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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이적 세터 강민웅이 몰고온 '속공 폭풍', 진짜 빅스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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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이적 세터 강민웅이 몰고온 '속공 폭풍', 진짜 빅스톰이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1.28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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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대한항공서 만년 후보…세번째 팀 한국전력서 주전으로 도약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드디어 강민웅(31)의 시대가 오는 것일까.

V리그 데뷔 이후 단 한 차례도 주전으로 기용되지 못하고 늘 벤치의 설움만 안았던 강민웅이 세번째 소속팀 수원 한국전력 빅스톰에서 주전으로 비상할 준비를 마쳤다. 강민웅의 노련한 세트에 한국전력도 속공이라는 새로운 공격 옵션을 장착했다.

강민웅은 2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인천 대한항공과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노련한 토스 플레이로 얀 스토크(26득점), 전광인(19득점), 서재덕(10득점)의 고른 활약을 뒷받침하며 팀의 3-1(22-25 25-16 25-23 25-20) 승리를 이끌었다.

▲ 수원 한국전력이 새로운 주전 세터 강민웅이 들어오면서 속공 플레이를 장착,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갖추기 시작했다. 사진은 지난 4일 구미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강민웅. [사진=수원 한국전력 제공]

그동안 한국전력은 세터에 늘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시즌까지 한국전력의 주전 세터는 권준형(27)이었지만 신영철 감독의 마음을 100% 만족시켜주진 못했다. 결국 지난달 말 대한항공에 최석기를 내주고 강민웅을 데려오면서 한국전력의 공격 플레이도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 한국전력 '빅스톰'에 거대한 속공 바람, 공격이 다양해졌다

전광인(25)은 "사실 우리 팀이 속공이 그렇게 많은 팀이 아니다. 그런데 민웅이 형이 들어오면서 속공 플레이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공격 옵션이 다양해지니 조금 더 공격이 잘 풀리는 것 같다"며 '강민웅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봤다.

이날 강민웅은 퀵오픈까지 포함한 속공을 모두 34차례 시도해 24득점을 만들어냈다. 전광인이 10차례 퀵오픈 가운데 8득점을 올렸고 얀 스토크 역시 퀵오픈으로 2득점을 올려 대한항공 허를 찔렀다.

또 우상조(7득점) 역시 속공 7번 가운데 6번을 성공시켰고 전진용(4득점)은 100%의 속공 성공률을 보였다. 그만큼 강민웅의 속공 플레이 유도가 잘 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전광인의 말처럼 한국전력은 속공을 좀처럼 쓰지 않는 팀이다. 한국전력은 이날까지 올 시즌 26경기를 치르면서 속공 312차례, 퀵오픈 525차례 시도했다. 속공 시도는 전체 7개팀 가운데 가장 적다. 퀵오픈도 대전 삼성화재(266회), 안산 OK저축은행(457회)에 이어 뒤에서 세 번째다. 자연스럽게 속공(172득점), 퀵오픈(291득점)으로 올린 점수도 다른 팀에 비해 적다.

그러나 강민웅이 들어오면서 한국전력은 속공이라는 새로운 공격 옵션을 장착하게 됐다. 한국전력의 팀 이름처럼 '속공 폭풍'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노련한 강민웅의 다양한 세트에 한국전력 역시 상위팀을 괴롭히는 '고춧가루 부대'가 됐다.

▲ 수원 한국전력 강민웅(앞)이 2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대한항공과 2015~2016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승리한 뒤 전광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수원 한국전력 제공]

◆ 후보 설움이여 안녕, 한국전력에서 자신의 배구 인생을 건다

강민웅은 제대로 주전으로 도약해본 적이 없다. 2007년 삼성화재의 수련선수로 V리그에 데뷔한 강민웅은 유광우에 밀려 늘 벤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주전 자리의 서광이 비춰진 것은 2014년 1월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다. 주전 세터였던 한선수가 군에 입대하면서 두 시즌 동안 대한항공의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임시'였다. 한선수가 돌아오자 강민웅의 자리는 곧 없어졌다.

상무를 제외하고 강민웅은 이제 세 번째 팀을 찾았다. 신영철 감독이 최석기를 내주면서까지 벤치에만 앉아있었던 강민웅을 데려왔고 지금까지는 성공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결국 친정팀을 상대로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설움을 톡톡히 되갚았다. 신영철 감독도 "세터 강민웅이 아주 잘해줬다"며 짧고 굵게 칭찬했다.

경기가 끝난 뒤 강민웅은 "부담 갖지 않고 신나게 하자고 했는데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경기를 치른 것이 승리의 요인"이라며 "내가 생각해도 오늘 경기는 너무나 잘 풀렸다. 리시브도 잘 됐고 공격진에서 제대로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또 강민웅은 이날 속공 플레이에 대해 "훈련하면서 감독님이 늘 좀 더 공을 높은 곳에서 빠르게 뿌리라는 주문을 한다. 원래 내가 속공 플레이를 하면 공이 낮게 올라가는데 오늘은 자신감있게 속공 연결을 했다"며 "오늘 속공 플레이가 잘 풀린 것은 얀 스토크, 전광인 등 공격수들이 제대로 득점을 연결시켜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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