다. 상대는 39개의 세이브로 퍼시픽리그 구원 부문 2위에 오른 마쓰이 히로토시(닛폰햄)였다.

외국인으로서는 19년 만에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이대호에겐 상대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떨어지는 변화구를 완벽하게 끌어당겨 좌익수 앞에 타구를 떨어뜨렸다. 평균자책점이 1.50에 불과한 일본의 대표 마무리는 한국의 4번타자에게 그렇게 당했다.

이승엽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6년 WBC,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결정적인 순간마다 결승타를 작렬해 ‘국민타자’, ‘합법적 병역브로커’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젠 이대호가 왕이다. 2015년 11월 19일을 기점으로 이대호가 대한민국의 ‘공식 해결사’ 타이틀을 물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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