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18:39 (월)
[WHY Q] V리그 이번에도 '1위 저주'? 챔피언결정전서 끝내는 웃는 '넘버2'
상태바
[WHY Q] V리그 이번에도 '1위 저주'? 챔피언결정전서 끝내는 웃는 '넘버2'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3.22 1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건설 무실세트 우승, 여자부 플레이오프 거친 팀의 챔프 확률 더 높아…남자부 현대캐피탈도 벼랑 끝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정규리그에서 정상을 차지한 팀은 시즌 내내 강팀의 면모를 보여왔다는 뜻이다. 정규리그 우승팀의 통합 우승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V리그에서는 정규리그 1위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내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확률이 절반에 육박하거나 넘어 '1위의 저주'라고 불러도 좋을 수준이다.

수원 현대건설이 21일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5~2016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정규리그 우승팀 화성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고 3전 전승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2위로 인천 흥국생명과 플레이오프에서 2전 전승을 거둔 뒤 IBK기업은행을 맞아 사상 첫 무실세트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 수원 현대건설이 화성 IBK기업은행을 꺾고 2015~2016 V리그 여자부 챔피언에 등극했다. 현대건설의 챔피언 등극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않고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른 역대 일곱번째 사례다. [사진=스포츠Q(큐) DB]

이제 관심은 남자부로 향한다. 천안 현대캐피탈은 후반기 18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쓰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끝모를 것 같았던 상승세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완전히 꺾여버렸다. 당초 예상은 현대캐피탈의 우세였지만 이미 천안 홈에서 2연패를 기록했다. 반면 정규리그 2위팀 안산 OK저축은행은 2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리는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각오다.

역대 V리그 챔피언결정전 전적만 놓고 봐도 '1위의 저주'는 그대로 드러난다. 남자부에서는 지난 시즌까지 11차례에서 정규리그 우승팀이 통합 챔피언에 오르지 못한 경우가 다섯 차례나 된다. 이 가운데 대전 삼성화재가 세 차례로 가장 많고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이 한 차례씩이다. OK저축은행이 챔피언에 오르게 되면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놓치고도 정상에 오르는 첫 사례가 된다.

여자부는 이번 시즌까지 12차례에서 통합우승을 차지한 것이 다섯 차례로 오히려 적다. 특히 이번 시즌 현대건설까지 포함해 3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IBK기업은행은 2013~2014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통합 우승을 이뤄내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챔피언에 올랐을 때 정규리그 2위팀으로 '1위팀 저주' 수혜자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장윤희 MBC 해설위원은 "배구는 흐름의 스포츠이기 때문에 정규리그 우승팀이 챔피언결정전 상대팀을 기다리는 일주일의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상승세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면 오히려 챔피언결정전에서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정규리그 우승팀은 리그를 기분좋게 마쳤다는 안도감에 다소 긴장감이 풀어질 수 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부터 치르는 팀은 정규시즌에 갖고 있었던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면서 챔피언결정전을 맞이하기 때문에 경기력 측면에서 오히려 이득을 볼 수 있다"며 "특히 정규리그 우승팀은 1차전부터 챔피언결정전에서 빨리 경기감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1차전부터 꼬이기 시작하면 부담감과 함께 정신적으로 흔들려 무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장윤희 위원은 "다른 구기종목도 단체 스포츠지만 배구는 6명이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조직력이 생명이다. 어느 한 선수가 좋았던 흐름을 타지 못하고 삐끗하면 나머지 5명의 선수도 흔들린다"며 "플레이오프에서 확실하게 이긴다는 승산이 있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정규리그 우승팀에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갖추고 있다면 오히려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 남자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천안 현대캐피탈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안산 OK저축은행에 2연패를 당해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만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V리그에서 정규리그 우승팀이 통합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1위의 저주'로 불러도 과장이 아닐 정도다. [사진=KOVO 제공]

■ 역대 V리그 정규리그 우승팀 및 챔피언 (괄호안 숫자는 정규리그 순위)

시즌 남자부 여자부
정규리그 우승 챔피언 정규리그 우승 챔피언
05 현대캐피탈 삼성화재(2) 도로공사 KT&G(2)
05~06 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 흥국생명 흥국생명
06~07 삼성화재 현대캐피탈(2) 흥국생명 흥국생명
07~08 삼성화재 삼성화재 흥국생명 GS칼텍스(3)
08~09 현대캐피탈 삼성화재(2) GS칼텍스 흥국생명(3)
09~10 삼성화재 삼성화재 현대건설 KT&G(2)
10~11 대한항공 삼성화재(3) 현대건설 현대건설
11~12 삼성화재 삼성화재 KGC인삼공사 KGC인삼공사
12~13 삼성화재 삼성화재 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
13~14 삼성화재 삼성화재 IBK기업은행 GS칼텍스(2)
14~15 삼성화재 OK저축은행(2) 한국도로공사 IBK기업은행(2)
15~16 현대캐피탈 ? IBK기업은행 현대건설(2)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