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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열 파이럿츠와 '사랑에 빠져'!① "저희 길을 가니 라이벌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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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열 파이럿츠와 '사랑에 빠져'!① "저희 길을 가니 라이벌이 없어요"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09.11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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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3인조 밴드 ‘로열 파이럿츠(Royal Pirates)’의 데뷔 계기는 특이하다. 미국에서 친구들끼리 유튜브에 올린 노래 영상이 눈에 띄어 현 회사와 계약하게 됐다. 한국에선 2013년 데뷔했지만 벌써 경력이 화려하다. ‘슈퍼소닉2013’을 앞두고 슈퍼루키로 선정됐고 첫 번째 미니앨범인 '드로잉 더 라인(Drawing The Line)'은 빌보드 월드앨범 차트 8위에 올랐다. 올 초엔 문이 SBS ‘도시의 법칙 in 뉴욕’에, 제임스는 ‘정글의 법칙 in 인도양’ 편에 출연하기도 했다.

[스포츠Q 오소영 기자] 로열 파이럿츠는 지난달 27일 두 번째 미니앨범을 내고 타이틀곡 ‘사랑에 빠져’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멤버들이 전곡을 작사, 작곡했다. 문과 수윤의 경우 초등학교 때 미국으로 간 경우라 한국어 작사엔 아무 무리가 없고 제임스의 경우 한국어가 서툴지만 열심히 배우는 중이다.

팀명 ‘로열 파이럿츠’는 이들이 좋아하는 단어를 합친 것이다. 뜻은 짓고 나서 담았다. ‘로열’의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면과 ‘파일럿’의 거침없고 자유로움을 모두 보여주고 싶은 것이 이들의 바람이다. 문(26·보컬·기타), 수윤(25·드럼), 제임스(26·베이스) 세 멤버와 얘기를 나눴다.

▲ 3인조 밴드 '로열 파이럿츠'. 수윤, 문, 제임스.[사진=애플오브디아이 제공]

◆ ‘사랑에 빠져’는 대중적으로 만든 유쾌한 곡

두 번째 미니앨범 ‘러브 톡식(LOVE TOXIC)’의 테마는 ‘사랑’이다. 누구나 가지고 살아가는 사랑을 주제로 트랙을 구성했다. ‘하루 다 지나가겠다’엔 풋풋한 사랑을, 타이틀곡 ‘사랑에 빠져’엔 이성을 유혹하는 저돌적인 모습을, ‘서울 촌놈’엔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을 담았다. 이번 앨범에서 신경 쓴 부분은 대중성이다.

“아직은 ‘밴드’라고 하면 비주류라는 편견을 가지고 보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거친 샤우팅만 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자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로 곡을 만들었어요. 저희를 좀더 알려보자는 뜻도 있죠.(수윤)”

특히 타이틀곡 ‘사랑에 빠져’는 일방적으로 노래만 들려주기보단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싶은 뜻에서 작업한 곡이다. 관객이 쉽게 따라부를 수 있게 만들었다. 보컬 문이 '도시의 법칙'에서 보여준 '플레이 보이'의 느낌과 어울리게 수윤이 가사를 썼다. '너도 몰래 사랑에 빠져 내 눈빛 속에서 허우적대'같은 위트있는 가사다.

▲ 보컬 문.[사진=애플오브디아이 제공]

◆ 보다 자유롭고 가공되지 않은 ‘날것’ 음악 지향

이들의 음악은 케이팝과는 다른 느낌이다. ‘탈 한국적’이라고 해야 할까. 보다 자유롭고 팝적이고 펑키하다.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만큼 곡의 감성이나 언어적인 면에서 미국 청중들에게 통하는 것 같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한국 활동을 하면서는 한국 청중의 감성에 맞게 조율해 가는 시간이 필요했다. 써 보지 않았던 한국어 가사도 쓰기 시작했다. 같은 곡을 영어와 한국어 두 가지 버전으로 내놓기도 했다.

지금은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밝고 경쾌한 곡을 택했으나 앞으로는 그룹 결성 초기처럼 거침없고 가공되지 않은 ‘날것’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음악은 뭔가 생각하고 계산할수록 별로인 것 같아요. 인지도를 높인 후엔 좀더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유튜브 영상을 보고 저희의 팬이 돼 주셨던 분들은 저희의 음악보다도 열정적이고 거침없는 모습을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 모습을 다시 찾아가는 중이죠.(문)”

“저희를 미국 출신의 대형 기획사를 통해 만들어진 팀으로 아시는 분들도 있어요. 아이돌이라고 보시는 분도 있고요. 저희는 아이돌도 아니고 인디밴드도 아닌 위치예요. 저희의 길을 만들어나가는 재밌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가끔 라이벌이 누구냐고 묻는 분들도 계신데, 라이벌이 없어요. 음악을 하고 싶어서 자체적으로 결성했지만 이렇게 오버에서 활동하는 팀이 없어서 독특한 것 같아요.(수윤)”

▲ 베이스를 맡은 제임스.[사진=애플오브디아이 제공]

◆ ‘도시의 법칙’, ‘정글의 법칙’에서 얻은 건 ‘자신감’과 ‘사람’

문과 제임스는 두 달 가량 방송하는 장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문은 지난 6월부터 방송한 SBS ‘도시의 법칙 in 뉴욕’에, 제임스는 7월 시작한 ‘정글의 법칙 in 인도양’에 출연했다. 문은 미국에서 왔지만 뉴욕은 처음 가 본 거였고 낯선 곳에서 생활해야 하는 것은 제임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이 프로그램 출연으로 넓은 시야는 물론이고 ‘자신감’과 ‘좋은 사람들’을 얻었다.

“같이 출연했던 박휘순 선배님과 니엘과 거의 매주 연락해요. 이건 처음 얘기하는 건데, 특히 (김)병만 형에게 배운 게 있어요. '다양한 얼굴 표정'이에요. 형은 다양한 표정을 가지고 있어요. 어떻게 그렇게 표정으로 감정을 전달하냐고 물으니 연습하면 된다고 하더라고요.(제임스)”

김병만의 조언은 제임스에게 큰 힘이 됐다. 이후 제임스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보기 시작했다. 큰 키를 살려 모델 활동도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스스로의 모습을 볼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그때까진 자기 자신에게 왜 신경써야 하나 생각했는데 그 이후로 제 인생이 바뀌었어요. 얼굴 표정이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효과적인 도구란 걸 배웠죠. 음악이나 모델 활동, 모든 사회생활에 도움이 돼요. 아직 한국어가 서툴러서 언어로 안 되면 표정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요.(제임스)”

한편 문이 출연했던 ‘도시의 법칙’은 ‘정글의 법칙’처럼 대도시에서의 생존을 테마로 했다. 그는 뉴욕에서의 3주간의 시간이 휴식같았다고 말했다.

“당시 많이 지쳐있었어요. 오랜 트레이닝에 같은 생활 패턴이 반복되다보니 새로운 것을 생산하는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에겐 독이 되는 때였죠. 때마침 프로그램 촬영으로 아예 몰랐던 사람들과 아름다운 뉴욕에서의 시간이 마음에 휴식이 됐어요. 다녀오고 나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죠.(문)”

제임스는 수윤이 ‘정글의 법칙’에 출연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윤이는 똑똑해서 항상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요. 원래는 4시간 동안 잘라야 할 나무를, 병만 형이 불을 피워서 일찍 베어내는 식 같은 거죠. 그런데 그 똑똑함을 정글에서 쓸 수 있는 상황이 있고 없는 상황이 있거든요. 수윤이가 ‘정법’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제임스)”

“다시 제안이 온다면 프로그램에 출연하겠느냐”란 질문에 이들은 “물론”이라고 입을 모았다.

▲ 드럼을 맡은 수윤.[사진=애플오브디아이 제공]

◆ “함께 호흡하는 공연” 올해 목표 중 하나는 '스케치북' 출연

더욱 관객에 다가가는 생생한 공연을 하고 싶지만 방송에선 실제 연주가 아닌 핸드싱크를 해야 하는 식의 환경적 한계가 있다. 방송에서 실제 연주를 한 건 딱 한 번, 한 지역방송 프로그램에서였다.

“올해 목표 중 하나가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나가는 거예요.(수윤)”

“그러면 우리의 진짜 매력과 실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사에는 ‘실력파 밴드’라고 나가지만 방송만 봐선 실력이 와 닿지 않을 거거든요. 방송으로만 보면 우린 ‘실력파 밴드’가 아닌 그냥 밴드죠(웃음). 실력을 보여줄 수 없으니까요. 현장에서 좀더 에너지가 느껴져요. 물론 방송은 방송만의 매력이 또 있지만.(제임스)”

“방송에선 얼굴이 실제보다 뽀샤시하게 나와요(웃음). 방송에선 클로즈업 샷이 많으니까 곡을 표현하기 위해 제스처나 눈빛에 좀더 신경쓰고 있어요.(문)”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은 공연으로 채운다. 같은 곡을 거친 하드록으로 편곡하는 식이다. 셋이서 즉흥적으로 함께 잼(jam) 연주를 하기도 한다. 사람들과 좀더 가깝게 공연하고 싶어 8월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한강 등지에서 버스킹을 진행했다.

“사람이 그렇게 많이 올지 몰랐어요. 마로니에 공원이나 홍대 같은 경우는 400~500명 정도가 왔어요. 사람이 너무 몰려서 안전사고가 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요.(문)”

“전자악기가 아니라 어쿠스틱 공연이라 좀더 로(raw)한 느낌이 있어서 좋았어요.(제임스)”

“팬분들과 얼굴을 마주보고 ‘밥 먹었어?’ 묻기도 하는 친밀한 자리였어요. 정말 좋았죠.(수윤)”

앞으로는 좀더 다양한 경로와 방법으로 로열 파이럿츠의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

“저희가 가장 멋있을 땐 ‘공연할 때’예요. 거칠고 신나는 곡, 감성적인 곡 모두 자신있어요. 저희의 거친 면을 듣고 신났으면 좋겠고 감성적인 곡에는 위로받고 공감했으면 좋겠어요(문).”

[취재후기]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꾸미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세 멤버가 함께한 모습은 또 달랐다. 더 정신없고(?) 더 쾌활했다. “방송과 많이 다르다”는 말에 멤버들은 “실망했냐”고 웃으며 물었다. 물론 실망이 아니라 생각했던 것보다 더 유쾌하고 솔직한 모습이 재밌었다.

로열 파이럿츠의 롤모델은 비틀즈다. “비틀즈의 음악은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사람들이 들을 거예요. 저희도 그때까지 들을 정도로 오래오래 남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지금처럼 음악의 스펙트럼이 넓고 자신있는 태도라면 오래 들을 수 있는 음악 역시 할 수 있지 않을까.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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