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23:32 (월)
근육만성통 딛고 '힐링 총성' 정지혜의 은빛 미소
상태바
근육만성통 딛고 '힐링 총성' 정지혜의 은빛 미소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20 13: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들뜬 마음 경계하며 전국체전, 대표 선발전 준비하겠다"

[인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좋아서 말문이 막힌다.”

위상이 달라졌다. 정지혜(25·부산시청)가 단기간에 생긴 급격한 변화를 생소해하면서도 함박 웃음을 지어보였다.

지난 12일 스페인 그라나다 세계사격선수권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금메달을 차지한데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정지혜는 20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본선 2위로 결선에 올라 201.3점을 기록, 202.2점을 쏜 장멍위안(중국)의 뒤를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정지혜가 20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여자 사격 10m 공기권총에서 모든 격발을 마친 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그는 2012년 대상포진과 합병증으로 근육 만성 통증이 찾아와 사격을 그만둬야만 했다. 1년 2개월 쉬는 동안 자꾸만 미련이 남았고 절친한 선배 김병희(32)의 권유로 다시 총을 잡았다.

정지혜는 “좌절감이 몰려오고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 사격을 이대로 그만둬야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강했다”며 “힘든 시간이었다. 생각하면 눈물나려고 한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운동하느라 못했던 영화를 보고 아르바이트를 했다. 힐링이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그는 “사격을 그만두면서 성격이 신경질적으로 변했는데 가족들이 옆에서 이해해줬다”며 “좋다는 병원에 다 데려가주셨고 울적해하지 않도록 많이 신경써줬다”고 연이은 영광을 가족들에게 돌렸다.

정지혜는 지난달 26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때만 해도 세간의 관심에서 비껴나 있던 선수였다. 그는 “그 땐 사실 좀 서러웠다”고 호탕하게 웃으며 연신 “언론의 관심이 신기하고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의 좋은 성적의 비결은 ‘청각적 자극’이었다. 정지혜는 “노래를 틀고서 총을 쏜다든가, 뒤에서 박수 소리를 들으며 실전처럼 사격했다”며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훈련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제 기량을 꽃피웠지만 그는 벌써부터 다음을 준비했다.

정지혜는 “국내에서 가장 큰 대회인 전국체전은 물론이고 대표 선발전도 남았다. 국내 선수들이 만만치 않다”며 “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던 것처럼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portsfactory@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