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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형이나 아우나 한국축구 '측면수비 불안', 대안 없는 것이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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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형이나 아우나 한국축구 '측면수비 불안', 대안 없는 것이 더 문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3.29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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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서 출전 기회 얻지 못하며 경기력 바닥 확인…좌우 수비 허술함에 오버래핑까지 실종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무실점 8연승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고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도 아프리카 다크호스 알제리를 상대로 1, 2차전 합계 5-0이라는 낙승을 거뒀다.

그러나 두 감독 모두 호탕하게 웃을 수가 없다. 측면 풀백이 모두 무너졌다는 공통 고민을 안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 축구의 측면 수비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해당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경쟁력을 잃고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면서 경기력에 차질이 생겼다. 슈틸리케 감독이나 신태용 감독 모두 선수들의 경기력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 한국 축구대표팀은 한동안 김진수(사진)와 박주호 등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두 선수 덕분에 왼쪽 풀백 고민은 없었다. 그러나 김진수가 소속팀 호펜하임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어려움에 빠졌다. 사진은 지난 24일 레바논전에서 크로스를 올리고 있는 김진수. [사진=스포츠Q(큐) DB]

측면 수비는 상대의 거센 측면 공격을 막아냄과 동시에 좌우 측면 공격수와 호흡을 맞추며 공격력을 더해줘야 하는 중요한 위치다. 수비와 공격을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자리여서 전력 안정을 위해서는 경기력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나 A대표팀이나 올림픽대표팀 모두 허술한 측면수비와 함께 실종된 오버래핑으로 실망만 안겼다.

◆ 슈틸리케호 왼쪽 풀백은 경기력 저하, 오른쪽 풀백도 임시방편

대표팀 왼쪽 풀백 자리는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슈틸리케 감독이 즐거운 고민을 할 정도로 경쟁력 있는 포지션이었다. 김진수(호펜하임)를 왼쪽 풀백으로 기용하며 박주호(도르트문트)를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함께 더블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울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박주호는 도르트문트 이적 후 토마스 투헬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한채 벤치를 지키는 일이 더 많아졌다. 김진수는 더 심각하다. 마르쿠스 기스돌 전 감독이 있었을 때만 하더라도 꾸준히 출전했던 김진수였지만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 체제 이후 자리를 잃었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원칙대로라면 박주호와 김진수를 뽑으면 안되는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래도 그들을 뽑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왼쪽 풀백에 윤석영(찰튼 어슬레틱)이 있긴 하지만 그 역시 소속팀에서 출전기회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원 소속팀 퀸즈 파크 레인저스에서도 자주 뛰지 못했다.

오른쪽 풀백은 차두리 은퇴 이후 확실한 대체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주전 오른쪽 풀백 장현수(광저우 푸리)는 원래 중앙 수비수 또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는 선수다. 슈틸리케 감독이 일단 장현수에 대해 만족을 표시하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재석(감바 오사카)을 테스트해보려 했지만 부상 때문에 대표팀에 소집되지 못했다. 김창수(전북 현대)도 신뢰를 받기엔 부족함이 있다.

레바논과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7차전에서 뛴 김진수-장현수 조합과 태국전에서 뛴 박주호-김창수 조합 모두 경기력이 떨어졌다. 이 가운데 슈틸리케 감독은 왼쪽 풀백을 맡고 있는 김진수와 박주호의 활약에 대해 깊은 실망감을 표시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지난 28일 귀국 인터뷰에서 "소속팀에서 어떤 이유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지 선수마다 이유가 다르기 때문에 조언을 주기 힘들다"며 "개인적으로 잘 판단해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안이 없어 당장은 기다려주겠지만 선수들 스스로 해법을 찾으라는 무언의 압박도 들어있는 '언중유골'이었다.

▲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도 이슬찬(사진), 심상민이 맡고 있는 풀백이 고민이다. 두 선수 모두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 신태용 감독의 쓴소리, 심상민-이슬찬 분발해야 산다

현재 올림픽대표팀의 주전 좌우 풀백은 심상민(FC서울)과 이슬찬(전남)이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은 두 선수에 대한 전폭 신뢰를 하지 못하고 있다. 소속팀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하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언제나 자신의 전술 색채를 풀백에 두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깊은 관심을 둔다. 그런데 심상민과 이슬찬이 제대로 활약해주지 못한다면 신태용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포백에서는 풀백으로 활약하고 스리백 시스템에서는 윙백으로 뛰어야 할 선수들이지만 경기력이 저조해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29일 알제리와 2차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 축구는 풀백이 풀어가야 하는데 심상민과 이슬찬이 제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두 선수가 스스로 많이 느껴야 한다. 소속팀에 돌아가서 노력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올림픽대표팀 역시 뚜렷한 대안이 없다. 알제리전에서 후반에 교체 투입된 구현준(부산), 박동진(광주FC)도 나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주전으로 뛰는 선수도, 주전을 위협해야 할 백업 선수도 모두 경기력과 컨디션이 떨어지니 손을 쓸 수가 없다. 공격 2선에서는 누구를 뽑아야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수두룩한데 좌우 풀백은 '구인난'을 호소해야 할 상황이다.

▲ 심상민(오른쪽)과 함께 이슬찬 모두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쓴소리를 듣고 있다. 풀백이 경기를 풀어가야 하는 신태용 감독의 전술 특성상 심상민과 이슬찬이 살아나야만 한다. 사진은 28일 알제리전에서 볼다툼을 하고 있는 심상민.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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