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16:25 (월)
[SQ이슈] '올림픽 악연' 김온아 잃은 여자핸드볼, 유로2016 호날두 포르투갈처럼
상태바
[SQ이슈] '올림픽 악연' 김온아 잃은 여자핸드볼, 유로2016 호날두 포르투갈처럼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8.10 10: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2 런던 조별리그 1차전 부상, 이번엔 조별리그 2차전 어깨관절 손상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선수 인생은 앞으로 2,3년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임영철 감독님이 들으시면 혼내실텐데...”

김온아(28·SK 슈가글라이더즈)는 1년 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까지 참으면서 핸드볼을 계속해야 하는 건가 싶다”며 “그만두고 싶을 때가 많았다. 지금도 여기저기 아프다. 복귀해서도 통증을 안고 가니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지독한 불운이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올림픽이 또 허무하게 끝냈다. 2012년 런던에서는 조별리그 첫 경기 스페인전서 오른발이 미끄러져 낙마했다. 이번에는 9일(한국시간) 스웨덴과 조별리그 2차전 전반에 상대 선수와 부딪혀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전반 남은 시간을 아이싱으로 보낸 김온아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코트로 돌아왔다. 그런데 초반 시원한 중거리슛을 꽂아 넣고선 표정을 찡그렸다. 쇄골과 흉골이 만나는 관절이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남은 경기는 뛸 수 없다. 송해림(31·서울시청)이 김온아를 대신한다.

김온아는 왼쪽 무릎, 오른쪽 무릎 수술을 각각 2번씩 받았다. 왼쪽 무릎 연골 측면의 추벽이 부었고 오른쪽 안쪽 무릎 대퇴 인대는 파열됐다. 박아둔 나사가 튀어나와 염증을 일으킨 적도 있다. 이젠 어깨마저 문제를 일으켰다. 그야말로 종합병원이다.

2008년 베이징.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멤버의 막내로 대표팀에 승선, 동메달을 획득하는데 큰몫을 해낸 이후부터 올림픽은 김온아에게 아픈 기억뿐이다. 런던의 불운을 만회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쳤는데 4년의 와신상담이 단 60분 만에 끝나버렸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지난달 막을 내린 유럽축구선수권 유로 2016 결승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포르투갈은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전반 25분 만에 잃었지만 개최국 프랑스를 물리치고 사상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었다. 동료들은 “호날두와 모든 포르투갈인들이 힘을 모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해 큰 울림을 줬다.

간판 센터백 김온아의 부상이 선수단에 미칠 타격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객관적 전력차를 엎는 기적이 일어나는 게 스포츠의 매력이다.

2연패로 고전 중인 여자 핸드볼대표팀은 남은 조별리그 3경기 중 최소 2경기를 잡아야 8강 토너먼트에 합류할 수 있다. 세계랭킹 10위인 한국은 11일 네덜란드(14위), 13일 프랑스(9위), 15일 아르헨티나(29위)와 일전을 앞두고 있다.

▲ 김온아는 2012년 런던에 이어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도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다. [사진=스포츠Q DB]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