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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역사 '공한증', 한중전 그때마다 한국축구엔 스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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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역사 '공한증', 한중전 그때마다 한국축구엔 스타가 있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8.30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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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한중전서 차범근 결승골로 1-0 승리…이탈리아 월드컵 최종예선서는 김주성 결승골로 본선행 발판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한국과 중국 축구가 이제 31번째 대결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중국을 상대로 한 A매치를 30차례나 치러 17번을 웃었다. 그러나 나머지 13번의 경기에서는 아쉬움과 치욕이 함께 하기도 했다. 공한증이라고 해서 한국 축구가 늘 웃었던 것은 아니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새달 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공한증은 계속 된다'고 벼르고 있고 중국은 언제나 그랬듯이 '공한증은 더이상 없다'고 각오를 다진다. 하나 확실한 것은 중국 축구가 예전과 달리 공한증이라는 심리적인 부담을 많이 줄었다는 점이다.

▲ 김주성(왼쪽)이 1989년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이탈리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황선홍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러나 한국은 이번에도 승리를 자신한다. 역대 30번의 중국전 가운데 17승에서는 늘 스타가 한방을 해결해줬다. 이번에도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등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스타들이 여럿 있다. 이들이 해결사로 나서준다면 31번째 한중전도 한국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 중국을 울린 차범근-김주성의 결승골…중국의 거친 축구를 혼낸 '을용타'도

중국 축구가 세계 무대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이었다. 한국 축구도 방콕 아시안게임 2차 리그에서 중국을 처음으로 만났다. 이 경기에서 영웅은 차범근이었다. 당시 서독 분데스리가 진출을 앞두고 있던 차범근은 후반 2분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공한증의 시작을 알렸다.

'갈기머리' 김주성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1989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이탈리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김주성의 헤딩 결승골로 1-0으로 이겨 월드컵 본선 2회 연속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중국과 맞붙은 것은 이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2008년 중국 충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는 곽태휘가 주인공이 됐다. 당시 한국은 전반 43분 박주영의 선제골로 앞서나가고도 후반 2분과 16분에 연속골을 내주며 역전을 당했다. 하지만 후반 30분 박주영의 프리킥으로 균형을 맞춘 한국은 추가시간 곽태휘의 대포알 발리슛으로 3-2 역전승을 거뒀다.

골을 넣은 것은 아니지만 중국의 뒤통수를 시원하게 때린 이을용도 있었다. 2003년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중국 선수가 뒤에서 거칠게 민 것에 대해 격분한 이을용이 상대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중국 선수를 가격한 뒤 두 눈을 부릅뜨고 내려다보는 이을용의 표정은 이후 '을용타'로 유명세를 탔다.

▲ 곽태휘(앞)가 2008년 중국 충칭에서 열린 중국과 동아시안컵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3골 넣고 3골 내준 아쉬운 무승부…남아공 월드컵 앞두고 치욕적인 참패 기록도

한국 축구가 늘 중국전에서 웃었던 것은 아니다. 졸전을 치른 사례도 있다. 1983년 태국에서 열린 LA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은 김종건의 2골과 김종부의 추가골로 3-0까지 앞서가고도 수비 불안으로 3골을 내리 잃으며 황당한 무승부를 기록했다. 또 2005년 대전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개막전에서는 중국이 3명이나 퇴장당한 가운데에서도 1-1로 가까스로 비겨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결국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벌어진 동아시안컵에서 당시 허정무 감독이 이끌던 한국 축구대표팀이 중국에 3-0으로 완패하는 기록을 남겼다. 30번의 한중전 가운데 유일한 패배였다. 이 때문에 한국은 오카다 다케시 감독이 이끌던 일본 축구대표팀과 '단두대 매치'를 벌여야만 했다.

패배나 졸전은 아니지만 아픈 기억도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출정식 겸 한중 정기전에서 황선홍이 전반 14분 중국 골문으로 쇄도하다가 골키퍼와 충돌한 뒤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돌고 쓰러졌다.

황선홍은 아픈 무릎을 부여잡고 프랑스로 출국했지만 끝내 월드컵 경기에 나설 수 없었고 차범근 감독도 2연패를 당한 뒤 현지에서 경질됐다. '대표팀 전력의 50%'로 평가받았던 황선홍의 당시 부상으로 중국 축구가 거칠다는 이미지로 굳어졌다.

이밖에 역대 중국전에서는 한국 선수가 3차례 퇴장당했는데 이 가운데 홍명보가 2번을 기록했다. 홍명보는 A매치 136경기 가운데 두 차례 퇴장을 기록했는데 모두 중국전에서 나왔다. 1992년 다이너스티컵에서는 쓸데없는 보복성 파울로 레드카드를 받았고 2000년 아시안컵에서는 주심의 페널티킥 선언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했다.

▲ 황선홍(가운데)이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한중 정기전에서 중국 골키퍼와 충돌하고 있다. 황선홍은 당시 무릎 부상으로 프랑스 월드컵에 단 1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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