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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보경 재도약쇼, 강희대제 신뢰 속 '이동국 부활로드'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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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보경 재도약쇼, 강희대제 신뢰 속 '이동국 부활로드' 따른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4.21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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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에서 전북 이적…성남전 이어 ACL서도 연속 결승골 터뜨리며 승승장구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전북 현대가 유럽에서 별 활약을 펼치지 못한 선수들의 '재생 공장'으로 다시 한번 이름을 날릴 것인가. 이미 이동국(37)을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로 만들었고 이젠 김보경(27)도 점점 예전의 좋았던 경기력을 찾아가고 있다.

김보경은 20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FC 도쿄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5차전 원정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0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보경은 전반 30분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상황을 만들며 위협적인 공격력을 선보이더니 결국 전반 35분 이동국, 레오나르도, 로페즈로 이어지는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에서 왼발로 마무리, FC 도쿄의 골문을 열었다. 또 김보경은 후반 15분 슛이나 다름없는 어시스트로 이재성의 추가골을 이끌었다.

▲ 전북 현대 김보경(왼쪽)이 20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FC 도쿄와 2016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최강희 감독의 강력한 신뢰, 김보경이 결승골로 답하다

김보경은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세레소 오사카에서 활약하다가 런던 올림픽이 열렸던 2012년 웨일즈 카디프 시티로 전격 이적했다. 런던 올림픽에 참가하는 동안 이적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됐다. 김보경은 카디프 시티의 주전을 꿰차며 성공적인 유럽 생활을 펼쳐보일 듯 했다.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승격 이후 경기력이 떨어졌고 출전 기회도 줄어들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결국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웨건 애슬레틱에 임대되기도 했다. 위건마저도 지난 시즌 리그 원(3부)으로 강등되면서 새로운 소속팀을 찾아야 했다. 결국 마츠모토 야마가를 통해 J리그로 복귀했다.

그러나 김보경은 올 시즌 다시 새로운 소속팀을 찾아야 했다. J리그 감바 오사카로 간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더블 스쿼드 구축을 추진하고 있던 최강희 감독의 부름을 받고 전격 전북에 입단했다. 대선배 이동국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별 활약을 펼치지 못한 뒤 경기력이 급격하게 떨어져있었지만 전북에서 부활의 나래를 편 사례가 있었기에 김보경 역시 최강희 감독의 부름에 응했다.

김보경은 입단 당시 인터뷰에서 "축구 외적으로 잘 안풀렸는데 전북에서 마음가짐을 단단히 먹고 잘해나가고 싶다. 부활이라면 부활이지만 동료들도 믿음을 주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중앙에서 전체 흐름을 조율해주는 역할에 충실히 하겠다. 유럽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를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잘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강희 감독은 김보경에게 아낌없는 신뢰를 보냈다. 지난 3월 1일 장쑤 쑤닝과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한 달 넘게 치료와 재활을 거듭했지만 최 감독은 김보경을 믿고 기다렸다. 결국 김보경은 지난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성남과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3-2 승리를 이끌었고 FC 도쿄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2경기 연속 결승골을 기록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김보경은 FC 도쿄와 경기가 끝난 뒤 "일본에서 치르는 첫 챔피언스리그 경기라 개인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다"며 "일본이 어떤 스타일인지 동료들에게 잘 얘기해주면서 개인적인 부분에서 절대로 지면 안된다고 조언했다. 잘 먹혀든 것 같다"고 말했다.

▲ 전북 현대 김보경이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 2016 K리그 클래식 6라운드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이동국-이호도 전북서 제2 전성기, 김보경까지 부활 삼총사가 전북 이끈다

전북은 이미 유럽리그에서 활약하다가 별 빛을 보지 못한 선수들을 데려와 부활시키는데 성공하고 있다. 이동국이 가장 좋은 예다.

이동국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로 이적했지만 단 1골도 성공시키지 못하고 쓸쓸히 K리그로 돌아와야만 했다. 영국 언론도 "라이언 킹이라고 해서 심바인줄 알았더니 품바(멧돼지)를 데려왔다"는 보도로 이동국을 조롱하기까지 했다. 이대로 이동국의 시대는 끝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이 이동국에게 손을 내밀었다. 최 감독의 신뢰에 부응하며 이동국은 전북의 주득점원이 됐다. 이동국이 K리그 통산 183골 가운데 64골이 전북이 아닌 다른 팀에서 11시즌 동안 기록한 것이고 나머지 119골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0시즌을 치르면서 넣었다. 이동국이 K리그의 레전드 공격수가 된 원동력은 역시 최강희 감독의 믿음이 있기에 가능했다.

또 전북은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활약했던 이호도 데려왔다. 이호는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만 해도 김남일(은퇴) 못지 않은 '진공청소기'로 각광을 받았다. 이호는 유럽리그 생활을 마치고 여러 팀을 전전했지만 전북에 자리한 뒤에는 중원에서 탄탄한 홀딩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북이 한동안 팬들의 마음에서 멀어졌던 선수들을 데려와 전성기 경기력을 찾아줄 수 있는 '재생공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최강희 감독의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력이 크게 떨어진 선수들을 다그치지 않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김보경 역시 마찬가지다. 김보경이 부활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최강희 감독의 확실한 신뢰가 있었다. 김보경은 성남전 결승골로 현대오일뱅크 2016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등 경기력을 차츰 끌어올리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FC도쿄전이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드필드 플레이가 살아나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데 김보경 등이 정상적으로 가동이 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며 "앞으로 김보경과 이호가 정상적으로 나올 수 있다면 훨씬 경기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국이 전북의 공격 주축이 됐듯 김보경과 이호도 이젠 전북의 중원 주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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