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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얼음공주' 최민정 쇼트트랙 여제 수성의 길, '에이스의 무게'를 견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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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얼음공주' 최민정 쇼트트랙 여제 수성의 길, '에이스의 무게'를 견뎌라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3.04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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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세계선수권서 심석희 복귀하지만 에이스 부담...전이경-진선유 이어 한국 선수 역대 세번째 도전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심석희(19·한국체대)와 함께 한국 여자 쇼트트랙을 이끌어가는 '쌍두마차' 최민정(18·서현고)이 한국 여자선수로는 역대 세번째로 세계선수권 2연패에 도전한다.

최민정은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벌어지는 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쇼트트랙스피드스케팅선수권대회에 출격한다. 이번 세계선수권 여자부에는 심석희와 이은별(25·전북도청), 최지현(22·연세대), 노도희(21), 김아랑(21·이상 한국체대) 등도 출전한다.

지난해 여자부 종합 우승을 차지했던 최민정은 2008, 2009년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왕멍(중국)에 이어 7년 만에 세계선수권 여자부 2연패를 노린다.

◆ 심석희와 여자 쇼트트랙 '쌍두마차', 에이스 품격 보여준다

지난해 혜성처럼 나타난 최민정은 단순한 '신성'이 아닌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로 단숨에 발돋움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박승희(24·강릉 스포츠토토)가 빠진 자리를 완벽하게 메우는데 성공했다.

최민정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여자 1000m와 3000m 슈퍼파이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1500m 동메달을 보태 종합점수 89점으로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 68점)와 심석희(47점)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최민정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전이경(1995~1997년, 2003~2004년)과 진선유(2005~2007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2연패를 달성하는 한국 여자선수가 된다.

물론 최민정은 올 시즌 기량이 더욱 발전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렸던 월드컵 시리즈 1차 대회부터 지난달 독일 드레스덴에서 벌어졌던 5차 대회까지 연속 금메달 기록을 세웠다. 최민정은 월드컵 여자 1000m와 1500m 1위를 차지하면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월드컵 종합 우승을 이끌었다. 최민정은 이번 월드컵 시리즈에서 금메달 11개와 은메달 4개를 획득했다.

심석희가 봉와직염 때문에 올해 열렸던 월드컵 5, 6차 대회에 출전하지 못면서 최민정이 '에이스의 짐'을 모두 안아야 했다. 심석희 없이 출전했던 월드컵 6차 대회에서 최민정은 여자 500m와 1000m 1차 레이스에서 엘리스 크리스티(영국)에 밀려 은메달을 기록, 월드컵 연속 금메달 행진도 멈췄다.

최민정과 심석희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내부 경쟁까지 돼야만 더욱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팀 막내인 최민정이 떠안은 '에이스의 책임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심석희가 세계선수권을 통해 복귀하긴 하지만 오랜 기간 실전을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력이 미지수다. 심석희와 함께 출전한다고 하더라도 최민정이 짊어져야 할 부담은 여전히 크다.

◆ 경쟁 선수와 압도적인 실력차, 쇼트트랙 여제 대관식을 서울에서

그럼에도 최민정은 '얼음공주'답게 표정의 변화가 없다. 세계선수권 준비를 위해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최민정은 지난달 22일 대한체육회 체육상 시상식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개인종합 2연패가 목표다. 특별히 경계하는 선수는 없다"며 조심스럽게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민정이 워낙 경쟁 선수들에 압도적으로 앞서 있다는 점은 세계선수권 2연패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월드컵 랭킹 점수만 하더라도 그 격차가 만만치 않다. 여자 1000m에서는 3만6000점을 얻어 2위 발레리 말타이스(캐나다 2만9019점)에 6981점이나 앞섰다.

1500m는 그야말로 최강이다. 월드컵 다섯 차례 출전에서 금메달 4개를 따내 우승 확률이 80%나 된다. 랭킹 점수도 4만8000점으로 심석희(3만6000점)에 1만2000점이나 앞선다. 1000m 이상에서는 최민정을 따라올 선수가 거의 없다. 최민정은 월드컵 종합 랭킹에서도 마리안 생젤레(캐나다)에 앞선 1위다.

언제나 한국을 위협했던 중국세가 올 시즌 크게 위축된 것 역시 최민정에게 호재다. 판커신이 500m에서 3위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개인 종목에서 톱3에 든 중국 선수가 없다. 종합 랭킹에서도 판커신이 7위에 올랐을 뿐이다. 다만 생젤레와 말타이스 등 캐나다세가 만만치 않다는 것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세계쇼트트랙선수권이 한국에서 치러지는 것은 이번까지 세 번째다. 하지만 앞선 두 차례 대회에서 한국 남녀 선수가 종합 우승을 차지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001년 전주에서 열렸던 대회에서는 양양(A)가 정상에 올랐고 2008년 강릉 대회 역시 왕멍이 우승을 차지했다.

명실상부한 쇼트트랙 여제 등극을 꿈꾸는 최민정이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2연패를 달성해 화려한 대관식을 올릴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 최민정(왼쪽)이 2008년 이후 8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쇼트트랙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할 경우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정상에 오르는 첫 한국 선수가 된다. [사진=스포츠Q(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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