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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팬들 눈높이에서 바라본 '평창올림픽 테스트이벤트' 만족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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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팬들 눈높이에서 바라본 '평창올림픽 테스트이벤트' 만족지수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2.21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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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해 부족-불편한 시설로 만점 서비스 실패…따로 응원문화에 흥도 반감

[평창=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사실 스키, 스노보드 프리스타일 슬로프스타일 경기라고 하면 잘 와닿지 않아요. 사회자가 중간중간 얘기는 하는데 쉽게 이해되진 않아요. 조금 더 명확한 설명이 있었으면 더 재미있는 경기가 될텐데요."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벌어진 2016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월드컵 경기를 지켜본 한 팬의 반응이다.

휘닉스파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테스트이벤트로 치러지는 월드컵이 벌어진다는 얘기를 듣고 회사에서 휴가를 얻어 휘닉스파크에 스키를 탈겸 경기도 김포시에서 놀러왔다는 이 팬은 세계적인 선수들의 화려한 묘기에 탄성을 내지르면서도 점수 계산이 어떻게 되는지, 어떤 기술이 들어갔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어 아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 [평창=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강원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21일 벌어진 2016 FIS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월드컵을 찾은 관중들이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대부분 관중들은 대회 운영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하면서도 경기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것을 지적했다.

◆ 화려한 묘기, "재미는 있지만 슬로프스타일이 대체 뭐죠?"

프리스타일 스키는 에어리얼과 모굴, 하프파이프, 스키크로스와 슬로프스타일 등 5개 종목으로 나뉘고 스노보드는 평행대회전, 하프파이프, 빅에어, 슬로프스타일, 스노보드크로스 등으로 구분된다. 프리스타일 스키와 스노보드에서 공통되는 종목이 바로 슬로프스타일과 크로스 경기다.

이 가운데 슬로프스타일은 레일이나 박스 등 다양한 구조물과 점프 등으로 이뤄진 코스에서 진행돼 선수들은 다양한 기물 가운데 본인이 연기할 기물을 선택해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다.

문제는 슬로프스타일 경기가 치러지면서 선수들이 펼치는 연기가 어떤 것인지와 점수 계산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관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재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스노보드를 타다가 경기를 보러왔다는 팬조차도 "점수를 어떻게 매기는지 잘 모르겠다. 생소한 종목인데 여기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담긴 책자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장애인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경기장 입구에서 책자가 담긴 작은 비닐팩을 나눠주긴 했다. 하지만 이 역시 금방 동이 났다. 책자에도 어떤 선수가 나오는지와 짤막한 소개가 있었을 뿐이어서 프리스타일 종목에 대한 이해를 돕기엔 부족했다.

대학원생 정호영(29·서울 송파구)씨는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금메달을 딴 제이미 앤더슨의 팬이어서 일부러 경기장을 찾았다"며 "정말 프리스타일 팬이 아니면 점수를 어떻게 매기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하다못해 책자에 어떤 기술이 있는지 설명이 있었다면 박진감 있게 경기를 지켜봤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 [평창=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동계 스포츠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 21일 강원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벌어진 2016 FIS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 경기장 진입 불편, 편의시설도 부족

이번 경기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이 관심을 보였다. 지원단체나 서포터즈가 나와 팬들을 위해 따뜻한 차를 대접하거나 응원을 유도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장까지 올라가는 길은 가파르기만 했다. 긴 거리를 올라가는 것은 아니었지만 바닥은 짚으로 엮은 발판만 깔려있을 뿐이었다. 젊은이들은 그다지 힘들어하지 않았지만 노인들은 올라가기가 다소 불편했다.

화장실 등 편의 시설도 관중 규모에 비해 많지 않았다. 화장실이 급한 관중들은 중간에 관전을 포기하고 다시 내려가는 경우도 있었다.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회사원 김선규(32·강원도 철원군)씨는 "아이가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조르는 통에 내려갈 수밖에 없다"며 "임시 시설로 만들어놨다고는 하지만 화장실이 관중을 수용하기엔 부족하다. 가파른 길을 다시 내려갔다가 올라오기도 힘들어 그만 보려고 한다"고 아쉬워했다.

또 주부 전혜란(34·강원도 원주시)씨는 "경기장 시설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치러지는 테스트이벤트라고는 하지만 관중석이 없어 혼잡한 것은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며 "충분히 2년 뒤 올림픽의 뜨거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긴 했지만 팬들의 불편함을 완전히 해소시켜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포터즈와 다른 관중들이 하나가 되는 응원문화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벌어진 스키 및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결승에서는 '동계스포츠를 사랑하는 모임(동사모)' 회원들이 나서 북과 꽹과리, 징 등 한국 전통 타악기를 활용한 응원전을 펼쳤다. 하지만 응원은 이들만의 것이었을 뿐 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데는 미흡해 보였다.

▲ [평창=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정복 경찰이 21일 강원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벌어진 2016 FIS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월드컵에서 관중석을 돌아다니며 철통 보안을 하고 있다.

◆ 관중들 안전은 만전…관중석 곳곳 경찰-구급요원 배치

또 'DJ KOO' 구준엽의 디제잉과 치어리더의 공연이 있었지만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성을 이끌어내기에 다소 부족했다. 회사원 이재경(33·경기도 화성시)씨는 "경기가 역동적이고 신나긴 했지만 그렇게 넓지 않은 관중석에서 서포터즈 따로 관중 따로 응원이 펼쳐진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함께 하는 응원이 됐다면 좀 더 흥겨운 분위기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전에서는 대부분 관중들이 합격점을 줬다. 대학생 김새롬(22·인천시 연수구)씨는 "보통 경기장에 가면 입구에서 보안 검사를 하던데 여기는 그렇지 않아 다소 의아했다. 하지만 관중석 곳곳에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어 안심했다"며 "눈에 미끄러져 넘어질 것을 대비한 안전요원도 있었다.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다소 미끄러워 걱정했는데 안전요원이 부축해줘 넘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모든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 60%밖에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시선으로 봐달라"며 "앞으로 경기장 진입로나 관중석 설치 등 할 것이 많다. 나머지 40%를 채운다면 충분히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 이번 테스트이벤트를 통해 보완할 점이 나오면 연구를 고쳐 개선해 나가겠다"고 이해를 구했다.

2년 뒤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해 만점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90점짜리 대회가 되기 위해서는 팬들의 호응이 절대적이다. 선수들만 만족해서는 '반쪽 성공'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환호성을 보내고 즐거움을 얻어야 하는 것은 팬들이기 때문에 다양한 서비스를 갖춰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 [평창=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관중들이 21일 강원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벌어진 2016 FIS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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