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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전력유출' 닮아도 '위기대처'가 달랐던 넥센-삼성 전반기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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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전력유출' 닮아도 '위기대처'가 달랐던 넥센-삼성 전반기 희비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7.15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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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전반기 결산] 두산-NC 양강체제 구축, 한화 기지개 후반기 '태풍의 눈'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명승부를 연출한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기둥이 흔들리는 비슷한 위기를 맞았다.

삼성은 26홈런 116타점의 박석민을 NC 다이노스로, 48홈런 137타점의 야마이코 나바로를 일본으로 떠나보냈다. 33세이브, 평균자책점 2.83의 세이브왕 임창용도 도박 스캔들에 연루돼 팀을 떠나 KIA 타이거즈에 둥지를 틀었다.

넥센은 더 했다. 50홈런 4번타자 박병호, 최다안타왕 유한준, 1선발 앤디 밴 헤켄, 불펜 필승조 조상우, 한현희, 손승락(롯데)까지 모조리 나갔다. 이들 여섯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은 29.2다. 30승을 버린 채 시즌을 시작한 셈이다.

▲ 넥센은 시즌 전 꼴찌 후보로 꼽혔으나 승패 마진 +12로 3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사진=스포츠Q DB]

그런데 양팀의 희비는 극명히 엇갈렸다. 삼성은 34승 48패 1무, 승률 0.415, 9위로 떨어졌다. 넥센은 48승 36패 1무, 승률 0.571, 3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시즌 전 전문가들과 야구팬들의 예상을 뒤집는 대반전이다. 

◆ 희비 쌍곡선, 세대교체 실패 삼성-철저한 준비 넥센 

삼성은 정규리그 5연패, 한국시리즈 4연패를 한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마운드가 심각하다. 팀 평균자책점이 5.78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특히 구원 쪽이 심각하다. 도박 혐의에 연루된 안지만이 이름값을 못했고 심창민은 너무 많이 던졌다.

윤성환, 장원삼이 주축을 이루는 선발진도 낮아졌다. 제일기획으로 주인이 바뀌면서 투자에도 인색해져 외국인 3인이 제대로 뛴 기간이 극도로 짧았다. 앨런 웹스터와 콜린 벨레스터는 이미 퇴출됐고 내야수 아롬 발디리스도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오랜 기간 자리를 비웠다.

백상원, 김재현, 김정혁, 최재원 등 새 얼굴이 등장했지만 왕조 멤버들의 공백을 메우는 건 불가능했다. 유일한 위안거리인 지난해 신인왕 구자욱마저 허리 통증으로 팀이 치른 83경기 중 57%인 47경기에 나서는 데 그쳤다.

▲ 도박 혐의를 깨끗이 떨쳐내지 못한 안지만은 예전같은 위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반면 넥센은 위기를 예측하고 신재영, 박주현, 최원태, 박정음, 임병욱 등을 다듬어 주전급으로 도약시켰다. 윤석민, 고종욱, 김하성, 박동원, 김세현, 김상수 등 주축이 된 구성원들은 막중한 책임감을 즐기며 새 야구인생을 열어젖혔다.

염경엽 감독은 “순위는 생각하지 않는다. 5할만 보고 갈 뿐이다. 우리는 연승을 할 여력이 안 되는 팀”이라고 스스로를 낮추지만 전반기 승패 마진이 +12인 팀의 가을야구 탈락을 전망하는 이는 없다 해도 무방하다. 삼성의 부러움을 산 넥센의 전반기 진군이었다.

◆ 두산-NC 양강 체제 구축, 기지개 켜는 한화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가 2강을 형성했다. 투타 밸런스, 검증된 외국인의 활약, 코칭스태프의 역량, 프런트와 호흡 등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덕이다. 특히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이 무려 40승을 합작해 독주 체제를 공고히 했다.

반면 강력한 우승후보로 주목받았던 한화 이글스는 내내 하위권에 머물렀다. 선발이 줄줄이 무너진 가운데 김성근 감독은 21세기 야구라고는 볼 수 없는 괴이한 마운드 운용을 해 논란을 불렀다. 6월부터 기지개를 켜더니 '유종의 7위'로 전반기를 마감해 후반기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고 있다.

▲ '김성근호' 한화는 4월 극도의 부진을 만회해 7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후반기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사진=스포츠Q DB]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넥센과 SK가 3,4위에 포진했다. SK는 대포군단을 구성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정의윤, 최승준, 최정, 헥터 고메즈를 축으로 KBO 역사상 최장 기간인 21경기 연속 팀 홈런을 때렸다.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두고 넥센과 싸울 것으로 보인다.

‘엘롯기’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는 5위를 두고 한화, 삼성과 치열히 다퉜다. 상승세를 타는가 싶으면 주저앉아 치고 나가지 못하는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엘롯기의 후반기 행보는 순위표는 물론 KBO리그 흥행 성적표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장성우 악재로 고생한 kt 위즈는 오정복의 음주운전, 김상현의 음란 행위 입건 등 경기장 밖에서 터진 일로 곤욕을 치렀다. 결국 2년 연속 전반기를 최하위로 마감했다. 베테랑이 분전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생각만큼 성장하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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