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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많은 베테랑 대거 투입, 수원-서울이 느끼는 슈퍼매치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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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많은 베테랑 대거 투입, 수원-서울이 느끼는 슈퍼매치 부담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4.30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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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오장은 등 베스트 11 가운데 6명이 노장…서울도 골키퍼로 유상훈 투입

[수원=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뜨가운 라이벌 매치답게 수원 삼성과 FC 서울이 느끼는 '슈퍼매치'의 부담감은 상상 이상이다. 슈퍼매치가 끝난 뒤 결과에 따라 팀의 분위기가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서정원 수원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도 슈퍼매치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 겉으로는 "38경기 가운데 1경기"라고 의미를 축소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1경기 이상 의미가 있다는 것을 내포한다.

서정원 감독과 최용수 감독은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현대오일뱅크 2016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맞대결에서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을 베스트 11에 대거 포함시켰다. 선수 기용 이유에 대한 두 감독의 대답은 똑같았다. "미묘한 경기 분위기 흐름이 슈퍼매치의 결과를 가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수원=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오른쪽)과 최용수 FC 서울 감독이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2016 K리그 클래식 슈퍼매치를 앞두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 백지훈 대신 오장은, 염기훈-이상호-조원희-이정수 등 베테랑 총출동

수원은 베스트 11 가운데 6명이 베테랑이다. 공격 2선에 있는 염기훈, 이상호를 비롯해 중앙 미드필더에는 오장은이 섰고 조원희, 이정수, 양상민 등이 포백에 포함됐다. 선수층이 얇은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리와 골키퍼 포지션을 제외하고 권창훈, 산토스 등 팀내 에이스급 선수들을 빼면 내보낼 수 있는 노장 선수들은 모두 출전시킨 셈이다.

오장은의 기용이 눈에 띈다. 백지훈이 한동안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됐지만 서정원 감독은 오장은으로 결정했다. 서정원 감독은 "최근 경기 뛰는 것을 보니 오장은이 많이 좋아졌다. 슈퍼매치 경험도 있으니 잘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서정원 감독은 포백 수비라인에 대해서도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로 하여금 아드리아노와 데얀이 이끄는 서울의 막강 화력을 봉쇄하도록 지시했다.

서정원 감독은 "곽희주가 컨디션이 100%였다면 내보냈을 것"이라며 "양상민이나 이정수, 조원희 모두 경기력과 경험이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에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서정원 감독의 말 속에는 곽희주도 괜찮았다면 이정수와 수비를 하도록 지시했을 것이라는 의도가 숨어있다.

▲ [수원=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이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2016 K리그 클래식 슈퍼매치 FC 서울과 홈경기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베테랑의 장점은 역시 풍부한 경험이다. 치열한 경기이기 때문에 자칫 체력이 후반 들어 급격하게 떨어질 위험성도 있지만 경험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게다가 아드리아노와 데얀을 막기에 급급하다가 자칫 서울에 끌려가는 양상이 된다면 경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베테랑 선수들은 수원의 색채를 끝까지 유지하는 역할도 맡는다.

서정원 감독은 "데얀과 아드리아노를 막으면서 경기하다가 자칫 경기 주도권을 내주게 되면 우리 것도 하지 못하고 망가지게 된다"며 "기존의 틀을 가져가면서 경기를 해야만 승산이 있다. 서울의 공격에 대비한다며 포메이션과 기존 갖고 있던 전술을 바꾸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밝혔다.

◆ 5경기 출전한 유현 대신 유상훈, 슈퍼매치 경험 중요하게 생각한 서울

올 시즌 서울의 수문장은 유현과 유상훈 '더블 체제'다. 그런데 K리그 클래식에서는 유현이 5경기로 유상훈보다 더 많이 출전했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은 수원과 맞대결이라는 중요한 일전에 유상훈을 기용했다.

이에 대해 최용수 감독은 "골문을 안정적으로 지키려면 유현보다 슈퍼매치 경험이 풍부한 유상훈을 기용하는 것이 맞다"며 "중원에 있는 주세종 같은 선수들은 슈퍼매치를 치러본 적이 없다. 이런 선수들의 경기력을 유지시켜주고 미묘한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오려면 데얀, 아드리아노, 김동우, 오스마르 등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잘 이끌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최 감독은 "슈퍼매치는 분위기나 자칫 감정 싸움에 휘말려 어떻게 경기가 진행될지 알 수 없다"며 "감정을 컨트롤하면서 경기를 침착하게 유지해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용수 감독 역시 베테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 [수원=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최용수 FC 서울 감독이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2016 K리그 클래식 슈퍼매치 수원 삼성과 원정경기를 앞두고 필승의 눈빛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그러나 최용수 감독은 수원이 베스트 11에 6명의 베테랑 선수들을 기용한 것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최 감독은 "노장 선수들을 6명이나 기용한 것은 역시 수원이 얼마나 슈퍼매치에 대한 부담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하지만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면 오히려 수원에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베테랑들의 경험은 인정하지만 체력이 얼마나 버텨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를 찍은 것이다. 바꿔 말하면 베테랑의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뜻도 된다.

최근 6연승으로 잘나가고 있는 서울이지만 최용수 감독 역시 수원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최 감독은 "요즘 수원이 제모습을 찾고 있다. 마무리 능력이 부족해 승리를 따내고 있진 못하지만 지난 시즌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다"며 "슈퍼매치는 결과에 따라 팀 분위기가 확 바뀐다. 슈퍼매치를 이겨야만 현재 연승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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