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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웃기기 어려운 세상 '코미디 빅리그' 썸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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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웃기기 어려운 세상 '코미디 빅리그' 썸타는 이유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8.13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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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케이블 체널 tvN의 공개 코미디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가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대한민국 코미디 프로그램의 중심에 올라섰다.

'코빅'의 요즘 인기는 '놀랍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강력하다. 케이블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유로채널 기준 2.5%, 지상파 기준으로 3~4를 곱하는 것이 관례)는 물론이고 지상파 공개 코미디 시청률까지 위협하고 있다. 출연 중인 개그맨들이 연예가 신흥 블루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인기다. 방송 초반만 해도 금방 사라질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던 것을 떠올리면 대단 할 뿐이다. '코빅'의 인기 비결과 전망을 심층 분석해 봤다.

▲ 최근 '코미디 빅리그'가 공개코미디 분야에서 강로운 강자로 올라서고 있다. [사진=tvN 제공]

'코빅'의 시작은 '혁신'과 '과감성'

지난 2011년 '코빅'은 '서바이벌 형식'과 '시즌제'라는 새로운 포맷을 도입하며 방송을 시작했다. '코빅'은 그동안 지상파 방송에서 보여주던 교과서적인 공개코미디의 형식을 버리고 개그맨들의 코너 간 대결을 부추기면서 끊임없는 내부 경쟁을 시도했다.

프로그램 자체가 '경쟁'에서부터 출발을 하다 보니 당연히 '코빅'의 웃음은 과감해지고 공격적이 됐다. 시즌제의 도입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코너들은 계속해서 사라졌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담은 코너들은 끊임없이 등장하게 됐다. 현재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은 '코빅'은 이런 프로그램의 기본 틀을 유지하며 문제점을 보완하고 더욱 견고한 체재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

'코빅'은 시작부터 혁신과 이를 통해서 나오는 과감성을 가지고 한단계 한 단계씩 발전해온 것이다.

▲ '코빅'은 서바이벌 형식을 도입한 공개코미디다. 매주 이렇게 '코빅' 코너별 순위표를 공개한다. [사진=tvN 제공]

아낌없는 '투자'로 최고의 경쟁 환경 구축에 성공

역사가 짧은 프로그램이 혁신적이고 과감한 포맷만 가지고 인기를 얻기는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과감한 투자가 절실할 수밖에 없다. 이런 요구를 tvN은 그대로 받아들였다. '코빅'은 지상파 3사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PD와 스태프 그리고 개그맨들은 과감하게 영입하며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개그맨과 제작진이 코너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최고의 아이템이 나올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 예로 '코빅'은 대한민국 최고의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이라고 평가받는 KBS '개그콘서트'에 버금가는 투자를 시도하며 인력 측면에서나 콘텐츠 확보 측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어 서바이벌제 프로그램 형식에서 우승 한 개그팀에게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상금을 지급하며 개그맨들의 경쟁을 이끌어 냈다.

이처럼 '코빅'은 최고의 환경을 구축해 이들이 개그 이외에 다른 고민을 하지 않도록 방송사 스스로 배려하는 정책을 추구했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2011년 '시즌1' 종영 후 '코빅'은 케이블 방송사에서 처음으로 시작하는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치고는 매우 성공적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시즌2'부터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지상파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스태프로 일하던 한 관계자는 "확실히 '코빅'은 초반부터 이어진 과감한 투자가 돋보였다"며 "이런 이유로 실력있는 개그맨들과 스태프들이 대거 코빅으로 자리를 이동하면서 좋은 개그 콘텐츠를 이른 시간에 대거 확보하고 프로그램의 질을 단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 '코빅' 인기 프로그램 목차 [사진=tvN 제공]

◆ '3색 베테랑 영입'으로 단기에 인재풀 완성

'코빅'은 인재의 중요성을 제대로 간파하고 있었다. 완성도 있는 공개 개그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베테랑 개그맨들과 제작진이 필요했다. '코빅'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신인을 키워서 좋은 인재를 육성한다는 정책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이미 지상파 3사에서 인정을 받아온 베테랑 개그맨들과 스태프들을 영입하는 정책을 시도하며 인재풀 완성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에 '코빅'은 현재 김인석,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 황현희, 윤형빈, 이진호, 이국주 등 지상파 3사의 간판 개그맨들을 한자리로 모았다. 현재 '코빅'을 시청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한 프로그램에서 지상파 3사의 모든 개그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부분이 존재한다. 입체적인 개그가 가능하다는 소리다. 지상파 3사의 인재를 하나로 모으는 데 주력한 tvN의 노력 덕분이다.

제작진도 다르지 않다. '코빅'은 이미 지상파 3사에서 검증 받은 이들을 영입하는데 주저함이 없었고 안정적인 프로그램 제작을 할 수 있는 기반을 확실히 다졌다.

전 지상파 공개코미디 스태프 관계자는 "철저한 자금력을 통해 소위 잘나가는 개그맨들과 스태프들을 과감하게 영입한 '코빅'은 이미 지상파 3사 개그맨들과 스태프 사이에서는 추후 꼭 이동하고 싶은 장소가 돼가고 있다"며 "시작은 마이너리그였지만 현재는 메이저리그가 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 최근 인기몰이 중인 '코빅' 코너 '10년째 연애중' [사진=tvN 제공]

◆ 수평적 문화 속에 '자율적 경쟁체제' 형성

'코빅'은 투자를 통해서 좋은 인력 충원과 콘텐츠 확보를 하는 외부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내부적인 노력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코빅'의 내부적인 노력이란 '자율성' 확보다. 그동안 지상파 3사의 공개코미디 프로그램들은 알게 모르게 서열문화를 기반으로 선배가 후배를 돌보며 개그를 만들어 내는 수직적 문화를 지향해 왔다.

그러나 '코빅'은 다르다. 자금력을 동원해 영입해온 베테랑 개그맨들이 많다 보니 수직적인 문화가 아닌 수평적인 문화가 형성돼 있다. 쉽게 말해 진정한 프로들의 자율적 경쟁체재가 구축된 셈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코빅'은 당연히 틀에 박히지 않은 과감한 웃음을 갖춘 개그를 뽑아 낼 수 있었다.

'코빅'에 출연 중인 한 개그맨은 "우리는 프로가 맞다. 솔직히 수직적인 문화보다는 자율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보니 항상 대기실 분위기는 밝고 개그에 대한 신선한 시도를 많이 할 수 있는 것 같다 이런 점이 '코빅'이 재미있는 이유"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용병 중심의 취약한 유대감 등 보완할 부분도 있다

다만 잘 나가는 '코빅'도 약점은 있다. '코빅'은 태생적으로 용병들을 통해 만든 프로그램이라는 한계점이 있다. 이는 프로그램 결속력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분명한 약점이다.

다른 지상파 3사 개그프로그램들이 자사 공채 개그맨들을 통해 프로그램을 유지하며 끈적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은 기대하기 어렵다. 프로그램의 위기가 닥쳐올 경우 자칫 모래알 조직력으로 한 번에 쓰러질 수 있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코빅'이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공채 개그맨 선발 등을 통해 장기적인 안정화를 꾀해야 하지만 케이블 채널이라는 특성상 쉽지 않다. 또한 베테랑 중심이라는 프로그램의 색깔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코빅' 스스로 이 부분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단점만 보완할 수 있다면 '코빅'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공개코미디로 확실히 올라 설 수 있을 것이다.

전 지상파 공개코미디 스태프 관계자는 "'코빅'이 (다른 지상파 3사 공개코미디와 비교해) 결속력이 약한 것은 당연한 사실"이리며 "이 부분만 잘 극복하면 '코빅'은 대한민국 최고의 공개코미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게 우리나라 공개 코미디 관계자들이 이들을 주목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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