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21:02 (월)
[SQ분석] 슈퍼매치까지도 5경기째 앞서다 동점골, 수원의 '잔인한 봄'
상태바
[SQ분석] 슈퍼매치까지도 5경기째 앞서다 동점골, 수원의 '잔인한 봄'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4.30 2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원 서포터즈 "다 바꿀 각오로 임해달라"…서정원 감독 "점점 나아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긍정적"

[수원=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수원 삼성은 나아지고 있는 것일까, 퇴보하고 있는 것일까. 수원이 벌써 5경기째 앞서가다가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승점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5경기를 모두 이겼다면 현재 수원의 리그 성적은 1승 6무 1패(승점 9)가 아닌 6승 1무 1패(승점 19)가 됐을 것이다.

아니, 5경기 가운데 3승만 거뒀어도 승점 15로 2, 3위를 다퉜을 것이다. 그러나 수원은 4월 순위를 5위로 마감했다.

수원은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현대오일뱅크 2016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슈퍼매치'에서 전반 6분 산토스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하고 후반 13분 아드리아노에게 만회골을 허용하며 1-1로 비겼다.

▲ [수원=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이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2016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슈퍼매치' 직전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수원은 미드필드를 두껍게 가져가며 데얀과 아드리아노의 화력을 앞세운 서울과 맞섰지만 후반 중반부터 체력이 떨어지면서 힘겨운 경기를 펼친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다.

◆ "지난 시즌만 해도 극장골을 넣었던 팀이" 서포터들의 장탄식

수원은 성남FC와 원정 개막전에서 패한 것을 제외하면 그 어느 팀에도 지지 않았다. 그러나 유일한 리그 승리인 상주 상무와 경기를 빼놓고는 제대로 이겨본 팀도 없다는 뜻이다. '축구 수도'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팬들은 불만이 한가득이다.

수원 서포터 '프렌테 트리콜로'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한 성명서에서 "지난 시즌까지 극장골을 넣던 팀이 올 시즌에는 극장골을 먹고 있다"며 "이적시장에서 보충했어야 할 포지션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비전문가인 팬들조차 시즌 전 예상했던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프렌테 트리콜로는 "이런 성적을 거두려고 서정원 감독, 염기훈과 재계약한 것은 아닐 것이다. 팀명과 연고지만 빼고 다 바꿀 각오로 임해달라"고 요구하며 선수단 운영 정책 전면 재검토와 스카우팅 시스템 개선, 선수 영입 관련 실무진의 교체를 요청했다. 프렌테 트리콜로는 4월 일정을 모두 소화한 뒤 수원 프런트와 대면해서 답변을 듣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수원을 열렬히 응원한 한 서포터는 "이번 문제는 서정원 감독이나 선수들의 능력이 모자라서 생긴 일이 아니다. 현재 운영진이 문제"라며 "외국인 선수만 보더라도 산토스 외에 제대로 뛴 선수가 누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 [수원=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수원 삼성 구자룡(오른쪽)과 이정수(왼쪽에서 두번째)가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2016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슈퍼매치'에서 아드리아노(오른쪽에서 두번째)를 밀착 수비하고 있다.

수원의 4월의 마지막 경기 결과도 1-1 무승부였다. 서울과 슈퍼매치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조그만 실수가 빌미가 돼 다시 동점골을 내주고 5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팬들의 우려는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정원 감독은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서정원 감독은 경기 뒤 "선제골을 넣고도 또 동점골을 내줘 아쉽다. 실수가 있었지만 선수들 최선은 다했다"며 "아직까지 승리가 없지만 패배가 없다는 점도 생각해줬으면 한다. 수원은 반등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 5월부터 잘 가다듬어서 반전의 기회를 잡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를 하다보면 이런저런 일이 많이 생긴다. 물론 이번에 동점골을 내주는 과정도 골키퍼와 수비수의 호흡적인 면에서 미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도 선두팀의 7연승을 저지했고 공식 경기에서 10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 유망주가 책임지는 리빌딩? 경험 풍부한 베테랑 조화가 필요하다

현재 수원의 팀 구성을 보면 과거 화려했던 '스타 군단'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유스팀인 수원 매탄고 출신 유망주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지금은 수원이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 리빌딩을 하는 시점이라는데는 모두가 동의한다.

그러나 수원이 조금만 신경썼더라면 유망주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올 시즌 수원의 팀 구성은 서포터들의 한숨을 나오게 하기에 충분하다. 수원은 사실상 지난 시즌 멤버들을 그대로 끌고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테랑 수비수 이정수가 돌아오긴 했지만 선수 등록이 늦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 없다. 일부 선수들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활용할 수 없다보니 선수층이 너무나 얇아졌다. 서정원 감독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부분이다.

▲ [수원=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수원 삼성 산토스(오른쪽)가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2016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슈퍼매치'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포터들도 서정원 감독에 대해서는 '안됐다'는 반응들이다. 또 다른 서포터는 "서정원 감독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나름 전술을 만들어가고 경기력도 끌어올리는 능력있는 지도자다. 경기력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도 있다"며 "문제는 이를 뒷받침을 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유망주들을 대거 기용하는 리빌딩이 옳은 방법인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현재 수원의 부족한 포지션을 제대로 채워주지 못한 것도 문제다. 현재 수원의 최전방 공격진에는 조동건과 김건희 2명뿐이다. 이들로는 K리그 클래식과 AFC 챔피언스리그, 대한축구협회(FA)컵 등 빡빡한 일정을 이끌어갈 수 없다. 수원의 성장통이 오래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수원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퇴보하고 있을까. 적장인 최용수 서울 감독은 수원이 그래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최 감독은 "수원은 분명 좋아지고 있다. 경기력은 지난 시즌 그대로"라며 "홀딩 역할을 오장은과 백지훈이 번갈아가면서 해주고 염기훈과 권창훈도 건재하다.  이정수와 곽태휘도 있으니 수비에서도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지금 수원의 문제는 한방을 결정지어줘야 할 최전방 스트라이커"라고 밝혔다. 현재 수원의 문제점은 역시 득점력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 [수원=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수원 삼성 서포터 '프렌테 트리콜로'가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2016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슈퍼매치'에서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